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꿈을 갖고 사는 사람

일본 정원에서 주로 관상용으로 키우는 ‘코이’라는 이름을 가진 잉어가 있습니다. 이 잉어는 잉어들 중 지능이 가장 높아 지진을 먼저 감지한다고 하여 예로부터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코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어디에서 그것이 자라느냐에 따라서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작은 어항 속에서 자란 코이는 기껏해야 5-8cm 밖에 자라지 못합니다. 그러나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서 기르면 25 cm정도 자랍니다. 그리고 강에다 방류하여 강에서 자라면 최대 120cm까지도 성장한다고 합니다.

같은 종의 물고기임에도 작은 어항에서 자라면 작은 피라미로 자라고, 강물에 놓으면 대어가 되는 신기한 물고기입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먹이의 질과 양, 그리고 활동량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넓게 말하면 그 코이가 자라는 환경의 차이에 따라서 자라는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코이의 법칙’이라는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작은 물고기가 될지, 큰 물고기가 될지는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의 차이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이 자라는 환경이 참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속에는 또 하나의 비밀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언제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태어난 환경을 내가 선택할 수 없듯이, 때로는 내 의지나 내 노력과 상관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언제나 그 환경에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코이’가 작은 어항 속에서는 피라미로 자라고 넓고 큰 강물에서는 대어로 자라는 이유는 코이가 갖는 꿈 때문입니다. 어항 속에서 코이는 어항에 적응하며 살 수 있는 크기만큼의 꿈을 꿈꾸며 자랍니다. 그러나 강에서 자라는 코이는 그 강에 적응하며 살 수 있는 꿈을 꿉니다. 그래서 어린 치어일 때는 같은 크기의 코이일지라도 자라는 것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코이의 꿈’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때로 내 의지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환경이나 조건을 바라보며 불평할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여건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도 생깁니다. 그러나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갖는 꿈입니다. 내 환경에 맞게 생각하는 것은 꿈이 아닙니다. 꿈은 내 환경과 상황을 초월해야 합니다. 내 삶과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 너머를 보는 것이 꿈입니다. 내가 갇힌 울타리 안에서만 내 삶을 꿈꾼다면 우리는 적당히 상황에 적응하며 사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신앙인들이 갖는 최고의 꿈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오늘 나를 통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의 초라한 환경에 결코 지배받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를 통해서 당신의 뜻하심을 이루어가고 당신의 나라를 건설해 가실 하나님은 우리가 처한 그 어떤 환경보다도 크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꿈꿀 수 없는 것들을 꿈꾸게 하시고, 그것을 이루어가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사는 믿음의 사람들은 오늘 나를 가두는 삶의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만 하고 있었다면 그는 평생 노예로 살다가 사라지고 마는 인생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은 노예생활에서도 여전히 유효했고, 그는 그 꿈을 간직한 채 살았습니다. 그 꿈이 그로 하여금 주인 보디발의 눈에 띄게할 정도로 그의 삶을 성실하게 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의 그 꿈이 안주인의 유혹을 이길 수 있게 만들었고,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도 그의 꿈은 여전히 그로 자신의 억울한 상황이나 절망적인 환경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갖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꿈은 이 세상의 삶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보좌가 있고 어린양이신 우리 주님이 계신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갖고 삽니다. 그래서 때로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며 사는 꿈을 꾸다가 그 꿈을 다 완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삶에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달픈 삶이 펼쳐진다 하더라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거대한 세상의 권력이나 세력이 우리의 신앙을 박해하고 우리의 목숨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의 생명이 끝난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질 영원한 세상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꿈을 우리는 믿음이라고 부르고, 그 믿음이 세상을 이기게 한다고 고백하며 사는 사람이 신앙인들입니다.(요한일서 5:4) 꿈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요구합니다. 꿈을 이루어가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피나는 노력과 연습, 그리고 그 자리에 서기까기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해야 합니다. 꿈은 결코 쉽게 우리 곁에 다가오지 않습니다.

신앙도 그렇습니다. 신앙도 우리에게 형통하고 평안한 길만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갖는 하나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좁고 협착한 길(마태복음 7:14)을 가야 하고, 때로는 십자가를 지는 힘든 길(마태복음 16:24)을 가야 합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갈지라도 우리가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않는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는 그 길에 우리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이 주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수고할 때 주님은 결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힘을 주시며 그 길을 달려가게 도우십니다. 또 하나는 그 길 끝에는 승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힘들지라도, 때로는 두렵고 고통스러울지라도 하늘의 꿈을 꾸며 가는 사람에게는 승리라는 값진 열매가 주어집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로 말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꿈(우리는 그것을 ‘비전’이라고 한다.)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주님의 손을 붙잡고 끝까지 전진하십시다. 그러면 어느 순간엔가 하나님께서 그것을 이루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