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은혜의광장

작성일 : 2005-04-26 20:35

그리스도인의 향기

글쓴이 : 안효관

<2005년 2월 '전북기독신문'에 실린 칼럼입니다.>

‘마르타 브룩스’는 그가 쓴 『리더십의 유산』이란 책에서 우리들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기억되는 리더들은 뛰어난 인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자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각계각층의 성공한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난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이란 책을 쓴 한창욱 씨도 그의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품격’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졸부들을 제외하고는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인품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70이 넘은 사람에게서도 그만의 향기와 체취를 느낄 수 있었고, 20세도 안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에게서도 그 자신만의 독특한 인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에게는 어떤 인품의 향기가 묻어나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인격과 인품을 닮아 우리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 사회에 기독교인구가 20%가 넘었다고 말들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인품을 닮아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 향기를 풍기며 사는 그리스도인은 얼마나 될까요? 바닷물에 함유되어 있는 염분의 농도는 평균 3.5%라고 합니다. 그 3.5%의 염분이 전체 바다를 썩지 않게 만듭니다. 우리 한국 사회에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 그리스도인으로 향기를 발하는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3.5%만 된다면 한국 사회는 썩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3.5% 안에 드는 향기 나는 그리스도인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무신론 철학자 니이체가 말한 “신은 죽었다”는 선언은 하나님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신앙인들의 모습 속에서 ‘신이 살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절규하며 외친 말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의 니이체들이 20%의 한국 기독교인들을 향하여 ‘그리스도인으로 산다고 하는 당신들의 모습을 보니 신은 죽은 거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그들의 절규 앞에 우리는 무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요?

슬프게도 ‘그리스도인’이란 이름을 가지고 산다고 해서 모두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세상에 속한 그리스도인’인가 하면, 어떤 사람은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인’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속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은 갖고 있지만 세상과 구별되지 않고 세상과 적당하게 타협하며 세상의 가치기준과 사고를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이름만 그리스도인일 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향기를 드러내는 삶을 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인’은 다릅니다. “너희는 세상에 소금이다”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에 우리는 세상에서 소금으로 구별되어 다시 세상을 위해서 세상 속으로 파송 받은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인은 그런 존재입니다.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 세상에 살맛을 내고 희망을 주는 소금으로 살아갑니다. 맛을 잃어버린 소금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하면서 세상을 살려내는 소금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향기는 우리의 것에서 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신앙인격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삶에서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풍겨납니다. 그 향기는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우리의 모습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오늘도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적당히 어울리는 품격으로 사는 모습이 아닙니다. 세상보다 고귀하고 세상과 다른 향기를 내어 세상에 감동을 주는 삶을 사는 ‘세상을 위한 소금’과 같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과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서는 도무지 맡을 수 없는 향기, 그리스도의 인격만이 풍길 수 있는 그 향기를 맡고 싶어 합니다. 지금 내 삶에서는 무슨 냄새가 납니까?

안효관 목사 (전주남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