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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12-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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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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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하고 거드름을 피우는 한 젊은이가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를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훌륭한 소크라테스여! 지식을 위해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얄팍하고 허영으로 가득 찬 젊은이를 허리 깊이의 바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해 봐요.” “지식이요.”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를 잚아 물로 밀어 넣고 30초 후에 꺼내주며 물었습니다. “이제 당신이 원하는 것이 뭐죠?” “지혜예요, 소크라테스.” 젊은이는 푸푸거리며 말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를 다시 한 번 물에 집어넣었습니다. 한참 후 젊은이를 놓아주며 다시 물었습니다. “무엇을 원하지요?” “지식이예요. 지혜롭고...” 소크라테스는 그를 다시 물속에 넣고 전보다 오래 붙잡아 두었습니다. “뭘 원한다고요?” 젊은이를 놓아주며 소크라테스가 묻자, 젊은이는 기침을 하면서 헐떡이며 말했습니다. “공기요! 공기가 필요해요.”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공기를 원하는 것처럼 지식을 원하게 될 거예요.”
우리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습니까? 무엇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까? 지금은 대림절(Advent, 대강절, 강림절)입니다. 대림절은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일이 성탄절을 기다리며 동시에 다시 오실 재림의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대림절은 한 마디로 기다림의 절기입니다.
기다림에는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간절함이 없는 기다림은 진정한 기다림이 아닙니다. 대림절은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는 얼마나 간절함이 있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림이 강렬했습니다.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고난과 핍박보다 주님을 향한 기다림이 훨씬 강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큰 박해와 고난이 그들을 힘들게 만들지라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믿음 안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마라나타의 신앙이었습니다.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그런 간절함이 그들을 위대한 신앙인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신앙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혹 세속화되어가는 신앙의 잣대로 위대함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허영심으로 소크라테스를 찾아와서는 지혜를 원하다고 말했던 한 젊은이처럼, 주님의 재림을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다실 오실 주님보다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누릴 신앙적 혜택을 더 많이 갈망하고 더 많이 누리는 것을 신앙의 위대함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에게도 지혜가 필요합니다. 승리가 필요합니다. 능력도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인정해 주는 칭찬과 명예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에서 깊이 생각해 봅시다. 무엇을 위해서 그것이 필요합니까? 누구를 위해서입니까?
성탄절이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는 정말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말 대신에 홀리데이(holyday)라는 말이 더 친근해져버린 오늘날의 세태가 우리들의 신앙이 아니길 기도할 뿐입니다. 교회당 마당에서는 성탄트리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데 백화점이나 대형매장 앞에는 대림절이 되기도 전에 선탄트리고 불빛이 찬란하게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이제 성탄트리는 교회의 상징이 아니라 백화점이나 물건을 파는 대형 상점들의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아기 예수님의 그림이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산타클로스와 커다란 선물 상자, 그리고 함박눈이 내리는 시골풍경으로 채워지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세상의 상술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요? 마음 중심에 그리스도를 잃어버린 채 세상 속에서 세상의 가치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비꼬는 세상의 만평은 아닐까요?
중세 말기에 위대한 신학자였던 토마스 아퀴나스가 『신학대전』이라는 불후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맺은 위대한 열매로 인해 주님이 기뻐하시며 토마스에게 꿈에 나타나 물었습니다. “토마스야! 큰 일을 해냈구나. 너의 가장 큰 소원이 무엇이냐? 내가 꼭 들어주고 싶구나.” 그러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주님, 저의 가장 큰 소원은 주님이십니다. 저에게는 주님만 계시면 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입니까?
우리도 주님을 간절히 사모할 때가 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주님을 기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까지도 진솔하게 반추해 봐야 합니다. 내 기도에 응답해 주실 주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가져오실 것이기에 주님을 기다리는 것, 내 가슴에 은혜를 한 아름 안겨주실 주님을 기다리는 것, 열심히 봉사한 내게 주신 상급을 가지고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것, 그것은 진정한 기다림이 아닙니다. 어쩌면 아기 예수님보다는 선물보따리를 어깨에 메고 올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유치원생과 결코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손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않으신다고 해도 주님을 만나뵐 수 있다는 기쁨과 희열 때문에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 진정한 신앙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림에는 그 손에 무엇이 들려져 있느냐 하는 것을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그이가 온다는 것 그 자체보다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2008년 성탄절을 기다리는 이 귀한 대림절에 사랑하는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그래서 그 간절함에 당신 자신을 주신 주님을 만나는 축복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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