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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8-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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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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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선교사이자 탐험가였던 리빙스턴(Livingstone)이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리빙스턴은 절친한 친구들로부터 아프리카에서 고생하는 그를 도와줄 사람을 몇 명 보내겠다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편지 말미에는 이런 말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곳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게나.” 이 편지에 리빙스턴은 이런 답장을 보냈습니다. “이곳까지 오는 길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사양하겠네. 나는 길이 없어도 오겠다는 사람을 원한다네!”
길이 없어도 가겠다는 사람은 그만큼 진취적인 사람입니다. 기존에 터를 잡고 있는 리빙스턴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에 열려진 꿈과 미래를 향해서 가는 사람입니다.
믿음은 불가능 속에서 가능을 보고 불가능 속으로 뛰어 들어가게 만듭니다.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부른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만을 의지하며 미지의 세계인 가나안 땅으로 갔습니다. 그리로 가는 것은 누군가가 개척한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닙니다. 약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가 가는 길을 상세하게 알려 주신 것도 아니었습니다.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는 그 명령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 길을 개척하며 갔습니다. 개척자에게는 남다른 야성(野性)이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향한 도전적인 정신과도 같은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에도 그 야성이 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아브라함이 가졌던 믿음과 동일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을 통해 나타나는 우리의 삶에도 과연 아브라함과 같은 야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신앙생활하기 너무 편안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마치 온실 속의 화초처럼 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서 야성은 전혀 낯선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야성은 마치 비신앙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너무 쉬운 길을 가고자 합니다. 쉬운 길을 찾아 기웃거리고 안전한 길로만 가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게 신앙생활 잘하는 것인양 착각하기도 합니다. 새롭고 산 길을 찾으려 하기 보다는 남이 만들어 놓은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합니다.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한 달간 우리로 기도하게 만들었던 아프간에 피랍된 우리의 젊은이들은 남들이 가는 편안하고 쉬운 길을 가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찾아간 사람들입니다. 구원의 감격과 그들을 향한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를 향한 열정이 그들의 마음에 신앙적인 야성을 일깨웠고, 그 신앙적인 야성이 그들로 하여금 위험천만한 그곳으로 가게 했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눈으로 보면 쓸데 없는 짓을 한 것처럼 보여질 수 있습니다. 모든 개척자들에게 던졌던 야유와 같은 소리들이 들려질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던 신앙적 야성을 이해하지 못한 한 말입니다.
사도 바울에게 있었던 신앙적 야성이 그에게 선교에 헌신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야성이 소아시야 선교를 위해 떠났던 두 번째 선교여행의 발걸음을 유럽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마게도냐(지금의 유럽 지역) 사람의 손짓을 보고, 계획했던 소아시야를 향한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마게도냐로 가게 되었던 것이 바로 그 신앙적인 야성이었습니다.
그런 야성은 영국의 퓨리탄(청교도)들에게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 미국으로 건너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야성은 낙후되고 폐쇄되었던 조선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오늘의 선교한국을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이 땅의 선교사들이 피를 흘리며 이 땅에서 죽어간 것도 그런 신앙적인 야성 때문이었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했다면 이 땅에 주님의 복음의 역사는 점점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신앙적인 야성은 적당하게 세상과 타협하며 사는 우리의 삶을 거부하게 만듭니다. 아닌 것을 향하여 ‘아니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도 신앙적인 야성의 힘입니다. 늘 그래왔던 우리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가지고 새로움을 추구하게 만드는 것도 야성입니다.
정확한 것인지를 모르지만, 누군가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늙은이’라는 말은 ‘늘 그러러니’라는 말의 줄임이라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삶에 변화를 싫어합니다. 늘 그래왔던 대로 가야만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앙은 늙은이의 정신이 아닙니다. 청년정신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늙은이가 꿈을 꾼다’(요엘 2:28)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늙은이가 아닙니다. 야성을 잃어버리면 늙은이가 되는 것입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꿈을 꿉니다. 청년정신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꿈을 꾼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본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의지적 동기를 부여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는 늙은이가 없어야 합니다. 연세 많은 젊은이들, 늘 무언가 새로움을 추구하여 내 삶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이루어가는 청년정신을 가진 사람들만 있어야 합니다.
내 삶과 내 주변에도 아프간과 같은 영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나름대로의 영역 말입니다. 그것을 아프간으로 그대로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곳이 바로 아브라함에게는 가나안이요, 사도 바울에게는 마게도냐(더 나아가 로마와 스페인)이요, 청교도들에게는 신대륙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개척해야 합니다. 복음을 들고 찾아가서 그곳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가 편안함을 추구하는 안일한 믿음의 삶이 아니라, 내 삶의 영역 가운데 개척해야 할 부분을 보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신앙적인 야성을 회복해서 그곳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들어가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야성적인 신앙을 가진 믿음의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나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야성에 사로잡혀 믿음의 개척자요 개간자들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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