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은혜의광장

작성일 : 2007-01-17 14:31

'마중물'을 아십니까?

글쓴이 : 안효관

‘마중물’이란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요즘처럼 상수도 시설이 되어있지 않던 시절 펌프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펌르 옆에는 항상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이 있었습니다. 그 물은 아무리 다급하다 하더라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없는 물입니다. 목이 말라 수돗가를 찾은 사람도 그 물을 마셔버리지 않습니다. 급하게 손을 씻고 싶어 하는 사람도 그 물로 손을 씻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물은 펌프에 넣을 물이기 때문입니다. 펌프에 그 물을 넣고 열심히 펌프질을 하면 지하에 있는 물이 펌프를 통해서 올라옵니다. 그러면 남아 있던 물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남겨두었다가 사용하는 그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마중물은 비록 한 바가지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 물이 펌프에 들어가 펌프질을 하면 엄청난 양의 물을 지하에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하늘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엄청난 양의 축복이 쌓여 있습니다. 그 축복을 우리에게 끌어와 넘치는 은혜와 축복 가운데 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마중물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에게 그 마중물을 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우리로 목마르게 하시기 위해서도 아니고, 우리에게 있는 작은 것까지도 빼앗아가기 위함도 아닙니다. 그 마중물을 주님을 위해 드릴 때 그것을 통해서 엄청난 하늘의 축복을 우리에게 쏟아부어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요한복음 6장에 예수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의 기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 어린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통해서 5000명을 먹이시고 열 두 광주리를 남기신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의 손에 있는 그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셔서 5000명을 먹이신 것입니다.

예수님에게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전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생활할 때에 하늘에서 매일 만나를 내려 그들을 먹이셨던 것처럼, 예수님께도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광야에서 만나를 거져 주신 것과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의 손에 있는 오병이어를 받으셨고 그것을 사용하셨습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의 식사인 그것을 받으셨을까요? 그게 마중물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엄청난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서 사용한 작은 도구였습니다. 어쩌면 오병이어라는 마중물이 없었다면 벳새다 광야에 있던 5000명은 배불리 먹는 축복을 경험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린아이의 손에 있을 때에는 작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중물이 되어 주님 손에 들려졌을 때에는 하늘의 능력과 축복이 벳새다 들녘에 쏟아부어졌습니다. 마중물이 지하수를 끊임없이 끌어올린 것처럼 말입니다.

때로 하나님께서는 우리 손에 마지막 남은 작은 것을 마중물로 달라 하실 때도 있습니다. 열왕기상 17장에 나오는 사르밧 과부에게 있는 가루 한 움큼과 약간의 기름도 마중물이었습니다. 계속된 기근 때문에 먹을 것이 없던 사르밧 과부의 모자는 마지막 남은 그 작은 것으로 마지막 떡을 만들어 먹으려 했습니다. 그것을 먹고 난 다음에는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 죽을 날만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가 사르밧 과부에게 그 떡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이런 약속과 함께 말입니다.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나 여호와가 비를 지면에 내리는 날까지 그 통의 가루는 다하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마지막 남은 떡을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에게 주었던 사르밧 과부는 가뭄이 끝날 때까지 넉넉히 먹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사르밧 과부에게 그 마지막 만든 떡은 정말로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약속의 말씀을 믿고 마중물로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렸을 때 그는 어느 누구도 경험하게 못했던 하늘의 축복 안에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에게는 하나님께 드릴 마중물이 있습니까? 그것은 많은 것 중에 하나가 아닙니다. 나에게 ‘마지막 남은 단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조차도 하나님께 드리길 원하고 계십니다. 그것을 받으신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마지막 남은 그것을 빼앗아 가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져가시는 대신에 더 풍요로운 것으로 채워주십니다. 그 풍요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손을 벌려드려야 합니다.

요즘 베스트셀러인 이용규 선교사님의 『내려놓음』이라는 책에서 줄곧 강조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으면 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내려놓는 결단이 없이는 채움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마중물을 하나님께 드리기 전까지는 우리의 삶에 하늘의 풍요가 채워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도 내 생각과 계획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마지막의 생각까지도 내려놓을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내게 마지막 남은 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을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중물이라는 사실을 알면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것을 주님을 위해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중물이 되어 주님으로부터 엄청난 것들이 우리의 마음과 삶에 주어진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우리는 포기할 수 있습니다.

벳새다 광야에서 한 어린아이의 손에 들려진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사르밧 과부에게 있는 마지막 떡 하나, 그것은 그들에게 마중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오늘 내가 하나님께 드릴 마중물은 무엇입니까? 내가 드리고 싶어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시는 그것, 그것이 없으면 내가 죽을 것만 같은 그것, 그것이 없으면 내 인생이 전부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마지막 그것. 바로 그것을 마중물로 하나님께 드립시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게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