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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4-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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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6,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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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과 울타리의 차이를 아십니까?
담이나 울타리 모두 어떤 구역의 경계를 나누어주는 것이란 데는 같습니다.
그러나 울타리는 자연의 식물을 재료로 하여 쌓은 것이라면,
담은 돌이나 흙으로 쌓은 것을 말합니다.
대나무나 싸리나무, 또는 왕골이나 억새로 만든 울타리는
안이 잘 들여다보인다는 특징도 있고,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요즘에는 나무판자나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담은 단단하게 쌓은 것입니다.
흙이나 돌로 쌓기도 하고, 흙과 돌을 섞어 쌓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벽돌이나 시멘트로 쌓기도 하는데,
이런 담은 안을 들여다볼 수 없을뿐더러 쉽게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의 삶을 지켜줄 울타리가 있어야 합니다.
마치 드넓은 대지 위에 양떼를 치는 목동이
사나운 맹수로부터 자기의 양떼를 지키기 위해서 울타리를 쳐야 하듯이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적들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가정의 행복과 사랑을 보호해주는 보호장치와도 같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올 때에 세상살이에서 힘들고 지친 가족들이
안식과 쉼을 얻으며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사랑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울타리, 아내는 남편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게 가정입니다.
우리의 신앙에도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울타리가 되어
잘못된 곳을 향해 뛰쳐나가려고 하는 우리 인간의 방황하는 마음을 바로 잡아줍니다.
우리 마음에는 죄성이 있어서 항상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려고 하는 우리의 못된 마음을
하나님 품 안에 묶어 주는 울타리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고 교회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아무런 울타리가 없으면 그 관계는 쉽게 깨어질 수 있습니다. 친
구라는 울타리, 친척이라는 울타리,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라는 울타리 등
우리의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울타리가 있어야
우리는 바른 관계 안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울타리가 제도화되고 형식화되면서 담이 되어간다는 데 있습니다.
울타리는 부드러워야 합니다.
어느 정도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적당히 투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울타리가 단단해지거나 고착화되면 담이 됩니다.
담이 되면 허물어지지 않는 굳은 벽이 되고,
그 안에 성(城)이 만들어져 외부와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거기에는 부작용이 생겨납니다.
부패해지고 죄가 스며들면서 스스로 썩고 맙니다.
울타리를 담처럼 굳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죄에 있습니다.
죄의 특징은 스스로를 감추려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가 울타리 안에 들어오면 그 죄가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울타리를 겹겹이 만들고, 결국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담을 만들고 맙니다.
가장 먼저 담을 만든 사람은 최초의 살인자였던 가인입니다.
가인은 동생 아벨을 죽인 후에 하나님께 그 범죄가 탈로나자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무도 가인을 죽이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 주셨지만,
죄를 지은 가인은 여전히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에덴 동편 놋 땅으로 가서 성(城)을 쌓게 됩니다.
성(城)은 커다란 담입니다.
아무도 자기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크고 두터운 담을 쌓은 것입니다.
죄는 이처럼 우리의 삶에 담을 만들어버립니다.
반대로 이해하면 담이 만들어진 곳에는 죄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가리켜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는 분”(엡 2:14)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막힌 담이 허물어져야 화목한 삶, 평화를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지치고 피곤한 영혼들이 교회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들어와서
쉼을 얻어야 하고 안식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져 있어야 하고 누구에게나 그 내부가 보여져야 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도 세상을 향해 ‘누구든지 다 오라’고 외쳐야 하고
누구든지 올 수 있도록 열려져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열려져 있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이단입니다.
이단은 자기들의 성을 쌓아놓습니다.
특별히 구별된(또는 훈련된) 사람만이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기들을 개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모든 이단들이 자기 내부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담장을 쳐서 가려놓고,
누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지, 또 누가 그 구성원인지,
어떤 교육을 하는지도 알려지지 않게 철저하게 차단합니다.
만일 하나님의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견고한 담을 쌓아 세상으로부터 가리워진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단성이 있든지, 이단화되어가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도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자신을 열어놓는 사람이 인간다운 인간입니다.
신앙인다운 신앙인은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성을 쌓고
다른 사람에게 베일에 가려진 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것이나 허물까지도 드러내놓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물론이거니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금사과』의 저자인 캐시 애론슨(Kathy Aaronson)은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보다 약간 빈틈이 있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완벽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약점이 노출되기 때문에
그런 사람 만나기를 꺼려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좀 어리숙하고 실수나 약점을 가진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라고 합니다.
교회도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구성으로 있는 모든 곳에는 약점과 실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감추려고 담을 쌓기보다는 적당한 울타리는 통해 나를 열어놓고
나의 약점과 실수까지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교회나 공동체)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이 쓰시는 사람, 주님이 쓰시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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