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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5-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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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연호
 조회 : 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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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들어보기만 했지…내가 겪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골고다 언덕에서 양팔을 벌리시고 두 발을 모으신 채 돌아가신 주님처럼. 나는 선 채로 두 대의 차량에 끼어 죽을 뻔했다. 볼 일을 마치고 아파트 입구에서 택시에서 내려 잔금을 받고 돌아서는 순간 슈퍼마켓 앞에 주차해 있던 탑차가 급 후진하며 눈앞으로 돌진해 왔다. 아마도 내가 도착하기 전 이미 시동을 걸고 후진하려던 참인가 생각된다. 멈추라고 소리쳤지만 더욱 세게 후진하는 탑차와 택시에 순식간에 끼어 버렸고 육중한 철문이 사정없이 짓눌러 왔다. 내 몸의 등뒤로 택시가 우그러지고 압사 상태가 되었다.
거대한 철벽이 몸을 덮치는 순간 ꡐ아! 이제는 끝났구나, 아! 이렇게 가는구나ꡑ 온 몸의 기운이 아래로 다 빠지고 순간 편안해지며 정신을 놓았다. 소리칠 때 택시 안의 기사가 보고 경적을 울려대 그나마 탑차가 먼저 멈추고 나서 택시가 전진하고 내 몸이 빠진 것 같았다. 만일 급한 마음에 택시가 먼저 빠지고 탑차가 뒤로 밀렸으면 내 몸은 그 밑에 들어갔을 것이다.
응급실로 옮겨졌다. 머리부터 가슴, 배, 허리, 손, 다리, 발까지 사진을 찍었다. 뼈는 이상이 없었다. 가슴이 저리고 온 몸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택시 위로 젖혀진 머리와 얼굴도 다행이었다. 기적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전율하며 말을 잇지 못했고 내 생명은 다시 살아났다. 사고 소식을 듣고 전주로 오던 이권형 집사는 슬치재를 넘어 오다가 전방 100여 미터 지점쯤 길가 숲으로부터 검은 물체가 도로 가운데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정차해 내려다보니 암꿩인 까투리가 날개를 파닥이다 다가서니 고개를 떨구며 죽더라는 것이다. 인간이 하찮케 여기는 꿩이나 만물의 영장이라 여기는 사람이나 하나님 보시기에는 다 같은 생명이리라. 꿩이 내 대신 죽었다는 것인지, 남편에게 네 아내도 이렇게 죽을 수 있음이라 보여주심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병실로 옮긴 후 알고 싶었다. 그렇게도 조심하고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신중하게 처신한다고 했건만 무엇이 잘못 되어서였을까? 무심히 바라 본 창가에는 바람 따라 흔들리는 마른 가지가 내 마음같이 움츠러들고 있었다.
ꡒ주님! 어찌하여 세상의 부끄러움이 되게 하셨나이까. 이해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나의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는 애매한 고난 같기도 합니다. 세상에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고 人生의 죄와 허물이 많은 줄은 아오나 주님! 대로(大路)에서 그 많은 사람 앞에서 그리하신 까닭은 무엇인지요. 잘못 살아온 것 회개하지 못한 것 다 기억나게 하시고 십자가 아래 내어 놓게 하소서. 나의 주 여호와 하나님이시여. 얼굴을 들 수가 없나이다. 나의 나 된 것을 누구에게 말하리까. 가슴이 두근거리고 벌렁거려 숨조차 쉴 수 없는 가슴. 밤새 가위에 눌려 지르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셨나이까.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요.ꡓ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적막감. 판단 능력이 소멸된 무력감. 머릿속은 윙윙 회오리바람처럼 소용돌이치고 끝없는 상념과 씨름하던 심령은 주님께로만 향하고 있었다. 알게 하소서. 깨닫게 하소서. 말씀해 주소서. 처지가 민망스럽고 부끄러워서 한없이 깊어 가는 자괴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눈물이 흘렀다. 슬픔의 눈물～ 마음이 아팠다. 아픔의 눈물～그 끝에 말씀을 들었다. ꡒ간증거리다. 부끄러워 마라.ꡓ
주일 새벽 미명에 막내가 왔다. 군수장교인 아들은 토요일부터 주일까지 휴무인지라 왠지 집에 오고 싶어 월요일까지 휴가를 신청했는데 받으면 2박3일이고 아니면 곧바로 돌아갈 요량으로 밤새 왔다고 했다. 엄마의 사고를 모르고 온 아들은 오는 동안 기도하고 왔으니 꼭 교회가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집사는 큰 누님의 독자 결혼식으로 새벽 6시반 창원을 향해 갔는데… 할 수 없이 아픈 몸을 일으켜 작은 아들과 교회에 갔다. 예배중에 눈물이 흘렀다. 얼마나 행복한가! 주님 전에 올 수 있으니…기도하고 말씀 듣고 찬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 눈물이 흘렀다. ꡐ감사의 눈물. 주님! 감사해요. 주님! 사랑해요.ꡑ 1부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과 인사할 때 다친 손을 내밀었다. ꡒ이 손으로 악수해 주세요ꡓ 마음속으로는 ꡒ안수ꡓ해 주실 줄 알고 병실로 돌아왔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작은 뼈마디에서 온 몸의 뼈들을 온전케 하신 고마우신 하나님은 참으로 좋으신 생명의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이시다. 이전의 삶.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설레게 하시고 내 집에서 자족의 얼굴을 대하고 먹고 마시는 평범한 삶이지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하셨다. 내가 죽었으면 몸은 흙으로 영(靈)은 낙원으로 가 있다가 예수님 재림시 합하여 아름다운 천사가 부럽지 않는 하나님의 딸로 부활될 것을 믿으며 이제 남은 인생 죄없이 살게 하시고 하늘의 소망에 부끄럽지 않은 복된 삶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만세 전부터 예정하시고 택하셔서 사랑과 은총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증거하지 않고 잠잠하면 돌들이라도 소리칠 것 같아 이 글을 쓰면서 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났다.
…을 달라. …을 달라 하지 마라.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할 일 없으신 분이 아니시다. 어려운 고통 속에 내 던지시고 우리의 모든 노력이 아무 소용없게 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주권이시며 무엇으로든 아픔이든 좌절이든 희망이든 우리에게 입히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뿌림으로 얻은 새 소망이 내게 살아 있으니 여러 가지 시험으로 근심함은 찰나같이 지나고 큰 기쁨이 오면 영원하리라. 주님! 홀로 영광받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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