12월 11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오늘이 더 중요합니다.

『녹색평론』이란 잡지에 실린 글을 소개합니다. 국가공무원법과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법정에서 행한 최후 진술에 나온 증언 중 일부입니다.

“얼마 전 10일짜리 자원봉사 활동을 다녀왔다. 학생들의 농촌체험 활동인데, 교사로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런데 자원봉사를 하는 동안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한 학생이 개미들을 밟아죽이고 있는 것이었다. 다가가서 그러지 말라고 하면서 왜 약한 개미들을 죽이느냐고 물었다. 죽여도 된다고 대답했다. 너는 너보다 힘센 사람이 너를 괴롭혀도 좋으냐고 물었다. 그래도 좋단다. 여기까지도 많이 놀랐는데 더 놀라운 대답이 이어졌다. 힘쎈 니가 개미를 죽이듯이 너보다 힘센 사람이 너를 괴롭히면 너는 죽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으냐고 물으니 아이는 대답한다. ‘나는 죽어도 좋아요.’라고.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이는 대답한다. ‘학원을 안 가도 되잖아요.’ 나는 너무 놀랐다. 그 아이는 8살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학원을 다섯 개나 다닌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현실이 이렇다. 이런 교육을 바꾸자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이것이 죄인가?”

전교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선생님이 경험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슬픈 오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을 공부시키기 위한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열성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한 때는 영어 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혀를 절개하는 수술이 유행한 적도 있었습니다. 소위 일류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유치원부터 체계적으로 과정을 거치게 한다는 것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좋은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위장전입을 하는 것이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점일 정도로 열정을 보였습니다. 과연 그런 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물론 부모는 모두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부모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가 가지는 공통된 마음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아이를 위한다는 부모의 그 마음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잘 되기 위해서 학교 수업이 마치면 몇 개의 학원에 보냅니다. 주말에도 쉴 틈이 없이 공부하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정말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합니다. 그러나 그 마음은 공감하지만, 그 방법은 잘못될 수 있습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아이가 ‘학원에 가지 않게 차라리 죽는 것이 거 낫다.’고 말할 정도라면 그게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요? 내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 힘든 것을 참아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아이가 자신을 위한 부모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이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 어떤 영화가 주어진다 한들, 그게 과연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신앙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란을 겪어야 할 것이라.”(행 14:22) 환란을 겪지 않고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바른 믿음으로 살 때 우리는 환란 가운데서 소망이 견고해지고, 고난 중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을 말입니다.

여러분,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의 행복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오늘 기쁨의 삶을 살지 않으면 내일 주어질 영광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손을 꼭 붙들고,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품 안에서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복된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