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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5-0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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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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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작은 배려>
종종 전주천변으로 운동을 하러 갑니다. 좋은 산책로가 있어서 많은 시민들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운동을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그리 넓지 않아 세 사람만 나란히 걸어가면 산책로가 막혀버립니다. 때로 가족이나 부부가 함께 운동하러 오신 분들은 서로 이야기하기 위해 나란히 걷기도 합니다. 그럴 때에 조금만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서로 기분 좋게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추월해 갈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또 같은 방향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같은 쪽의 길에서 운동을 하면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배려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왼쪽으로 서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오른 쪽으로 서서 오면 부딪힐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부딪힐 위험을 겪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럴 때에도 서로 약속된 쪽으로 걷는다면 보다 상쾌하게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방식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작음 마음으로 조금만 생각하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아름답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아스퍼거 신드롬’(Asperger Syndrome)이란 말이 있습니다. 남에 대해 전혀 배려할 줄 모르는 일종의 장애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 세계 속에만 갇혀 살아갑니다. ‘아스퍼거’는 이기적인 성격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남의 입장을 알면서도 자기 욕심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지만, 아스퍼거는 아예 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능은 정상적입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합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른 채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갑니다. 일종의 장애자입니다.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사람들조차 이런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믿음’이라는 것(핑계)으로 모든 것을 덮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아스퍼거 장애자로 살아갑니다. 예배를 드리러 올 때에 교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주차를 하면 예배드리는 분이나 교회 주변에 사는 분들 모두 기분 상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의 집 앞을 가로막는 주차나 남의 주차장을 가로막는 주차는 예배자라 할지라도 용서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예배자이기 때문에 더욱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배라 하더라도, 또 그 어떤 믿음의 행위나 사역이라 라더라도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종종 이런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갈 때 1차선은 추월선이고 2차선은 주행선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2차선으로 가야 합니다. 추월해서 빨리 가야하는 차가 1차선으로 들어서서 추월해야 하고, 추월한 차는 다시금 주행선인 2차선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추월선과 주행선의 구별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오히려 추월선인 1차선에 가는 차가 더 천천히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잘못했는지 전혀 모릅니다. 정속으로(때론 정속 보다 더 느리게) 가는데 뭐가 잘못이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금만 생각해 봅시다. 나는 천천히 가도 되지만, 정말 급하게 빨리 가야 하는 차가 나 때문에 빨리 가지 못한다면 그에게 얼마나 미안한 일입니까? 촌각을 다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내가 길을 막고 있어 그에게 손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별거 아니지만 그에게는 1분 1초가 정말 다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한상복씨는 『배려』라는 책에서 “‘배려’란 나를 넘어서는 도약대”라고 말합니다. 나를 뛰어넘어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연결고리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배려하는 작은 마음이 곧 예의입니다. 사람 사는 도리입니다. 때론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넉넉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입니다.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에게 유익을 주는 풍요의 거름입니다.
한번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배려하는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것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배려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과 그렇지 않고 하는 말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성경은 사실을 말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려의 마음에서 한 말이고 유익을 위한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지혜자의 말은 은혜롭다.”(전 10:12)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엡 4:29)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고루게 함같이 하라.”(골 4:6) 말 한마디를 할지라도 남을 배려해서 할 때에 우리는 은혜의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말과 행동, 삶의 모습 하나 하나가 이웃을 배려하는 습관으로 길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배려하는 작은 마음 - 그것이 곳 이웃 사랑의 첫걸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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