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은혜의광장

작성일 : 2008-10-14 16:42

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

글쓴이 : 안효관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환기를 연 동시에 그 정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년-1901년)는 그의 나이 80세에 ‘폴스타프’(Falstaff)라는 마지막 곡을 남길 정도로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평균 수명이 50여세인 점을 감안하면 90세 가까이 살았고, 80세까지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했다는 것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사람들은 ‘19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인정을 받고 있고, 이미 유명한 사람이 되었음에도 왜 그 연로한 나이에 힘든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그에 대한 베르디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습니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작품이 완성될 때마가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더 작품을 쓴다면 더 완벽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과 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음악적 사명감이 그로 하여금 계속 80의 고령에도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20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로 불리는 미국의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년-2005년)는 96세로 생을 마칠 때까지 왕성하게 집필활동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저술한 책 중에서 어느 책을 최고로 꼽습니까?”라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바로 다음에 나올 책이지요.” 지난날 출간했던 수많은 책들보다도,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책들보다도 앞으로 더 좋은 책을 쓸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 희망은 우리가 이 땅에서의 생을 마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가치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에 만족함으로 더 나은 내일을 희망하지 못한다면 그는 이미 과거의 사람이 되고 맙니다. 과거만을 통해서는 창조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과거만을 통해서는 생명의 역사를 만들어갈 수 없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축적된 지혜가 내일이라는 희망과 만날 때 오늘이라는 우리의 삶에 놀라운 역사가 만들어집니다. 그러기에 과거를 살아온 우리가 더 나은 내일을 바라보면서 오늘에 발을 딛고 열정을 다해 뛸 때에 오늘의 삶에 최선의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지금의 정부가 지난 10년의 과거와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단절될 수 없습니다. 끊어버리고 싶어도 끊어버릴 수 없고, 잘라 내버리고 싶어도 잘려지지 않습니다. 역사는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단절하고 내일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어제가 없는 오늘이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이 있듯이 과거를 품고 과거에서 배우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얻어낼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과거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요 그 과거를 통해서 내일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성경은“성령을 받은 사람은 늙은이일지라도 꿈을 꾼다.”(요엘 2:28)라고 말씀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 날까지 꿈을 꾸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꿈을 꾸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 꿈이 나를 나 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꿈이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 꿈은 정치를 잘 하는 좋은 정치가가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좋은 지도자가 있기 때문도 아니요, 세계정세를 명확하게 분석하는 미래학자가 있기 때문도 아닙니다. 성령을 받는 사람들이 꾸는 꿈은 하나님 때문에 꾸는 꿈입니다.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고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는” 것이 우리의 꿈의 원천입니다. 하나님만이 우리에게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시대적 상황이 암울하다 하더라도 꿈은 있습니다. 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꿈이 힘든 상황과 삶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내 삶을 짓누르는 그 어떤 문제 아래에도 굴복당하지 않고 내일로 전진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어떤 꿈이 있습니까? 혹 지난날의 모습에 만족하여 내일을 보지 못한 ‘맹인’으로 오늘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우리 민족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희망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고 그 희망이 누구의 가슴에서 피어나야 하겠습니까? 하나님의 영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가슴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영적 충만함으로 채우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희망은 보여야 합니다.

꿈과 희망,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가기 위한 내 사명의 자리 - 그것이 오늘 내가 살아있는 진정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