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인사를 드리며, 중미 코스타리카 선교사 금상호입니다.

  팬데믹이 시작된 지도 벌써 1년,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아직까지도 불안하게 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작년 3월 중순 미국에 한 주간 가서 제 동기 교회 두 곳에서 선교 집회와 선교 세미나를 한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비행기에 20여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2일 후, 미국에서 이곳으로 오는 비행기가 중단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생각해 보면, 자칫 잘못되었으면 저도 별 연고도 없는 미국에서 몇 개월을 갇혀서 집으로 못 돌아올 뻔한 기억에 이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당황스럽고, 어수선했던 마음이 다시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년 3월 말부터 이곳도 다양한 통제들이 이루어지면서 사역들을 이전처럼 제대로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매일 증가하는 확진자들 소식에 외출도 자제하면서 한두 달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면서 일정 기간이라도 위험한 사역지를 떠나서 더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한국으로 가서 머물다가 와야 하나 하는 고민도 몇 번 했었지만, 어떻게든 사역지에 있어야겠다고 결정하고 계속 사역지에 머물면서 이곳의 통제에 따르면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조심스럽게 사역하면서 지내온 작년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병실 부족 등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대책은 없지만, 올 1월부터 통제를 조금씩 완화해서 계속 조심하긴 하지만, 제한적으로 하는 사역 중에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작년보다는 더 활발하게 사역을 재개해 가는 중입니다.

  예수님 오심을 기준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를 나누는 B.C와 A.D를, 이제 우리 시대는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 B.C (Before COVID - 19), AC (After COVID - 19)로 나누어야 할만큼 불안하고 혼란스럽지만 역사적인 분기점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은 세계 모든 곳에서, 그리고 교회와 선교를 포함한 모든 상황에도 적용되고 있는 중입니다. 집단적인 통제 가운데, 대면과 비대면으로 회자되는 단어 속에서 예배를 기본으로 하는 교회의 다양한 활동들이 이전에 생각해 보지 못한 경험 속에서 진행되고, 선교와 선교 현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직도 재정립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통제라는 임시방편에 따라서 선교 사역도 이루어지고 있으니... 앞으로 선교와 선교 방법, 선교적 지원과 협력, 선교의 모든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되어야 할지... 불안하기도 하고, 궁금해지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제 사역지 중에 인디오 지역이 여러 곳 있는데, 2월에 그 지역 통제가 해제되어서 1년 만에 7시간을 걸어가는 쉬놀리라는 지역엘 갔었습니다. 제가 온다고 집 나무 대문에 ‘2021년에도 금 선교사를 사랑한다’ 라는 문구를 검은 숯을 가지고 써놓은 것을 보고는 그리움, 정, 감동, 등 다양한 마음이 스치면서 왈칵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1월부터 다시 인디오 지역에 매달 3일씩 들어가서 목회자와 리더 훈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도 작년 1년 제대로 훈련을 못한 그리움이 있는지 더 많은 인원들이 훈련에 참석해서 함께 먹고 자면서 공부하는 시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통제로 방문하지 못했던 마을들을 방문해서 수지침과 부황, 안경, 약품 등을 가지고 가서 함께 예배하고, 안부를 주고받는 일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8시-11시 30분: 깔따고 지역), 오후(1시- 4시 : 선교 센터)에 목회자 모임을 갖고 있는데, 1월부터는 통제가 완화되어서 거리두기 유지와 마스크 착용 등을 하지만 오전, 오후 각 10명 정도의 제한된 인원에 따르면서 꾸준히 잘 모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교회의 사정들은 아직도 제한적인 예배와 모임 등으로 어려움들이 있는데,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목회자와 교인, 교회의 경제적 어려움들입니다.

  작은 교회이고 자체 건물이 없이 세 들어 있는 교회의 어려움이 제일 심하고, 자립이 되어서 목회만 하던 목회자들 가운데서도 헌금이 줄어서 할 수 없이 주중에는 생계를 위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목회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형편입니다.

  주변의 선교사들 가운데서도 아직도 한국이나 미국에 가서 머물다가 사정상 사역지로 못 돌아온 이들도 있고, 교회들의 어려움으로 선교비 중단, 단기 선교팀 중단, 건강 이상, 등등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힘들어하기도 하고, 사역들이 이전처럼 정상적으로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곳의 학교들도 1년이 지나는 지금도 제대로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도시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한 수업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지방이나, 시골, 인디오 지역 등 인터넷 사정이 나쁘거나 안되는 지역들은 거의 방치된 형편입니다. 특히 시골과 인디오 지역의 경우, 인터넷이 안 됨으로 한 달에 한 번 학교로 가서 한 달 치 숙제를 받아오고, 숙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하거나, 조금 완화되는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 번 학교로 가서 일주일 치 숙제를 받아오고, 제출하는 형식으로 수업이 대체되고 있어서 세월은 가는데,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해서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경우에도 도시 교회나 규모가 있는 교회들은 인터넷을 통한 예배나 모임 등을 하지만, 대부분의 작은 교회나 시설이 열악한 교회, 시골이나 인디오 교회의 경우도 인터넷이 없으니 인터넷을 통한 영상 예배나 대체 모임들은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가정 예배라는 말은 하지만, 거의 방치된 수준에서 1년 이상을 지내오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골 교회의 경우, 어떻게라도 해보려고 밖에 의자들을 놓고 소수의 무리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기도 하고, 주일에는 재정부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교인 집으로 가서 헌금을 세금처럼 수거해 오는 교회들도 있지만, 이런 방법들을 통해서도 교회를 유지해 보려는 발버둥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조금씩이라도 예배를 하고, 모여 볼려고 애를 쓰지만, 아이들의 경우, 학교를 포함해서 교회에 모이는 것이 더 안 되는 현실이라, 교회학교는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세대라고는 하지만, 도시의 규모 있는 교회들이나 가능하지, 이곳의 대부분 작고 열악하거나, 시골, 인디오 지역은 줌이나 인터넷을 통한 방법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들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로 스페인어로 된 매일 묵상집을 만들어서 보급하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매일 한 장씩을 읽고,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마음에 닿는 구절을 쓰게 하고, 암송하게 하는 방법인데, 목회자 모임, 인디언 리더 훈련을 통해서 나누어 주고, 잘 해 온 이들에게는 간단한 선물들을 마련해서 전달해 주니, 선물에 유혹되어서인지 몰라도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도소에도 전달하는데, 어떤 방들은 매일 아침에 이 묵상집으로 경건회를 하기도 하고, 약 70여 명 정도가 교도소 안에서 매일 이 묵상집을 적는데, 그 중에 4-50여 명이 다해서 저희에게 전달해 오면, 저희가 선물을 포장해서 다시 전달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이들은 병원에 가기도 더 어려워졌고, 의사들도 출근을 하지 않는 이들이 많고, 전염 등으로 병원 가기가 이전처럼 쉽지 않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한 달에 몇 번씩 센터에서 수지침과 부항을 하고, 있는 약품들 가운데 간단한 것들을 주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서로 소개하고 소문을 내어서 점점 많이 찾고 있기도 합니다. 안경이 필요한 경우에도 이전에는 교회들을 방문해서 사역을 했으나

  모임의 통제로 당분간은 필요한 사람들을 센터로 오게 해서 안경을 해 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이다 보니, 이전보다 구제 사역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생필품(쌀, 콩, 기름, 스파게티, 설탕, 소금, 밀가루, 세제, 신발, 헌옷, 등) 중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마련해서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선교팀들이 다녀가시면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게 되는데, 선교팀들이 한팀도 오지 못하게 됨으로 구제 사역의 요청은 더 늘어나는데, 한계는 있습니다만... 파송 교회와 더불어 후원하는 교회들의 헌금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