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인됨을 회복하자.

지난 10월 2일 독일의 복음적인 기업가인 하인즈-호르스트 다이히만(Heinz-Horst Deichmann, 1926-2014)이라는 사람이 88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다이히만’이라는 사람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낯선 이름인데, 독일 사람의 90%는 ‘다이히만’ 그러면 ‘신발’을 떠올릴 정도로 유럽 최대의 신발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그렇게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유럽 최대의 신발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엄청나게 많은 기부활동을 하는 자선사업가이기 때문입니다.

다이히만은 청년의 때에 신학대학에 입학해서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라고 불리는 칼 바르트(Karl Barth) 아래서 공부를 했습니다. 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의사가 되고, 의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며 정형외과 의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어머니 혼자서 운영하던 신발가게를 인수하게 됩니다. 그 때 그의 나이가 30세였습니다. 그는 ‘품질 좋은 신발을 값싸게 공급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유럽에서 최고의 신발가계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다이히만은 41세인 1977년에 ‘말씀과 행동’(Wort und tat)라는 선교단체를 조직했습니다. 선교단체의 이름을 ‘말씀과 행동’이라고 지은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을 삶과 행동을 통해서 실천한다는 뜻에서입니다. 그리고 그 선교단체를 통해서 인도의 한센씨병 환자를 돌보는 사역,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지역 주민을 돕는 사역, 이스라엘 아랍인과 아프리카 모슬렘을 위한 사역, 독일의 노숙인과 청소년을 돕는 사역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단체를 통해서 돌봄을 받은 사람이 무려 2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다이히만은 독일에서도 경건한 신앙인으로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는 한 때 그가 세운 선교단체를 통해 해외에 자금을 유출하여 세금을 포탈한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독일세무소에서 아프리카 현지에까지 가서 정밀감사를 하기도 했지만, 그 결과 그는 불법적인 세금포탈 없이 순순하게 선교 사역과 지역개발을 감당하고 있는 기업가요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독일 사회에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다이히만씨, 당신은 왜 부자입니까?』(홍성사)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 그 책에서 그는 “나는 기독교인이다. 웨슬리 목사님의 말씀대로 벌 수 있는 한 최대로 벌고,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절약해서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돈을 사용하는 일에 하나님의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기업가이기보다는 신앙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분명한 의식을 갖고 사업을 했습니다. 그는 “내 인생의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내게 ‘얼마나 많은 신발을 팔았느냐?’고 묻지 않으실 것이다. 그분은 내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는지’ ‘복음을 전파했는지’를 물으실 것이다. 나는 그 일을 할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독일에서 13번째 가는 부자였지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부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관심을 갖고 주목하여 보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었습니다. 진정한 부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 사람이 바로 다이히만입니다.

그가 경영했던 신발기업 ‘다이히만사’는 2013년도 한해에 유럽 23개국에 1억 6,700만 컬레의 신발을 팔았고, 현재 이 다이히만 신발가게는 3,500개의 지점과 35,000명에 이르는 직원을 거느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독일 젊은이들이 근무해보고 싶은 기업으로 손을 꼽고 있고,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며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다이히만은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는 기업가였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에도, 그리고 자신의 사고 속에도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있었기에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와 우리 신앙인들이 하나님의 주인됨을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97년 전인 1517년에 시작된 종교개혁은 하나님의 주인됨을 회복하자는 운동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 교회와 신앙인은 ‘동네 개’의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주인 없이 동네에 떠돌아다니는 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팔매질을 해도, 발로 걷어차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데리고 나온 개에게는 아무도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돌팔매질을 당하는 이유는 주인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주인 없이 세상을 떠돌고 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온갖 욕설로 걷어 채이고 있습니다. 기독교를 비방해도 아무런 죄책감이 없습니다. 마치 주인 없이 떠돌아다니는 개에게 하는 것처럼, 기독교를 향해 비판하고 돌팔매질을 해도 어느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주인이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야 하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가야 합니다. 주인이신 하나님과 함께 달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새롭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도 어떤 삶의 자리에 있든지 독일 기업가 다이히만처럼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고 매 순간을 살아간다면 한국교회의 명예가 회복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주인됨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이끌려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많아질 때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게 됩니다. 1517년 10월 31일 루터가 로마천주교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95개 조항을 내검으로서 종교개혁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개혁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스스로 개혁해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인이 되시는 교회로, 하나님께서 주인이 되는 삶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