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순례.54

인디언 모임에서 아침묵상을 하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주님은 노숙자셨구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고

여우들도 자기 굴이 있는데

머리 둘 곳이 없으시다는 주님,

요즘 표현으로하면 분명 노숙자이십니다

노숙자가 아니면, 적어도 노숙자 신세입니다

참 기가막힌 표현/묵상?입니다

그런데도 역설적이게 주님은

세상 사람들의 쉼터/쉴터였습니다

이런저런 세상의 사람들이

당신에게로 달려와서/가서, 몰려들어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받고

보호받고, 위로받고, 치유받고, 힘을얻고

회복되고, 용기를 얻어 새로운 인생이 됩니다

노숙자같던 주님은 해결사인 셈입니다

누구나 목이 마르면 마셔야하고

누구나 배가 고프면 먹어야하고

추운 곳에서는 따듯한 것을 찾게되고

더운 곳에서는 시원한 것을 찾게되고

그 사람이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그 사람이 기독교이든, 타종교인이든

좌파이든 우파이든, 남자이든 여자이든

그렇게보면 모든 사람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차이보다는 같음

본능적인 같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현실은 같음보다는

다름, 혹은 차이를 가지고 더 싸우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이런저런 것 가지고 산다는 사람들도

오히려 노숙자나 혹은 노숙자 신세인

주님께 달려가서/와서, 모여들어

자신들의 문제들을 해결받아야하지 않습니까?

주님은 노숙자들의 피난처, 날개 그늘이십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세상이라는 벌판에서

노숙자 인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노숙자 주님을,

노숙자 대부인 주님을 따라야지요

이번 인디언 지도자 훈련도 행복했습니다

내 영혼의 순례.55

3박 4일간의 12번째

인디언 훈련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에도 차비, 약품, 물품, 점심까지

정성껏 챙겨서 정류장까지 태워다줍니다

올 때는 옷가지 한 두개의 손가방이지만

언제나 갈때는 마대포대 한자루씩이나

간혹 선교팀이 놓고간 가방이 있으면

거기에다 한가득씩 담아서 가게됩니다

큰 짐을 어깨에 메고 정류장을 떠나는 이들을 보면

친정왔다가 돌아가는 딸을 보내는 것 같아서

가는 모습은 늘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정말 멀리서들 왔다가 갑니다

버스를 타고 3-5시간을 오고/가서

다시 3-10시간을 걸어야하는 곳들입니다

미안하기도하고, 기가막히기도하지만

공부하는 중간에 이들의 삶과

간증들을 나누다보면 힘든 삶에

가슴이 답답하기도하지만 감동으로 눈물이 납니다

자연 환경의 풍성함을 제외하고는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아무것도 없는 원시적인

그곳에서도 그들이 믿음으로 살아가는 노력이

그들의 간증으로 들려질 때 눈물은 더해집니다

정말 복음의 능력입니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복음이 아니고는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오전에 정류장에서 포옹하고 이들을 보냈는데

오후에 비가오니, 또 걱정이 됩니다

짐을 가지고 어두워지는 그 산길을, 밤길을

3-10시간을 걸어야하는데...

공부시키고, 선물보내고, 기도하면서도

미안합니다, 인디언 형제들이여

훈련한답시고, 그 먼길을 내려오게해서.

감사합니다, 인디언 형제들이여

그 먼길을 12번씩이나 다녀갔으니...

주님이 아십니다, 형제들의 마음을.

복음 때문에 산을 넘는 사랑입니다

우리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우리가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복음은 사랑입니다, 눈물입니다

형제들이여, 더 돕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 영혼의 순례.56

추석입니다

선교지의 추석은

하늘의 둥근 보름달과

하늘의 별 보는 일 외에는

이 땅에서는 정말 별볼일 없습니다

선교지에 오래살면서 늘

별볼일없는 명절을 보내고 그런줄 알면서도

막상 명절이 되면 마음만은 더 심심해집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성탄카드를 보내듯

메일로 선교보고를 추석인사와 함께 보냅니다

이번달 배달된 기독교 사상 잡지의 특집이

‘순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순례’ 혹은 ‘순례자’

늘 내 주변을 맴도는 단어입니다

내 생각의 여정은

가끔은 밑도 끝도없는 순례의 여정입니다

시작도 끝도없는 순례, 순례자의 모습

아니, 어쩌면 내게는 순례보다는

술래, 혹은 술래잡기가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지만...

추석입니다

송편은 못먹어도 가족이 함께

저녁에는 피자집이라도 가야겠습니다

추석, 순례, 순례자, 술래, 술래잡기

강강술래, 강강술래...

내년 추석에는 고향같은

인디언 마을에라도 가서

보름달아래서 인디언들과 예배하고

손잡고 강강술래라도 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추석 잘 지내시길

멀리서나마 기도해드립니다

꾸벅,

꾸벅,

꾸벅,

조는게 아니라, 추석 인사입니다

이리저리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님의 크신 은혜이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