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은혜의광장

작성일 : 2009-01-30 09:30

침묵해야 할 때

글쓴이 : 안효관

말할 나이가 되어도 말을 하지 않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밥을 먹다가 느닷없이 “국이 너무 뜨거워요”라고 말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걱정하던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다는데 놀랬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안심하며 아이에게 “왜 이제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어렸을 적 이야기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어릴 때부터 과묵한 사람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묵한 만큼 생각이 깊었습니다.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 살아갑니다. 때론 너무 많은 말 때문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말에 권위와 신뢰를 잃기도 하고, 그래서 인격적으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생의 지혜를 가르치는 선인들은 우리에게 깊은 침묵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로마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Seneca)는 “침묵할 줄 모르는 자는 말할 줄도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침묵이야말로 진정한 말의 최고 권위라는 뜻입니다. 토크 쇼의 황제라고 불리운 래리 킹(Larry King)은 “당신이 아무리 뛰어나고 말을 잘 한다 해도 침묵을 지키는 게 더 좋은 순간들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침묵은 더 힘 있는 말입니다. 침묵은 수다스러운 말을 이깁니다. 때로 우리는 너무 많은 말로 상대를 내게 굴복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감동을 주는 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며 침묵 속에서 나오는 조용한 행동입니다. 침묵이 더 큰 힘이요 더 큰 지혜입니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침묵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깊은 겨울잠에 들어간 짐승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우리도 언어의 세계에서 깊은 겨울잠을 자는 여유를 통해 영적인 힘을 길러야 합니다. 침묵은 힘입니다. 침묵은 영성입니다.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고 그의 입술을 닫으면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느니라.”(잠언 17:28)

2009년 2월 겨울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