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 본문 - 시편 62:1-6 >

   1981년 3월 30일 오후 3시 26분, 미국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이 워싱턴의 힐튼 호텔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 산별회의(AFL-CIO)에서 연설을 마치고 대통령 전용차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때 자신을 향해 환호하던 군중들에게 회답하기 위해 레이건 대통령이 왼손을 드는 순간, 불과 3미터 정도 거리에서 존 힌클리(John Hinckley Jr)라는 25세의 청년이 레이건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쏘았습니다. 가슴에 총알이 박힌 레이건 대통령은 곧바로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때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이 병원에 들어오자 간호사들이 지혈을 하기 위해서 레이건 대통령의 몸을 만졌습니다. 그러자 레이건 대통령이 아픈 와중에서 간호사들에게 이렇게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낸시에게 허락을 받았나요?” 아내의 허락을 받고 자신의 몸을 만지는 거냐고 농담을 건넨 것입니다. 그리고는 얼마 후 낸시 여사가 나타나자 이렇게 말했답니다. “여보, 미안하오. 총알이 날아왔을 때 영화에서처럼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었구려.”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 대통령이 영화에서처럼 하지 못했다고 유머를 던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수술할 의료진에게는 “당신들 모두 공화당이었으면 좋겠구려.”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자 수술 집도의인 조셉 조르다노 박사가 민주당 당원이라는 것을 안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는데, 조셉 조르다노 박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각하, 오늘만은 저희 모두가 공화당원입니다.” 그리고 레이건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총에 맞고도 죽지 않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오.”

   위기와 고통의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레이건 대통령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유명 정치인들은 늘 그런 유머를 간직하고 살았습니다. 조지 부시(George W. Bush, 1946-) 대통령이 자신의 모교인 예일대 졸업식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고 합니다. “우등상, 최고상을 비롯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 졸업생 여러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C학점을 받은 학생 여러분께는 이렇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대학을 다니며 C학점을 받았다는 것을 에둘러 유머로 말한 것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정치인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은 90세까지 장수했습니다. 말년에 한 젊은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하게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처칠이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내년에도 못 만날 이유가 뭐가 있는가? 자네는 아주 건강해 보이는데 내년까지는 충분히 살 것 같네. 걱정 말게나.” 자신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기자에게 자신의 건강은 걱정 없다고 그렇게 농담을 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큰 인물들은 그런 위기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위축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경제적인 활동이 위축되면서 여기저기서 한숨 쉬는 소리들이 너무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로, 사람들의 외부활동을 자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활동반경이 줄어들어 더더욱 우리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매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몇 명이나 늘었는지가 우리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었고, 코로나 사망자 숫자가 연일 보도되면서 우리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전 국민이 병실에 입원해 있는 것 같은 답답한 상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신앙인들은 그런 힘든 시기에 하나님께 예배하고 찬송하면서 위로를 받고 답답한 인생의 탈출구를 찾는데, 예배마저 예배당에서 드리지 못하는 오늘의 상황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결코 상황에 위축되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4:8-10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말씀처럼, 우리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상황을 이기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그렇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욱여싼다 하더라도 우리는 싸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현재의 상황이 우리를 아무리 답답하게 조여온다 하더라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그 무엇이 우리를 위협하고 박해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우리 편이 되어 주시며 우리의 보호자가 되어 주십니다. 그 어떤 세력이 우리를 거꾸러뜨리려 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왜요? 우리 안에는 예수의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주님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결코 상황에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황을 초월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세상을 넉넉히 이기며 삽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의 저자인 시인 다윗도 그랬습니다. 이 시를 지을 때 다윗은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가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본문 3-4절에 의하면 다윗을 죽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그들이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일제히 공격해오던 시기였습니다. 다윗이 이런 큰 위기를 당한 시기는 크게 두 차례 있었습니다. 하나는 사울 왕에게 쫓기던 때입니다. 다윗을 자신의 왕위를 노리는 정적이라고 생각한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혈안되어 있었습니다. 때로는 3천 명의 군대를 이끌고 다윗이 숨어 있다는 엔게디 광야를 급습하기도 했고, 다윗이 십 광야에 있을 때에는 그곳으로 그 많은 군대를 이끌고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다윗을 도왔다는 명목으로 제사장 85명을 비롯하여 놉 땅의 모든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큰 위기의 상황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오직 하나 하나님의 의지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다윗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위기는 아들 압살롬의 반역 때입니다. 압살롬의 반역으로 대부분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다윗에게서 떠나 압살롬을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다윗 왕은 왕궁을 벗어나 요단강 건너편으로 피신을 해야 했습니다. 압살롬이 전사함으로 다윗이 다시 왕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지만, 아들의 반역으로 왕궁을 떠나야 했다는 것이 다윗에게는 너무나도 큰 아픔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 자신을 따르던 백성들, 그리고 자신에게 충성하던 신하들이 자신을 배신하고 압살롬의 편에 서서 자신을 죽이려 할 때에 그 마음은 정말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오늘 본문은 다윗이 사울 왕의 압제를 피해 도망 다닐 때보다도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힘들 때 지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본문 4절에서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하니’라는 말이 그것을 암시해 줍니다. ‘높은 자리’라는 말은 다윗의 왕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악인들이 다윗을 왕의 자리에서 밀어내어 떨어뜨리려고 도모하고 있음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말씀은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도망하던 때에 지은 시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을 때 다윗이 도망하던 모습을 성경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다는 소식들 들은 다윗이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일어나 도망하자. 그렇지 아니하면 우리 중 한 사람도 압살롬에게서 피하지 못하리라. 빨리 가자. 두렵건대 그가 우리를 급히 따라와 우리를 해하고 칼날로 성읍을 칠까 하노라.”(사무엘하 15:15) 압살롬의 반역을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다윗은 알았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빨리 도망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왕궁을 나와 피신하는 다윗 왕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다윗이 감람 산 길로 올라갈 때에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 그와 함께 가는 모든 백성들도 각각 자기의 머리를 가리고 울며 올라가니라.”(사무엘하 15:30) 피신하는 다윗의 모습을 세 가지 행동을 통해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머리를 가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상황,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에게 반역을 당해 도망쳐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처량하고 수치스러웠겠습니까? 두 번째는 맨발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고대사회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노예들만이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신발을 벗는다는 것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수치스러운 죄를 회개하고 겸손하게 낮추는 행동입니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들었던 첫 번째 음성도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애굽기 3:5)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다윗이 왕궁을 빠져나와 피신할 때에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얼마나 못난 존재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킨 것도 정확하게 말한다면 다윗 자신의 죄와 잘못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신발을 벗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역을 일으킨 압살롬에게도, 또 압살롬의 반역을 방관하시는 하나님께도 그 어떤 항의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윗은 지금 겸손하고 낮아진 모습으로 도망의 길에 나선 것입니다. 다윗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눈에 볼 때 그 상황이 얼마나 다급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왕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왕궁을 빠져나가는 다윗은 비참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들 압살롬에게 죽지 않기 위해서 급하게 도망치고 있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다윗일 뿐입니다. 도망치는 다윗이 한 세 번째 행위는 울면서 갔다는 것입니다. 그냥 속으로 운 것이 아닙니다. 큰 소리를 내어 통곡하듯 울며 갔습니다. 비참한 지금의 현실, 아들에게 반역을 당한 실패한 아버지요 실패한 왕인 자신의 모습을 뭐라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통곡하듯 울며 왕궁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런 비참한 다윗 왕의 모습을 보면서 그를 따르던 신하들도 모두 같이 통곡하며 도망길에 따라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다윗의 모습이 상상 되십니까?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은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왕위를 잃었습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습니까? 사울 왕의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무던히도 몸부림을 쳐야 했습니다. 심지어 이방인인 블레셋으로 망명을 가서 목숨을 구걸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오른 왕의 자리인데, 이제 그 왕의 자리를 아들이 강제로 찬탈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반역을 일으켜 자신은 도망을 가야 합니다. 자신이 신뢰했던 신하들도 대부분 자신을 버리고 실세인 압살롬에게 빌붙어서 자신을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다윗은 정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왕위도 잃었고, 사람도 잃었습니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 상황에서도 오늘 본문의 시를 지어 노래했습니다. 그에게 남아 있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것, 아무리 상황이 힘들어도 그가 굳게 붙들고 있는 것,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입니다. 그게 오늘 본문입니다.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허망하고 슬플 때 다윗은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늘 본문 1절입니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여기서 말하는 구원은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구원은 ‘도움, 승리’를 의미합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같은 절망의 상황에서 자신의 도움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는 고백입니다. 자식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이 신뢰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릴 때 자신에게 도우심의 손길을 내밀어주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그분은 자신을 배신하거나 자신을 모른 체 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의 시인 시편 62편에 6번이나 반복되어 나타나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히브리어로 ‘아크’(ךא)라는 단어입니다. ‘아크’라는 말은 ‘확실히, 오직, 분명히, 진실로.’라는 의미로 번역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본문 1절에 ‘하나님만’, 2절에 ‘오직’, 그리고 5절에도 ‘하나님만’, 6절에 ‘오직’, 그리고 4절과 9절에도 우리말 성경에는 표현되고 있지 않지만 성경 원문에는 ‘아크’라는 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다윗은 이 ‘아크’라는 표현을 통해서 자신이 신뢰하는 분이 오직 하나님뿐임을 확실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참된 도움이 되시는 분도 오직 하나님뿐이시고, 자신을 든든히 지켜주실 분도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그래서 다윗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노라고 고백합니다. 그 절정이 바로 5절입니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에게로부터 나오는도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소망은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에 우리의 소망이 있고, 하나님의 은혜에 우리의 소망이 있습니다.

   ‘소망’이라는 말은 단순히 참고 기다리는 것만을 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망’이라는 말의 기본적인 의미는 ‘밧줄로 묶다’는 뜻이 있습니다. ‘소망을 하나님께 둔다’는 말은 하나님과 나 사이를 밧줄로 묶는다는 뜻입니다. 그 어떤 것으로도 끊을 수 없는 단단한 밧줄로 묶는 것처럼 하나님만 꽉 붙잡는 것이 소망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앞뒤 좌우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에게 희망이 없을 때 우리는 오직 하늘의 하나님만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때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주변에 모든 것을 제거하여 캄캄하게 하신 이유는 하늘을 바라보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캄캄한 밤일수록 북극성과 별들이 더욱 환하게 보이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던 것들이 제거되고 아무 것도 없을 때 우리는 더욱 분명히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바로 그런 때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우리를 너무나도 힘들게 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뉴스를 통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만 들려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의 마음이 뒤숭숭해지고 불안해 집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습니다. 이제 전 세계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전염병이 세계 구석구석에 존재해서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조금 잠잠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에게 희망적인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습니다.

   여러분,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우리의 환경을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제 뉴스를 너무 많이 듣지 마십시오. 그 시간에 하나님을 바라보십시다. 뉴스를 바라보면 우리 마음이 불안해지는데,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으로부터 소망이 생깁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은혜를 기억하고 그 은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면서 홍해 앞에 다다랐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혀 있고, 뒤에는 애굽의 정예부대가 뒤쫓아오고 있었습니다. 꼼짝없이 죽게 된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려움에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습니다. ‘여기에서 죽게 하려고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왔느냐?’고 말입니다.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우리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느냐?’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차라리 애굽으로 돌아가 애굽 사람을 섬기겠다.’고 절망의 소리를 토해냈습니다. 그 때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애굽기 14:13-14) ‘가만히 서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을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처럼 하나님께서는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건너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불평하는 상황, 그 상황을 그들의 힘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홍해를 갈라 상황을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다윗이 겪는 상황, 그 자신의 힘으로 그 상황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의 구원(도우심)을 기다렸습니다. 하나님께 둔 소망의 밧줄을 단단히 붙잡고 말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다윗 왕을 다시금 예루살렘 왕궁으로 복귀시켜주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상황은 WHO가 선포한 것처럼 팬데믹 상태입니다. 어쩌면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을 베푸셔야 합니다. 먼저 믿는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앞뒤가 꽉 막힌 것같이 답답한 상황일수록 낙심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며 사십시다. 그러면 우리도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우리가 암송한 말씀처럼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 43:5)

  여러분, 상황을 바라보지 마십시다. 상황을 바라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면 우리의 입술에서 찬송이 흘러나올 것입니다.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며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능력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만 바라보십시다.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고 사십시다.

< 2020년 3월 1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