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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5-19 13:29

믿음으로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 - 김정용 장로

글쓴이 : 김연호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ꡒ4세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前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助言을 들었을 텐데.....ꡓ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 웃음의 두 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언젠가 일간지에 실렸던 글의 일부이다.

정신없이 뛰어가다가 어느 날 뒤돌아보니 나는 믿기 어려운 오십 중반이 되었고 아버지는 구순이 되셨다. 항상 미안하고 죄송한 생각이 든다. 그 동안 고맙다는 말 한번 건네지 못한 나를 원망해 보며 아직 태어나서 한번도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있다. ꡒ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ꡓ 행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내가 아버지에 대한 인상이라는 글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23일 아버지의 90회 생신을 맞이하여 퇴근길에 조그마한 케익을 하나 사 들고 들어가 큰 촛불 9개를 꽂아놓고 기도하며 ꡒ아버지 건강하셔야 합니다.ꡓ하고 말씀드리니 아버지께서는 뭐 하러 이런 거 사왔어 이런 거 안 해도 되는데 쓸데없이.... 내심 좋으신 표정이면서도 행여나 자식들에게 폐가 될까봐 하신 말씀이었으리라! 평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잘 해드리지 못하여 항상 죄인처럼 살고 있는 터라 드릴말씀이 없어 ꡒ아버지 다른 것은 못해드려도 말동무는 해드려야 하는데 이것도 못해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ꡓ라고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얼버무렸다. 함께 사시는 부모님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하는 내가, 과연 하나님을 얼마나 기쁘게 해드렸는지 몹시도 의심스러워 고개를 들고 다니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교회에서는 주어진 직분을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내가 신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정말 연약하고 부끄럽기 그지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입술로는 걱정과 근심 모두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주님만 의지하며 살면 다 해결된다 말하면서 실제로는 걱정과 근심을 끌어 안고 염려와 고민으로 몸부림치는 나 자신을 보며 스스로 원망할 때가 많다. 교회는 열심히 다닌다고 다녔는데 신앙의 깊이는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음을 뒤돌아보며 이것이 바로 위선자의 삶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하나님께서 회초리를 통하여 체험하게 하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일만큼은 범하지 못하게 하신 것이다.
20년 전 어느 날 모임에서 식사를 마치고 2차를 가는 문제로 나는 못 간다, 동료들은 같이 가자! 하고 실랑이를 하였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너 때문에 모일 때마다 분위기가 깨진다는 핀잔을 주었다. 항상 나 때문에 분위기가 깨진다는 말이 마음에 걸려 이번에는 한번 가기로 마음먹었다. 2차를 향해 가는 도중에 아이들이 궁금해서 집에 전화를 했더니 아뿔사! 멀쩡했던 아들이 고열이 나며 몹시 아파서 운다고 하였다. 더 이상 다툴 필요도 없이 곧장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이로부터 2년이 지난 7월 쉬는 날(주일)에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 때문에 동료들끼리 야외한번 나갈 수 없다고 불평과 핀잔이 계속되었다. 그래서 조금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독한 맘을 먹고 야외로 나가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하나님께서는 나를 그냥 두지 않았다. 아니 이전보다 더 큰 회초리로 때렸던 것이다. 동료가 큰 대접에 펄펄 끓는 탕을 가지고 가다가 손이 뜨거워서 그만 내 어깨에 쏟아버린 것이 아닌가! 무더운 여름날에 씻지도 못하고 한달 넘게 울면서 병원을 다녔다. 하지만 왠일인지 치료가 되지 않아 대단히 많은 고생을 하였다. 한 달 넘게 고생을 하자 하나님께서는 보시기에 안쓰러우셨는지 소문에 떠도는 민간요법으로 이틀 만에 거짓말처럼 낫게 해 주셨다. 나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주일에 있는 행사는 토요일에 해결하거나 대부분 참석을 하지 못한다. 그 덕분에 지금은 어떠한 모임이나 일이라 하더라도 주일날을 피해서 날짜를 잡는다. 이젠 정말 부담이 없어 좋다.
글을 쓸 자격도 없는 내가 여기에 아버지에 대한 인상이라는 글을 소개하고 나의 짧은 체험담을 말한 이유는 새벽마다 4시에 일어나 성경말씀을 보시고 찬송하시는 구순의 아버지를 보며,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전적으로 믿고 맡기지 못한 믿음으로 인하여 어려운 일과 괴로운 일이 적지 않게 찾아왔지만 27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나보다 10년 뒤에 구원열차를 탔지만 하나님 자녀다운 삶을 살지 못한 나에게 불만이 있었겠지만...)가 그 때마다 신앙으로 권면하고 위로하며 이끌어준 덕택에 오늘의 내가 있게 된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제 한 층 더 성숙된 믿음으로 모든 것에 희망을 갖고 주님을 바라보며 살게 되기를 가슴깊이 다짐해본다. 몇 일전 일주일 이상 바다에 표류하다 구조된 한 여인의 인터뷰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타고 가던 배가 침몰하여 망망대해(茫茫大海)에서 조그마한 구명보트에 몸을 의지하고 지내면서도 한번도 자신이 죽는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두려움보다는 오염되지 않는 맑은 공기가 좋았고 밤에는 무수히 많아 도시에서는 감히 볼 수 없는 유난히 반짝이는 별들이 좋았으며, ꡒ나는 반드시 구조될 것이다.ꡓ라는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틴 끝에 기적적으로 구조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의 어느 곳에서는 굶주려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물자를 지원하는 대신에 씨앗을 주었더니 씨앗을 심고 기르는 동안에는 그 사람들이 죽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믿음과 희망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짐작케 한다.
우리 모두는 세상에 믿음과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구원과 영생의 복을 누리면서도 주님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며 어떤 희망을 갖고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삶을 살고 있는지 조용히 묵상(黙想)에 잠겨본다. 이 여인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믿음과 구조에 대한 확신, 희망의 씨앗을 심고 기르는 동안에는 죽지 않았던 사람들처럼 우리 모두가 하늘의 소망을 가지고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서로는 물론이요 나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리라.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본분이 아닌가 생각하며, 그렇게 산다면 세상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정말로 포근한 가정, 가고 싶은 교회, 신명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