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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5-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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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연호
 조회 :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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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주에 살고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고을이라는 한글명이 마음에 듭니다. 남고산성과 중바위 기린봉 건지산 황방산 화산공원과 다가산 그리고 완산칠봉으로 둘러 싸여 있어 전주는 포근합니다. 전주천과 삼천천의 흐름은 평화롭습니다. 예술의 향이 있어 전통과 인간의 생활 느낌이 살아납니다. 그러나 더욱 좋은 것은 선교사들의 희생과 열정으로 복음의 씨앗이 바르게 뿌려진 곳이라 전주가 더욱 좋습니다. 복음의 중심지가 되었던 곳이기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타 지역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학교 역사를 편집하는데 들러리를 선 경험이 저에게는 전주를 바라보는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복음을 위해 전주에 와서 뼈를 묻었던 선교사들의 묘지를 바라보고, 묘비명을 읽어보고, 그들이 보낸 편지를 보면서 전주를 사랑하는 모습 앞에 부끄러움이 앞서게 되었습니다. 육신적인 질병으로 고생하며 무지했던 백성들에게 질병의 치료와 더불어 영혼까지 맑게 하려고 선교사들은 목숨을 걸고 태평양을 건너와 전주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초석을 놓았습니다. 암흑에 싸여있는 조선말기의 전주부를 변화시키기 위해 병원과 학교를 지어 계몽활동의 원동력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교회를 세워 기독교문화를 창조해 나갑니다. 100여년 전의 전주부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지는 모습을 내 마음에 품고 있으면 얼마나 좋은지요. 그 당시 귀한 사진자료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더욱 벅차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예수병원 진료 중에 영양부족으로 심하게 쇠약한 어린아이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 아이가 태어 난지 세이레(21일)가 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개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또한 한 어린아이가 머리에 상처가 나서 약을 바르기 위해 머리털을 좀 잘랐더니 그 어머니가 그 머리털을 조심스럽게 전부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만약 머리털을 버리면 그 아이가 죽어서 뱀이 된다는 미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인들은 도처에서 귀신의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자기의 귀한 삶을 운명과 우연에 맞춰 사는 불쌍한 백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복음이 들어가자 공포가 사라졌습니다. 운명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예수병원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소문난 병원으로 전주 역사의 산 증거였습니다. 많은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세상에서 편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전주가 그런 축복의 선진지가 되었다는 게 참으로 기쁩니다. 전주에 살고 있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전주에서 활동한 여러 훌륭한 선교사들이 많았지만 기전학교 2대 교장이었던 랭킨 (1907-1911재임)의 비문을 보면 믿음의 따뜻함이 밀려옵니다. ꡒ저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오히려 말하느니라ꡓ의 내용은 전주가 이러한 선교사들의 죽음을 통해서 축복의 땅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랭킨 교장은 향년 32세의 꽃다운 나이에 이국(異國)땅 전주에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1907년 그녀의 나이 28세 묘령의 몸으로 입국한지 꼭 4년만이었습니다.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전주 기전학교는 걸음마의 학교에서 크게 성장하여 오늘날 서원너머에 산뜻한 양관 교사를 건축하였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전주는 정말 좋은 곳입니다. 파란 눈의 이방인들로 복음을 접하고, 예수를 믿고 가정과 사회가 아름다워진 대표적인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억 만리 타향에서 목숨을 내놓고 뼈를 묻었던 선교사들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된다는 사명감이 절로 일어납니다.
랭킨 교장이 1907년에 어머니께 보낸 편지의 내용도 선교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관심과 기도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ꡒ어머니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인들이 보여준 환영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우리 소년들을 가르칠 선생님들을 보내달라고 오랫동안 기도해왔는데 당신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ꡓ라는 말에는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남고산성 자락의 학봉리에 세워진 우리교회가 전주의 역사와 함께 우리 지역을 돌보고 섬김의 기쁨으로 사랑의 공동체가 되길 원하며, 복음을 먼저 받은 전주에서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내가 살고 있는 전주는 오늘도 우리에게 기쁨이 되고 즐겁게 살아가야할 선교지로 우리를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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