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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5-19 13:27

타인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 - 김판규 목사

글쓴이 : 김연호

며칠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 두 손에는 바닥에 내려놓으면 다시 들어올리기가 까다로운 물건을 들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관 입구 계단에서부터 누군가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무거운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크고 무거운 짐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작은 아이가 급하게 엘리베이터로 뛰어가더니 버튼을 미리 눌러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엄마와 함께 탑승한 그 아이는 엄마가 눈짓을 하자 저에게 ꡒ몇 층이에요?ꡓ라고 물어본 후 ꡒ응~ 13층이야ꡓ라는 제 말을 듣자 승강기 안의 아동용 계단을 올라서서 발 뒷꿈치를 들어 손을 쭉 펴더니 13층 버튼도 눌러 줬습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ꡒ고마워~! 정말 고마워~!ꡓ라고 여러 번 반복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 어린 아이의 작은 배려가 감사한 마음으로 흐믓해 하며 귀가할 수 있게 한 것이죠. 비록 어린 아이지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아이는 엄마의 눈짓 때문이었기도 했지만, 그 전에도 어렵고 힘들어 하는 사람을 도울 때 느끼는 보람 때문에 기꺼이 이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봤습니다. 바라기는 이 아이의 타인을 배려하는 착한 성품이 변하지 않고 더욱 커져 갔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와는 반대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병원 심방을 가서 승강기를 타고 내릴 때 가끔 겪는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타고 내릴 때는 모든 사람이 탑승하기 전에 승강기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ꡒ열림ꡓ 버튼을 눌러 줘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번은 모 병원에서 여러 명이 승강기를 탈 때였습니다. 승강이 안에는 먼저 탄 사람들이 있었으며 저는 일행과 함께 승강기에 올라탔습니다. 사람이 제법 많아 가운데 쯤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대기하고 있던 사람이 다 탑승하지도 않았는데 승강기는 닫히고 있었고, 이때 몸이 불편하신 환자분이 링거를 맞으며 승강기를 타려다 닫히는 승강기에 그만 몸이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제가 버튼 바로 옆에 흰 가운을 입고 서있는 병원 직원을 향해서 ꡒ저기 열림 버튼 좀...ꡓ 이렇게 말하려고 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속으로 그 직원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ꡐ한, 두번 겪는 일도 아닐 텐데,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될 것을...ꡑ 타인을 위해서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서 ꡒ열림ꡓ 버튼을 눌러줬더라면 하는 작은 배려가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공익 광고에 보면 이러한 내용이 나옵니다. 신문대신 던져주는 시간 6초, 어르신과 함께 횡단보도 건너는 시간 23초, 후배에게 커피 타주는 시간 27초, 버스 벨 대신 눌러주는 시간 4초... ꡒ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시간, 하루 1분이면 충분합니다.ꡓ 이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누구나 타인을 배려할 수 있으며 이 작은 일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렇게 쉽게 보이는 일도 참으로 어려운 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잠깐동안 주의를 살필 틈도 없이 혹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ꡒ내가 하는 말로 인하여 상대방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심려를 끼치지는 않을까?ꡓ하며 조심스럽게 대화에 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사람은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뜻과 주장만을 피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의 많고, 적음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매월 셋째주 목요일에 교회 주변에 있는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섬김사역을 합니다. 저는 이 섬김 사역을 통하여 상대방을 배려하는 기술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ꡒ눈높이 교육, 눈높이 사랑ꡓ이라는 말처럼 ꡒ눈높이 섬김과 돌봄ꡓ에 대해서 생각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섬김 사역을 하면서도 가능하면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섬겨주려 하고 있습니다. 저는 섬김 사역에는 초보입니다. 그런데 이 일을 많이 해보신 성도님들은 마치 이 사역에 은사를 받으신 것처럼 상대방을 배려하며 잘 섬겨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ꡒ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ꡓ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기에 어떠한 사람일지라도 자기 몸 같이 소중히 여겨 주어야 하며, 또한 자신이 좋은 대접 받기를 바라는 것처럼, 상대방 역시 부당한 처신을 당하지 않도록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존중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가정에서, 학교와 직장, 그리고 교회에서는 물론이고 비록 한번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까지 라도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바라기는 우리 전주남성교회의 공동체가 이렇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꽃들이 더욱 활짝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봄이 되면 겨우내 잠자고 있던 꽃들이 피어나 향기를 내듯이 이 포근하고 따사로운 봄날에 우리 전주남성교회 모든 성도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꽃을 활짝 피워 이 꽃향기로 우리 교회가 가득 차며, 뿐만 아니라 이 향기가 교회 밖으로 흘러나가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들이 되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