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신앙인의 자부심

튀르키예의 아르메니아 고원에 위치한 반 호수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고양이를 반 고양이(Van Cat)라고 부릅니다. 이 반 고양이에게는 네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양쪽 눈의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odd-eye)라는 것이고, 둘째는 물을 좋아하고 수영을 즐긴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전체적으로 하얀털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고양이는 꼬리에 색깔이 있다는 것이고, 넷째는 목 부분과 다른 부분에 색깔을 띄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특징인 오드아이는 반 고양이만이 아니라 페르시안(Persian cat)과 카오 마니(Khao Manee) 등 흰색 고양이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머지 3개의 특징에는 노아의 방주와 연관된 전설이 담겨 있습니다. 반 고양이가 물을 좋아하고 수영을 잘한다는 것은 노아의 방주가 아라랏산에 도착한 후, 반 고양이가 수영을 해서 반 호수(Van Lake)까지 왔다는 것입니다. 노아의 홍수 이후 반 고양이는 수영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입니다. 세 번째 특징인 꼬리에 색깔이 있는 이유는 노아의 방주가 아라랏산에 도착하자마자 이 고양이가 급하게 뛰어내리려다 문짝에 찍혀서 생겼다는 것입니다. 목과 일부에 다른 색을 띠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 고양이를 축복하시며 사랑스럽게 쓰다듬자 색깔이 변하여 생긴 흔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전승 때문에 고양이를 신성시하는 이슬람에서조차 이 반 고양이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멸종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이것은 물론 반 고양이에 대한 전설입니다. 단순히 전설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전설이나 설화에는 담겨진 의미가 있습니다. 반 고양이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화에 담겨진 그 의미 때문에 한때 멸종의 대상처럼 취급받았다는 것은 그것에 담겨진 의미가 사람들에게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아르메니아 고원에 사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은 노아홍수 때 배가 머물렀던 아라랏산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슬람 사람들은 그런 자부심을 안겨주는 전설이 담긴 반 고양이를 없애려 했던 것이구요.

아르메니아 고원에 사는 사람들은 반 고양이를 보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자부심을 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세상의 사람들은 자신의 조건을 자부심의 근거로 삼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가졌다는 것, 남들보다 더 많이 배웠다는 것, 남들보다 더 미모가 뛰어나다는 것, 남들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졌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삼고 삽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에게 최고의 자부심은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시라는 것입니다.

신앙인들 가운데서도 잘못된 자부심을 갖고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다니는 교회가 큰 교회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목사님이나 장로님이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건 결코 바른 신앙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크든 작든,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이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보다 더 귀한 일은 없습니다.

여러분, 신앙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산다면 우리가 세상에서 가진 것이 적다 하더라도 주눅들지 않습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창조주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세상이 우리를 주눅들게 압박하더라도, 우리는 신앙인임에 자부심을 갖고 사십시다. 우리의 아버지께서 오늘도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산다면, 우리가 세상에서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