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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8-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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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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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5월 멕시코시티에 있는 한 프로레슬링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가득 찬 가운데 한 늙은 레슬러의 은퇴식이 있었습니다. 그는 1975년 프로 레슬링에 입문해 항상 황금색 가면을 쓰고 경기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마법사의 폭풍’으로 불렸습니다. 화려한 분장뿐 아니라 그의 현란한 개인기는 많은 관중들을 열광시켰고, ‘마법사의 폭풍’은 위기의 순간마다 꺾이지 않고 다시 일어나 상대 선수를 제압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3년 동안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준 ‘마법사의 폭풍'은 어느새 53세의 중년이 되어 끝까지 자신을 아껴 준 팬들을 위해 마지막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가 링 위에 오르자 관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시해 주었습니다. 그는 관중의 갈채를 한 몸에 받으며 링 중앙에 섰습니다. 관중의 박수가 잦아들 즈음, 그는 황금가면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얼굴에서 가면이 벗겨지고 그의 얼굴이 공개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 모인 관중들을 숨을 죽이며 은퇴하는 늙은 프로레슬러의 동작을 하나하나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황금가면이 그의 얼굴에서 벗겨졌습니다.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작은 가톨릭교회의 신부인 세르지오 구티에레스입니다. 프로 레슬링을 하는 동안 저는 고아원 아이들을 경제적으로 도울 수 있었고,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한동안 관중의 정적이 이어지더니 더욱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세르지오 신부는 23년 동안 ’신부‘라는 신분을 감춘 채 프로 레슬링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3천여 명의 고아들을 돌봐 왔던 것입니다.
경건은 거룩한 옷을 입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내 삶의 부분을 떼어주는 것입니다. 시간, 재능, 물질, 따뜻한 말, 넉넉한 웃음 등등.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와와 과부를 그 환란 중에 돌아보고...”(약 1:27)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지나가는 아름다운 계절에 작은 경건을 실천하는 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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