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이 악기를 배운다고 우리교회 오케스트라에 가입했습니다.
전혀 초보자 중심이라고 했는데, 여러 조건으로 보아 나에게는 버거웠습니다.
그러나 배우기로 했는데 한번 시작한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악기 중에서도 제일 다루기 어렵고 힘든 "클라리넷"을 선택했으니 오죽해요?
원래는 섹스폰이 있으면 배우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우리교회 오케스트라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시작한게 어언 1년이 넘었네요. 1년이나 배웠는데도 잘 안돼요.
악보 보는 것도 서툰데, 악기의 정해진 음을 악보의 장단에 맞춰 음율을 나타내는 것이 참 힘들어요.
그래도 찬송가 중 배우고 싶은 곡을 연주할 때 찬송곡이 되면 얼마나 신기한지......
그리고 연습을 합니다. 매일, 계속해서.....
그런데요. 연습할 땐 실수없이 잘 하는데, 자신을 가지고 헌금송을 할 때는 꼭 틀리거나 실수를 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자신이 있었는데......
벌써 3번의 기회마다 잘하지 못했습니다. 실수하고 떨리고 주눅이 들고.....
창피하기도 하고, 다시는 나서고 싶지도 않고, 얼굴들고 교우들 보기도 민망하고...
나는 음악이나 악기 다루는게 소질이 없나봐요. 틀릴때마다 악기 배우는 것 그만 둘까? 생각도 수없이 했는데...
그래도 그만두는게 아쉽기도 하고, 혼자서나마 찬송이 되는 것이 신기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요. 이제 깨달았어요.
내가 악기를 잘 못다루고 음악에 소질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아요?
배우고 싶고, 배워서 찬양곡을 서툴게 나마 연주할 수 있다는 거, 그 마음이 더 소중하잖아요?
교회에서 헌금송으로 드리는 찬양, 틀리면 어때요. 하나님 영광을 위해 드리는 연주인 걸요.
잘하거나 전문가이면 연주회를 하면 될 것을 ... 나는 잘 하지도 전문가도 아니거든요.
또 연습할 때는 그런대로 틀리지 않고 잘 하는데, 왜 강단에 서서 교우들 앞에 서면 주눅이 들고 잘 못 할까요?
내가 그 만큼 작다는 것을 알고요. 교만보다는 모자라고 낮은자의 본 모습 그대로 자신을 볼 수 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연주자의 솜씨를 뽐냄이 아니라 서툰 모습으로 오직 하나님 영광을 위한 마음으로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되잖아요. 너 왜 그렇게 못하느냐고 꾸짖는 분이 아니시고,
서툴고 틀려도 따뜻한 미소로 다독여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시니까요.
기왕에 안 틀리고 잘하면 더 좋을 것이지만 틀리고 서툴면 어때요? 하나님께 그 영광을 올려드리는 찬양인데....
옛날 교회에서의 어른들의 찬송은 곡을 알고 부르는 찬송이 아니고 그저 무조건 부르는 영광의 찬송이었지요.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 영광을 위해 드리는 악기연주의 찬양으로 자신의 모자람을 덮으려고 합니다.
모자람과 부족함의 작고 낮은자의 변명입니다.
격려와 사랑으로 다독여주신 교우들께 감사하며 그 선한 마음에 주님 주시는 은혜가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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