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마음과 정신을 모아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앙페르(Ampere, 1775-1836)는 ‘오른나사의 법칙’(Right Hand Screw Rule)을 발견하여 세계적인 과학자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는 12살에 이미 모든 수학에 정통했전 천재였다고 합니다. 불과 16세에 물리학 화학 교수가 되었고, 번뜩이는 영감을 바탕으로 실험의 결과를 이끌어낸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에게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오른나사의 법칙을 발견하고 유명해지자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그는 연구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하면 찾아오는 사람들을 기분 나쁘지 않게 되돌려 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금일 부재중’이라는 푯말을 만들어 현관에 걸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그가 어려운 문제가 생겨 고민하던 중,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산책에 나섰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난제를 풀어갈 방법을 고민하다가 어느덧 자기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집 현관에 ‘금일 부재중’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오늘 집에 없단 말인가? 그런 다음에 다시 와야겠군.’ 그러고는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집이 자신의 집이고, 자신이 그 푯말을 붙여놓았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천재들의 이런 해프닝은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곤 합니다. 천재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위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무언가에 정신을 집중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도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집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써놓은 ‘부재중’이라는 푯말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처럼 생각할 정도로 연구에 집중했던 앙페르의 이야기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하나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집중력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옛말에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고 했습니다. 정신을 한 곳에 모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 ‘유지경성’(有志竟成)이란 말도 있습니다. 뜻이 있다면 마침내 이룬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한 곳에 모으는 것입니다. 정신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의 삶에 해프닝이 일어날지라도 마음과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큰 뜻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마음과 정신을 모아 노력해보지도 않고 ‘나에게는 안 되는 일이야!’라고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마음과 정신을 모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막 12:30) 우리의 모든 것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우리의 모든 것을 집중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십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는 말씀처럼 말입니다.

무언가에 정신을 빼앗겨 일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을 ‘중독’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중독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뜻입니다. 잘못된 것에 빠져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자기 집인 줄로 모른 앙페르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그를 중독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현상은 중독과 같은데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세상 사람들이 볼 때에는 중독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근본적이고 정상적인 인간됨의 요소이기에 신앙에 집중하는 것은 결코 중독일 수 없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온 마음을 하나님께 집중하며 하루를 시작해 보십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아시고 가장 귀한 길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