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 두려운 사람들

어느 대학 강의실에서 무신론자 교수가 ‘예수의 부활은 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열띤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교수의 논리적인 강의에 많은 학생들이 설득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때 강의실 한 구석에서 한 학생이 조용히 ‘아나스타시스’라 읍조렸습니다. 그러나 강의실은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고, ‘아나스타시스’를 외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결국 예수의 부활이 거짓이라고 증명하려던 교수는 황급히 강의실을 떠나가야 했습니다. ‘아나스타시스’라는 말은 신약성경 언어인 헬라어로 ‘다시 산다’ ‘일어나다’는 뜻입니다. 즉 예수님의 부활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마음과 믿음 속에 확고한 진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경의 증언에 의하면 그 부활을 경험한 사람들의 고백을 통해서 예수님의 부활은 오늘 우리 시대에까지 진리로 선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진리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 고백되어진 진리를 거부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건 오늘 우리 시대에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2천 년 전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때에도 그랬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은 아리마대 요셉의 동굴무덤에 장사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굴무덤 앞에는 큰 돌로 막아놓았습니다. 그것으로도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평소하신 말씀처럼 정말로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그래서 경비병들을 세워 무덤을 굳게 지켰고, 아무도 동굴무덤의 문을 열지 못하도록 무덤 입구를 막고 있는 돌에 인봉을 했습니다. 이제 어느 누구도 예수님이 묻히신 무덤에 손을 댈 수 없게 되었고, 감히 그의 시신을 훔쳐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부활절 아침에 무덤 문이 열린 것입니다. 아무도 열지 못하도록 굳게 인봉한 그 무덤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있던 예수님의 시체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로마의 경비병과 성전 수비대가 굳게 지키고 있던 무덤에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입니다.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경비병이 대제사장을 찾아가서 모든 되어진 일을 보고합니다. 마태복음 28:11절의 증언에 의하면 경비병은 되어진 ‘모든 일’을 대제사장에게 알렸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는 말입니다. 그 경비병들은 누구보다도 사건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고,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경비병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대제사장은 장로들을 불러 모아놓고 대책을 논의합니다. 그 대책이라고 하는 것은 경비병들에게 돈을 많이 주고서 사건을 왜곡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밤중에 몰래 와서 우리가 잠을 자고 있는 틈을 이용해서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갔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총독이 이 일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자기들 손에서 다 처리할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시킨 대로 하라고 말해줍니다.

우리는 이 대책에서 두 가지 중요한 오류를 발견하게 됩니다. 첫 번째 오류는 경비병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사건을 감추려 했다는 것입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시고, 그들이 주장한 대로 제자들이 와서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간 것이라면 경비병들에게 돈을 주면서 거짓말을 하라고 부탁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말 떳떳하다면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진실을 감추어야만 하기 때문에 자기들 휘하에 있는 경비병들에게 많은 돈을 주어 입막음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은폐하기 위해서 그들이 택한 방법에서 보여진 두 번째 오류는 경비병들에게 한 말 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경비병들에게 구체적으로 사건을 은폐할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자고 있을 때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와서 예수님의 시체를 도둑질하여 갔다고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 속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경비병들이 경비를 잘못해서 시체를 도둑맞았다면, 그 경비병들은 문책을 당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문책하기는커녕 돈을 주면서 거짓말로 유언비어를 만들어 유포하도록 했다는 것은 결코 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만일 이 말이 총독에게 들리면 우리가 권하여 너희로 근심하지 않게 하리라.”고 약속까지 해 줍니다. 이 말은 경비병이 경비를 제대로 서지 못해서 예수님의 시체를 도둑맞았다고 총독 빌라도가 경비병들을 문책하려 하면 자신들이 처벌 받지 않도록 손써 주겠다는 말입니다. 뒷일까지 다 책임져 주겠다는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보면서 첫 번째 부활절에 있었던 이런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2010년에 있었던 천안함 사건 때에도 군과 정부는 모든 것을 감추기에 급급했었습니다. 46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당했는데도 쉬쉬하고 있다가 한 참 후에야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 발표할 때마다 말이 바뀌었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도 그렇습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도 거짓말을 일삼다가 조금씩 그 진실이 드러났고, 서울시청 공무원의 간첩조작 사건도 그렇습니다. 왜 그들은 진실을 감추고 거짓으로 국민들을 호도하려 했을까요? 진실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처럼 말입니다.

오늘날 뒷거래가 성행한 이유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절차를 거친다면 부당한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줄 필요가 하나도 없습니다. 정당하지 못한 편법을 쓰려 하거나, 정당한 방법을 통해서는 할 수 없는 것 - 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하려고 하다보니까 뇌물을 주고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감추어진 사건이 다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감추어진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의도대로 되어진 일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사건도 있습니다.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감춘 진실이 언제 드러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단단히 대책을 세웠다 하더라도, 빈틈으로 진실이 흘러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실을 믿는 사람들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담대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주님의 부활을 증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