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교회개척 현지탐방일지

○ 기간 : 2015. 12. 7 ~ 12. 11(3박 5일)
○ 탐방지 : 필리핀 마닐라 몬딸반 산이시드로 지역
○ 탐방단 : 안효관 목사 외 13명(전덕길, 김동철, 박영규, 이권형, 김준곤,
          엄용애, 정영자, 박준희, 문혜숙, 신현미, 백옥순, 조소영, 김인옥) 

○ 탐방일지
◈ 12월 7일(월)
  우리교회는 안효관 목사의 제언에 따라 교회창립 60년을 기념하여 해외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하고 적정 지를 물색하던 중 필리핀에서 사역중인 선교사 김용기 목사를 소개받고, 김 선교사가 사역하는 현지 교회와 사역현장을 관찰, 우리교회가 개척할 수 있는 실지를 탐방,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하여 현지 탐방 실사단을 모집 자원자 14명으로 구성 몇 주간의 모임을 통해 준비하고, 드디어 오늘 현지로 출발하게 되었다.
  전주직행버스 터미널에서 모인 우리 일행은 인천국제공항을 운행하는 전북고속(70아 1008호) 직행버스로 13시 20분 전주를 출발 16시 35분 공항에 도착하여 들고 가는 짐의 탁송과 출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에서 김밥 등 가벼운 저녁으로 식사를 마치고 대기하던 중, 예약된 제주항공에 19시 50분 탑승, 20시 30분 드디어 인천공항을 이륙 목적지인 필리핀의 마닐라로 향하게 되었다.
  비행중 기장의 방송 멘트는 현재 일만 미터 상공을 시속 800km의 속력으로 목적지를 향해 비행하고 있으며, 4시간 여후에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는 것과 승무원들의 안전 조치를 위한 여러 가지 설명들 외에 적막속의 밤하늘을 날았다.
  다행인 것은 우리국적의 비행기(제주항공)로 기내방송과 승무원들이 우리말로 소통이 가능했던 것이 자유로웠고, 편안했다.
  비행기는 우리 시간 12월 8일 0시 30분(현지시각 23시 30분) 마닐라공항에 도착하였고, 우리 일행이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오자 현지 선교사 김용기 목사가 현지 사역자들과 마중하였다. 현지시간 8일 0시 10분(우리시간 01시 10분, 이하 현지시간) 공항을 출발하여 몬딸반지역에 있는 노아파크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50분, 숙소인 노아파크는 3층의 오래된 작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냉장고도 없는 낡은 건물이었으나, 숙소까지 들어가는 길목은 수목과 수영장을 갖추고 있는 매우 운치 있는 휴양시설이었다. 우리 일행은 늦은 잠자리를 통해 첫날의 묵은 피로를 풀었다.
◈ 12월 8일(화)
  필리핀에서의 새날이 밝았다. 아침 7시에 기상, 주변을 산책하며 경관을 관람하고, 8시에 노아파크에서 준비한 아침식사를 하였다. 식사는 알람미 쌀밥에 계란 후라이, 햄 몇개와 커피 한잔, 이런 아침식탁이 우리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특별히 준비한 식탁이라는 설명, 그래도 하루의 일정을 위해 식사를 마치고, 9시 30분 한 대의 지프니(필리핀 사람들의 대중교통수단) 형 차량으로 숙소를 출발한 우리는 김선교사의 안내로 교회탐방을 시작하였다.
  10시 맨먼저 도착한 곳은 전주 인후동 성결교회에서 개척했다는 마닐라시 몬딸반지역에 있는“까시글라한 미숀처치(Kasiglahan Mission Church (KMC) )", 까시글라한은 ”기쁨의 도시“라는 뜻이란다. 교회는 4층 옥상으로 되어있고, 2층은 어린이집으로, 교회의 권사님의 생신을 기념하여 계속 증축하여 4층이 되었다고 한다. 교회는 층당 25평정도의 작은 교회였고, 우리가 갔을 때 2층 어린이 집에서는 2개 반의 어린이들이 공부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과자 등 준비한 것들을 나누어 주고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고 그곳을 나왔다.
  사실 현지 정보가 부족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갔는데, 다행스럽게도 전덕길 장로께서 미리 현지 형편을 알고 영양제 텐텐과 볼펜과 어린이에게 필요한 과자들을 제법 준비한 관계로 부족하나마 나눌 수 있었음이 다행일 것이다. 우리도 나름대로 간식거리로 준비했던 것들을 다 모아서 일정 내내 나눠주고 올 수 있었다.
  SMC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린이집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손수 우리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고, 함께 잡은 손은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대며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러한 인사의 모습은 지역을 옮겨가며 하던 길거리 “노방전도(길거리 번개사역)”의 현장에서 만나는 어린이들 모두의 모습이었고, 친근함이었다.
  SMC를 나와 10시 30분 김 선교사가 시무하는 “몬딸반 미숀 처치(Montal ban Mission Church(MMC))"에 도착하여 교회의 연혁과 사역자들을 소개받고, 교회개척과정과 필리핀 현지 사역자들의 양육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잠시 쉬면서 손님대접으로 수박만한 ”야자열매(코코넛)“에 빨대를 꽂아 우리에게 하나씩 주어서 과즙을 마시게 되었는데, 그 양이 대단하여 다 마시기가 난해하였다. 그래도 갈증을 해소하고 몸에 좋다고 하여 다들 한통씩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야자열매의 과즙을 다 마시는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우리는 다시 지프니에 몸을 싣고 다음 장소인 “산이시드로 미숀처치(SANISIDRO MISSION CHURCH(SMC))”로 안내되었다. 이곳은 필리핀 마닐라시의 외곽에 있는 몬딸반 지역으로 현지 선교의 중심센터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교회당이 2층으로 건축되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역시 2층으로 길게 공부할 수 있는 7~8개의 거실로 칸막이 되어 나뉘어져 있는 건물이 있다. 1층 제일 첫째 방은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고, 각 방마다에는 나름대로의 쓰임이 있었는데, 성경공부를 하는 방, 워쉽 등 율동을 연습하는 방, 태권도를 가르치는 방 등 각기 필요에 따라 운용할 수 있도록 꾸며진 방들이었다. 현지사역자들을 위한 공부방으로 활용하기위한 방들이다. 마당을 가로 질러 사방이 트인 서너 개의 초막(우리의 모정 같은)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쉬기도 하고, 성경공부도하고 기도도 하는 곳으로 쓰여 지고 있었다.    교회당 바로 앞에는 함석으로 지붕을 이은 쉼터가 있고, 이곳이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게 되었다. 준비된 점심은 김선교사의 사모이신 “김양금선교사”와 현지 사역자들이 함께 우리를 위한 한식으로 식단을 꾸려 늦은 점심에 시장 끼를 더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후, 잠시 쉰 후에 “산이시드로 선교센타”에 대한 비화와 함께 우리들의 목적인 교회 개척의 적정성과 김 선교사의 계획 등을 듣고 질문하며 함께 담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지 선교센타는 몬딸반 지역내의 산이시드로(지역이름)지역의 이름을 따 지은 것으로, 지역 시장과의 교분을 통해 3,500평의 부지(1억 2천만원)를 맨손으로 시작하여 구입할 수 있었던 과정, 교회를 건축하고, 교육센터를 마련하고, 교육생들을 위한 기숙사건축 계획 등과 주변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디딤돌로 교회들을 개척하고자 하는 열정과 계획들을 들을 수 있었다.
  선교센타는 2013년에 설립하였으며, 필리핀선교사역자의 훈련센터로 활용, 현지인들을 교육시켜 필리핀 전 지역에 파송할 계획이며, 우선 20명의 선교사를 훈련시켜 파송할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김용기 목사는 “먼저 하나님께 구하고, 사람에게 구하자”는 의지로 하나님사역을 진행하여 오직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따라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담론을 마무리 하였다.
 김용기 목사(이하 선교사)는 선교센타외에 4개의 교회를 돌보고 있으며, 주일에는 선교센타와 4개의 교회당에서 약 2천여명이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방학 중에는 초등학생 700여명, 중고등학생 약 400여명이 모여 수련회를 한다고 알려주었다.
  담론을 끝낸 우리는 오후 16시 30분 일명 “쓰레기 산”을 방문하여 쓰레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참상과 그들의 일상에 대해 들 을 수 있었다.
  쓰레기산은 말 그대로 가파른 산길을 지프니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 산등성이에 마닐라시지역의 쓰레기들을 모아다가 버리는 곳으로, 우리가 올라간 그 시간에도 계속 쓰레기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올라오고 있었으며, 그 곳에 정착하여 사는 사람들은 그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그 속에서 숙식을 하며 살고 있는 현장이다. 쓰레기가 산을 휘 덮고 쌓여있는 곳, 가는 길목에는 그 쓰레기들을 뒤지고, 필요한 것을 고르고 모으는 사람들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퀴퀴한 냄새는 코를 찌르고, 파리 때가 우글거리는 쓰레기가 산적한 산을 오르는 곳곳에 얼기설기 엮은 철판과 판자들로 집을 짓고, 거기 사는 사람들의 모습들, 참혹하다 못해 과연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고,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이들은 쓰레기 속에서 먹을 것을 찾고, 생활도구를 얻으며, 쓰레기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병들면 죽어야하고, 그들의 존재자체가 기록으로 남지 않는 버려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산이시드로 선교센타(김용기 선교사)에서는 수시로 이곳을 찾아 쌀을 나눠주고, 죽을 끓여와 피딩(feeding, 음식나누기)사역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함께한 당일에도 같은 사역을 하면서 우리 일행에게 죽을 나눠주도록 하였다. 죽을 나눠주던 우리 일행들은 그들이 너무 안타까워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하고, 센타 측은 죽이 모자랄까봐 걱정하는 등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산등성이 길을 하나 사이에 둔 반대편에도 같은 쓰레기 촌이 있었다. 그곳으로 가는 사이 잠깐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려 산 주위를 들러보며 김 선교사가 쓰레기산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그리 멀지 않은 민둥성이 산에는 어둠이 깔리고 있는 그 시간에도 계속에서 덤프트럭들이 쓰레기를 가져다 쏟아내고 있고, 그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주변을 맴돌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전주충만한교회(이상규 목사)가 후원하여 세운 교회“란드힐 임마누엘 미숀 처치(Landfil Immanuel Mission Church(LMC))”가 단층 40평정도의 교회당으로 세워져 있었다.
  LMC의 교인들은 모두 교회주변 쓰레기 산에 사는 사람들이었고,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밤이 내려앉은 오후 18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교회 앞에는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곧바로 길게 줄지어 선 아이들을 향한 피딩(음식나누기)사역을 하게 되었고, 음식을 나누기 전 그들을 위해 김선교사가 합심하여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안하여 우리일행은 그들을 위해 합심하여 통성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어 김 선교사가 마무리 기도를 할 때에는 함께한 우리 모두 흐느껴 눈물을 훔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기서도 우리 일행은 피딩을 돕는 사역을 하였다.
  2시간여 그들과 함께한 우리는 그곳을 뒤로하고 산을 내려와 몬딸반지역의 번화가로 내려와 늦은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역시 저녁 쟁반위의 메뉴는 쌀밥에 통닭 뒷다리 반쪽과 신맛의 된장국 한 종지, 그리고 사이다 한잔이었다. 그래도 하루의 고된 일정의 끝이라 먹는 둥 마는 둥(많이들 남겼지만) 저녁을 마치고 오후 9시 반, 숙소인 노아파크로 돌아와 둘째 날의 저녁을 보내게 되었다.

◈ 12월 9일(수)
  셋째 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6시 주변 산책을 위해 숙소를 나서 무작정 주변을 둘러보며 걸었다. 숙소의 주변 환경이 수려하고 아름다움과는 달리 숙소 정문을 나서는 순간 인식이 달라졌다. 밤늦게 들어가고, 숙소의 높은 구름다리 위에서 보았던 환경과는 달리, 주변은 온통 갈대밭에 비포장의 웅덩이가 깊게 파인 도로는 옛날 우리의 시골길보다 더 험하고 곳곳에 물웅덩이가 깊게 패여 있어 통행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걷기도 불편한데 하물며 자동차의 모습은 볼 수 없고, 간혹 오토바이의 통행만이 눈에 띠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갈대숲의 군데군데는 쓰레기와 그 쓰레기들을 태운 잔재들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숙소 밖(2~30m) 인근에는 독립가옥이 아닌 군대 막사같이 연결된 형태의 가옥이 50~100m의 길이로 연결되어있는데 이런 형태의 주거형태는 골목하나를 사이에 두고 여러 개의 집단 주거지로 되어있으며, 10~15평 내외의 칸막이 형에 출입문과 창문이 하나뿐인 주거형태였고, 특이한 것은 밖으로 난 창문은 거의 모두 철근창살로 되어있었는데, 이는 범죄 특히 강도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런 형태의 집들은 그 지역의 모든 가옥들의 형태였고 하나의 집단 거주 지역이었다. 거실이 작은 까닭에 사람들은 샤워를 문밖 길거리에서 하고 있었고, 아무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지도 않았다. 나만이 유일하게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8시 30분, 우리 일행은 대기하고 있던 “지프니”를 타고, 아침에 산책 중 거닐었던 울퉁불퉁 그 길을, 아침 먹은 것 강제로 소화시키며(차의 요동으로 몸이 흔들려) “산이시드로 선교센타”로 갔다. 우리의 숙소와 선교센타의 거리는 얼마 안 되는 거리였지만 길이 너무 험하여 먼 길을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실제로 김선교사의 설명을 듣고서야 우리의 숙소였던 노아파크가 근거리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 센타에서 잠시 김선교사의 설명을 듣고, 근처에 있는 “사우스빌(Southvill) 8-c"의 초등학교(ELEMENTARY School)로 이동하였다. 여기 학교는 아침 일찍 (6시 (?)수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열대성 기후 때문일 것이다. 학교는 센터로부터 수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었고, 우리의 일부는 차량으로, 일부는 걸어서 학교로 가게 되었는데, 센타에서 가는 길은 작은 개울(하천)을 건너게 되었다. 굵은 대나무 4개를 엮어 만든 휘청거리는 다리를 조심조심 용감하게 건너서 개울을 따라 큰길로 나오게 되었다. 사우스빌 초등학교는 3층 건물로 되어있었으며, 학생 3,500여명의 공립학교로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산이시드로 선교센타 사역자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학교에서 각반별 학생들을 상대로 성경을 가르치고 있으며, 우리일행은 현지 사역자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 교실을 찾아 가르치는 모습을 견학하고, 함께 찬양하고, 선물도 나누어 주며 은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현지 사역자들의 열정어린 성경공부 수업을 통한 복음전도사역은 참으로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김선교사는 사우스빌 초등학교와의 인연을 소개해 주었다. 3500여명의 학교에 화장실이 3개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것을 알고 선교사가 10개의 화장실을 더 만들어 주었고, 현지 시장이 1명밖에 안주는 학생장학금을 27명에게 주고, 시장은 장학금 3000페소(75,000원)를 증서만 주고 시청사로 와서 장학금을 받아가도록 하였지만, 선교센타에서는 27명(81,000페소 우리 돈 2,025,000원)에게 현장에서 증서와 현금을 장학금으로 주었다고 한다. 이에 감격한 학교장의 배려로 이루어지게 된 결과라고 한다.
  원래 김선교사는 일주일에 한 번의 성경공부시간을 요청했는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 매일 와서 성경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일에는 선교센타에서 역시 학생들을 상대로 성경공부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장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지사역자들이 성경을 가르치는 동안 우리는 학교주변의 화장실 등 선교센타에서 마련해준 시설들을 둘러보고, 갔던 길을 되돌아 도보로 센타로 돌아왔다.
  학교에서의 특별한 현상은 선생님들이 사용할 교무실, 또는 행정실이 없어 선생님들은 교실 밖 복도 등에서 책상을 연결하여 두고 교과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또 학생들은 우리를 보고 따뜻한 미소로 반겼으며, 친절한 인사도 외면하지 않았고 반겨주었다.
  김선교사는 우리일행에게 여유의 시간을 주지 않았다.
  선교센타로 돌아온 우리는 지프니를 타고 노방전도(길거리선교)를 위한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11시 30분 인근의 햇빛 가림의 지붕이 있는 농구장으로 이동하여 번개식 ”노방전도(길거리 선교)“를 체험하였다. 김선교사는 우리일행과 현지 사역자들과 2인 1조를 이루어 선교지를 집집마다 나눠주게 하고, 곧 이어 10분 이내로 10명씩의 아이들을 모아오라는 미숀을 주었다.    현지 사역자들은 늘 상하던 일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으나 햇빛 뜨거운 날씨에 온 몸이 후줄근하게 젖은 몸으로 땀을 흘리며 돌아다니는 것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한 바퀴 휘둘러 농구장으로 가니, 어느 사이 어른과 어린이들이 섞여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금 새 300여명의 어린이 중심의 군중이 모였다.
  특히 선교지를 나눠줄 때 어느 누구도 거부하거나 불쾌해 하지 않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받아주고 읽어보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고 따뜻해 보였다.
  벧 처치(필리핀 사역자)등 현지 사역자들이 이동 엠프에 설치한 마이크를 들고 글씨하나 없는 그림책을 펼쳐들고, 그림동화를 설명하듯 현지어로 말씀을 전하고 찬양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열정 그 자체였고 감동적인 선교현장이었다. 목청껏 말씀을 외치고, 율동을 겸하여 찬양하고, 기도하며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은 기이하고 신기할 정도였다.
  2시간여의 선교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미리 준비한 빵과 음료를 우리 일행이 나눠주도록 하여 그 사역을 우리 일행이 감당하며 현지봉사의 시간과 그에 임하는 우리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노방전도를 끝낸 우리 일행은 근처에 있는 가정교회(현지 목회자가 가정집 2채를 합해 설립한 교회)에서 잠시 현지에서 조달한 빵과 음료로 허기를 때우며, 교회의 설립배경 등을 듣고, 교회와 현지 목회자를 위한 기도와 즉석 헌금을 하고 김 선교사가 이끄는 대로 발길을 돌렸다.
  땀도 나고, 등은 타는 듯이 뜨겁고,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픈데 점심소식도 없다. 그렇다고 밥 안주느냐고 물을 수도 없고, 현지시간 오후 14시, 우리 시간으로는 점심시간을 훨씬 넘긴 15시다.
  우리의 사정을 알아차렸는지 다음 장소는 현지 선교센타가 있는 산이시드로 미숀 처치다. 센터로 돌아온 우리는 이미 식단을 준비하고 기다리던 김양금선교사(김용기 목사 사모) 등의 편의로 전날과 같은 우리식의 식단으로 맛있게 늦은 점심을 먹고, 잠깐 숨만 돌린 뒤에 인근의 이주된 빈민들의 정착촌 선교에 나섰다.
  선교센타는 넓은 공터에 지어졌고, 인근 이주민 정착촌과의 사이에는 참으로 괴이한,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건물이 줄지어 있었다. 일명 죽은 사람들의 안식처, 즉 우리의 무덤과 같은 의미이다. 이곳은 무덤이 아니고, 시멘트로 시체가 한 구들어갈 만한 공간의 사각형으로 정착촌의 집들과 같이 길게 만들어진 시멘트무덤이 있다. 시멘트무덤은 시체 5구(5층)가 들어갈 정도의 높이로 지상 2~3m 높이의 아프트촌처럼 줄지어 있는데, 센타와 정착촌을 사이에 두고 길게 3~4불럭으로 지어져 있고, 계속해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상하기 쉬운 시체의 내장을 꺼내 불태우고, 산화방지처리를 한 후에 시멘트무덤에 넣고 입구를 봉해버리면 완전 하나의 무덤이 형성되는 것이다. 우리의 추모관 형태로 납골이 아닌 시체를 넣고, 입구를 완전히 봉해버리면 그 형체도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다만, 무덤입구를 막은 시멘트에 죽은자의 이름을 쓴다든가 여러 모양의 표시로 누구의 무덤인가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장례문화가 국가에 의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의 사람들은 죽은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와 달리 혐오스러워하거나 불안해하지도 않고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그들도 죽으면 역시 그곳으로 들어갈 운명이니까.. 
  우리가 선교활동에 나선 곳은 마닐라시내에서 강제로 이주된 빈민들의 정착촌으로, 제 4구역까지 거의 이주가 완료된 상태로 현재 제 5지구의 정착촌이 건축 중에 있었다. 이주민 정착촌은 약 10~15평 정도의 군대의 막사처럼 길게 연결된 가옥들로 출입구 하나에 창문이 하나인 집에 부모, 자녀손 등 작게는 4~5명, 8~10여명의 온 가족이 함께 모여살고 있는, 옛날 우리의 대가족의 생활모습과 비슷하였다. 마당도 없고, 차가 비켜가기 힘든 골목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이곳에 이주된 사람들은 대부분 마닐라시로 나가 일을 하고 오는데, 하루 일당(300페소 : 우리돈 7,500원)의 3분의 1을 교통비로 부담하는 등 삶이 너무 곤핍하고 어렵다고 한다.
  센터를 나서는 우리에게 김선교사가 직접 전도지 한 뭉치씩을 나눠주며, 무조건 한국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처럼 읍소하며 따뜻하고 친절하게 전도지를 나누어주라는 것이었다. 대낮 햇빛이 뜨거운 길을 나서는 우리에게 우산을 나누어주며 임무를 주는데, 우산이 모자라 여자들에게 양보하고 걸어가는데, 와~ 완전히 등짝이 타는 듯이 뜨겁고, 온 몸은 땀이 후줄근하게 젖어드는데, 더 있으라고 해도 못 있을 것 같은 힘듦이었다. 저절로 이곳에서 사역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골목을 돌며 전도지를 나눠주고, 모이라는 곳으로 가니, 주택 앞 공터에 이동 엠프를 설치하고 사람을 모으는데, 순간 역시 좁은 공간에도 불구하고 200여명이 훨씬 넘는 아이들과, 삼삼오오 어린애를 안은 엄마 등 어른들이 둘러 모였고, 오전의 행사와 똑같이 현지 사역자들이 찬양하고 설교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데, 저들은 피곤하지도 않은 걸까 ?, 우리는 주변 길가에 쭈그려 앉기도 하고, 착실하게 어린아이들을 안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현지어를 열심히 경청하는 일행들은 그래도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오후 15시에 시작한 노방전도는 16시 30분 끝내고, 다시 장소를 이동하던 중, 너무 갈증이 심하고 무더워, 교인이 운영하는 조그만 가게에 들러 콜라 등 시원한 음료로 쉼의 시간을 가졌다. 곧 바로 한 번도 노방전도를 하지 않은 곳이라는 제 4지구로 가는 길에 전도지를 나눠주고, 내년에 개교할 예정으로 지어진 학교 공터에서 역시 오늘 세 번 째 노방전도를 시작하였다. 김선교사는 우리에게 5분내로 10명의 아이들을 모아오라고 했는데, 가옥을 휘둘러 학교 공터로 가보니 벌써 수백명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뒤섞여 있었고, 피곤하고 힘들었는지 고장나버려 쓸모없게 된 엠프를 뒤로하고, 사역자들이 육성으로 열심히 전과 같은 방법으로 복음전도 선교사역을 하였다.
  이런 현지의 모습을 보면서, 여기야말로 하나님 복음의 터를 세워야할 곳이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곳곳이 복음이 필요한 터였다고 생각한다.
  잠시 시간을 내어 김선교사와 담소하면서, 만약 우리교회가 그곳에 새 복음의 터를 개척하고자 한다면 지금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이곳(제 4구역)을 천거하고 싶다며, 자신의 구상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었다. 제 4구역 바로 옆에는 넓은 밭이 있는데, 그곳의 일부를 구입하여 교회당을 건축하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이었다.
  우리 일행이 둘러보고, 정착촌 제4 지구의 끝자락과 제 5지구가 건축 중인 부근의 땅을 구입하면 좋은 복음전도의 터가 될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제 4지구는 2년 전부터 입주가 시작된 지역으로 우리가 현재 노방전도사역을 하고 있는 학교건물(2016년 개교예정)이 있고, 인근에는 지역 관공서가 들어올 예정인 곳으로, 인근에는 작은 성당이 하나있을 뿐이라고 했다.

  참고로 필리핀은 천주교가 국교로 인정받을 정도로 85%의 국민이 천주교를 신봉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우리가 방문한 지역들에는 의식적인 천주교신앙이 있을 수 있지만, 얼마든지 생활여건과 도움을 통해 기독교복음의 진리를 전하고 새롭게 새 신앙을 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되었다.
  필리핀이 천주교를 신봉하게 된 것은 천주교를 신봉하는 스페인의 강점으로 인한 영향인 것 같았다. 오랜 기간(330년)의 토속신앙으로 길들여진 천주교이기에 국민의식과 실제로 번화가의 경우에는 천주교의 신앙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오후 17시에 시작한 노방전도는 어둠이 짙게 깔린 18시 30분 종료하고, 산이시드로 선교센터로 돌아와 필리핀 마닐라 몬딸반 지역의 선교와 교회개척탐방의 일정을 마무리, 현지 사역자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오후 19시 새로운 숙소를 향해 출발하였다. 
  마닐라는 교통이 복잡하고 체증이 심해서 장시간의 운전이 필요하고, 매우 숙달된 운전이 아니면 운전하기가 매우 위험하고 안전이 어려운 여건이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한국교민이 운영하는 식당(Metro Seoul(메트로 서울))에서 한식으로 식사를 하였다. 식사 중 김선교사의 하나님사역의 계기와 해외사역을 하게 된 동기 등을 말할 때는 울컥 감정이 격하여 그 마음이 애처롭고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하심의 역사를 눈으로 보는 듯하였다.
  식사를 끝내고 정체가 심한 도심의 교통을 헤치고 오후 22시 30분 새 숙소인 리치몬드 호텔(RICHMOND HOTEL)에 도착, 복잡한 수속을 마치고 각자의 숙소에서 짐을 풀고, 23시 안효관 우리목사님의 방에서 교회개척지 탐방의 결산모임을 가졌다.
  지난 2일 동안 분주하게 몬딸반지역의 사역현장을 돌아보면서 우리교회가 새로이 개척할 교회에 대하여 보고 느낀 대로 의견을 듣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는 사실상의 탐방지 결산 모임이었다. 물론 당회의 결정이 남아있었지만 먼저 탐방자들이 본대로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되었다. 논의 결과 탐방자들이 솔선하고, 교회의 동의를 구해 새 부지에 건축하는데 힘을 더하기로 하고 모임을 종료하였다. (결산모임결과는 추록참고)
  우리는 결산모임을 끝내고 각자의 숙소로 돌아와 하루의 분주했던 일정의 피로를 풀게 되었다. 시간은 벌써 밤 24시, 새날을 시작하는 0시로 넘어가는 시간이다.

◈ 12월 10일(목)
  오늘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우리나라로 돌아가는 날이다. 비행기는 제주항공, 저녁 23시 40분 출발예정, 마닐라에서의 하루가 남아있다. 필리핀을 알려면 필리핀의 역사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김선교사의 안내를 따라 마닐라에 있는 유적지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아침 6시 30분 기상, 호텔주변을 둘러보고, 아침운동을 위해 걸어보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다. 거리는 무수한 사람들이 직장으로 출근하는 모습이 분주했고, 차량의 행렬은 끊임없이 도로를 메우고 달리고 있다.
여기는 어디일까?
어제까지 우리가 가서보고, 활동했던 그곳은 어디였을까 ?
우리가 탐방하며 사역에 동참했던 곳과는 너무 다른 별천지의 곳, 높은 빌딩이 숲을 이루고, 말끔히 차려입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일터로 달려가는 모습들, 너무 많은 차량의 행렬로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소문대로 도로마다 꽉 들어찬 차량의 행렬들, 우리가 앞서 경험했던 지역의 삶의 모습과는 완전히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무작정 걷다보면 호텔로 돌아가는 길이 나오겠지 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돌고 돌아 길을 찾아도 호텔이 나오지를 않는다. 무작정 걷기 30분이 지난 뒤에는 가는 사람 붙들고, 리치몬드호텔을 물어 물어 겨우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마터면 미아가 될 수 있었을 산책의 길이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7시 30분이 넘었다. 벌써 2층 식당에서는 식사들을 하고 있다. 탐방 내내 룸메이트였던 김동철장로와 함께 호텔뷔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단은 다양했으나 역시 우리 입맛에 맞는 식단이 아니어서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짐을 싸들고 출발준비를 하였다.
  우리를 안내하기로 했던 김선교사 일행과 함께 10시 30분 호텔을 출발, 시내 유적지 투어에 나섰다. 11시 30분 필리핀 독립의 영웅 “호세 리잘”의 무덤과 그 흔적이 있는 리잘 파크(리잘공원)에 도착하여 김선교사로부터 공원의 유래와 호세 리잘(직업은 의사)에 대한 고사 등을 듣고, 공원 내의 여러 곳을 들러보고, 호세 리잘의 독립운동의 역사가 간직된 박물관과 필리핀을 식민지배 330년을 통치하면서, 그들의 요세로 사용했던 스페인 사람들이 건축한 “산티아고 요세”로 이동하여, 역시 스페인 식민지배의 역사와 호세 리잘의 유물 등이 간직된 박물관을 둘러보게 되었다.
  필리핀은 스펜인에 의해 330년 동안 식민지배를 받았으며, 그 다음은 미국과 일본에 의해 강점당하여 식민 지배를 받는 등 400여년동안 외세의 식민지배하에 핍박 받은 아픔의 역사가 있는 나라이다. 여기에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나라 잃은 식민지배를 받은 백성들의 고뇌와 고통을 알게 하는 유적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호세 리잘”이 산티아고 요세의 지하감옥에서 사형장으로 끌려 나가는 길을 따라 발자국이 조각되어 있으며, 요세 옆을 흐르는 강은 “파시그강”으로 마닐라 시의 중심을 동서로 흐르는 강인데, 요세의 지하 감옥에 갇혀있던 죄수들을 홍수가 나면 파시그 강물에 싹 쓸려 내려가 익사하게 하거나, 지하 감옥에서 죽은 시체들을 역시 홍수 때에 강물에 의해 쓸려나가도록 했던 필리핀의 참혹한 역사가 깃든 곳이었다. 특이한 것은 필리핀의 전통 옷은 호주머니가 없는데, 이는 필리핀을 식민 지배 했던 스페인이 스페인 사람들의 거주지에 일하러 오는 필리핀사람들이 행여 호주머니가 있게 되면 흉기 등을 가지고 와서 위해를 가할까 염려하여 호주머니를 없게 만든 옷이 지금의 전통 옷이 되었다고 한다. 요세의 담이 높았는데, 이것도 스페인 강점자들의 아성으로 필리핀인들은 허가받은 자들만 출입할 수 있었으며, 낮에 들어오고, 밤에는 모두 밖으로 내 보냈다고 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일본을 싫어하는데, 스페인이 식민지배 했던 330년 동안 핍박으로 죽은 사람보다, 일본이 강점했던 3년 동안 일본인들에 의해 학살된  필리핀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를 생각하며, 일본이 얼마나 악랄하게 식민 통치를 했던가를 알 수 있는데, 그런 참혹한 유적들이 곳곳에 산적해 있었다.
  요세 부근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부근의 마닐라성당을 둘러보게 되었다. 결혼식준비가 한창인 성당에는 갖가지 꽃장식이 되어있었다. 마닐라성당은 마닐라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역사가 깊은 곳이라고 한다. 특히 성당 상층에는 일명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웅장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대형이었다. (마닐라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을 몇 배가량 축소된 모습의 오르간이 “전주중부교회”에 가면 볼 수가 있다. 전주중부교회의 파이프오르간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크고 웅장한 파이프오르간이 마닐라 성당에 있으며, 세계 최고로 큰 파이프오르간이라고 한다) 
  마닐라성당을 나오는데 일단의 데모대가 여러 가지 타악기를 치고 구호를 외치면서 근처의 관공서로 몰려들고 있었다. 경찰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관공서 정문을 막아서있는 가운데, 데모대는 구호를 외치고, 북 등 타악기를 요란하게 칠뿐 우리나라와 같은 폭력적이고, 거친 행동은 볼 수 없어 참 신사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모대가 소리를 질러대도 관공서 앞에는 경찰뿐, 관리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우리는 장소를 이동하여 오후 15시에는 마닐라 해변의 부근에 있는 쇼핑몰(SMDC)에 도착하여, 둘러보기로 하였다. 여기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센타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센타 내에는 무수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었고, 출입하고 나갈 때마다 경비원들이 소지품을 검사하고, 몸수색을 하는 등 경비 또한 철저하였다.
  오후 15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의 쇼핑몰 견학을 마친 우리는 17시, 이제 공항으로 가기 위해 그곳을 출발하여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WENSH SPA(웬시스파)”에 오후 18시 도착하여, 목욕 등으로 그동안 땀 젖은 몸을 씻고, 저녁을 먹으며 잠시 쉰 뒤에 21시 20분 공항으로 출발, 저녁 22시 30분 마닐라공항에 도착하여 그동안 우리를 안내하고 동행했던 김선교사 일행과 작별하고, 수하물 및 탑승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저녁 23시 40분(우리 시간 24시 40분) 제주항공(732306호)에 탑승하여 필리핀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미 시간은 자정을 넘어 11일이 시작되었다. 현지시간 저녁 24시 20분 이륙, 비행기는 어느 사이 1만미터 상공을 시속 870km의 속도로 날고 있다는 기장의 안내멘트였다. 그리고 정확하게 3시간 10분만인 새벽 4시 30분(우리시간) 제주항공소속의 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여 게이트를 나올 수 있었다.
  공항 대합실에서 대기하던 우리는 6시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7시 20분 전북고속 리무진으로 공항을 출발, 10시 30분 전주 직행버스터미널에 도착, 짐을 챙기고 함께 모여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 격려하고, 안효관 우리목사님의 기도를 끝으로 마중한 가족과 함께 각자의 생활터로 돌아감으로서 교회개척을 위한 필리핀 몬딸반지역의 탐방일정을 모두 마치게 되었다.

※ 금번 필리핀 마닐라 몬딸반지역의 해외 교회개척을 위한 탐방여정은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하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여정에 동행한 탐방단의 적극적인 하나님사역의 참여는 너무 감사하고 고마움이었습니다.
  사실상 전혀 다른 생활여건과 열대성 기후로 인한 무더위 등 이국에서의 활동으로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음에도 조금의 불편함과 힘듦을 내색하지 않고 함께하신 여러분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교통편은 불편함의 극치였는데, 난폭운전에, 급정차에, 좁은 길의 위태위태하고 아슬아슬한 통행에도 불안을 내색하지 않고, 운전하는 분을 신뢰하고 믿었던 담대함, 손으로 붙잡을 곳 하나 없는 지붕과 옆면 등 가림 막만 있는 봉고트럭 같은 “지프니”와 험하기 그지없는 비포장도로의 수많은 움푹패인 웅덩이를 지날 때의 모두는 짐짝처럼 내 팽개쳐진 모습으로, 먹은 것이 저절로 소화되거나, 오히려 토해낼 듯 했는데도, 멀미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럴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재미있는 유머와 사건들로 차가 오히려 뒤집힐 정도로 깔깔거려 웃고, 손을 잡고 등을 두드리며 함께하는 모습은, 오히려 내가 보기 기이할 정도의 복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더욱이 첫날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으면서도, 김선교사의 안내를 따라 조금의 불평도 불만도 표출하지 않고, 교회 탐방과 쓰레기산의 일정 등을 마무리하고, 다음 날의 사우스빌 초등학교 방문, 사역지원과 한번에 2시간 가까운 노방전도(길거리 번개사역) 3곳을 다 소화한 것은 초인적인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불규칙한 식사와 입에 맞지 않는 음식에도 잘 적응하고, 불같이 뜨거운 날씨, 땀에 젖어 온 몸이 후줄근한 상태에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현지 사역자들과 호흡을 맞추어 함께 율동하고, 어린아이들을 보듬고, 머리에 손을 얹고 온화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기도하던 모습과 피딩(feeding: 음식나누기)사역에 정성의 마음을 담아 그릇을 채워주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어쩌면 너무 심하다 할 정도로 쉼의 시간도 없이 강행군의 사역안내에도 전혀 피곤한 기색 없이 김선교사가 시키는 대로 행하고, 현지사역자들과 함께 하는 모습은 너무 강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보면서, 여기가 바로 하나님의 복음의 터를 세워야 할 곳이라고 기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확정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음도 역시, 그들의 모습을 밝고 희망적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지 사역에 동참하여 열심을 다하고, 밤늦은 피곤한 시간에 다음으로 미루지 않고 함께 모여 결산의 시간을 갖고, 보고 느낌의 마음이 서로 하나 되어 다른 이견 없이, 솔선하여 탐방자들이 실지를 보고 느낀 대로, 현지 개척하고자 하는 지역의 부지 구입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 마음이 아닌, 하나님의 돌보심과 은혜의 결실이었다고 생각하며, 함께한 모두가 아름다운 공동체를 향한 나눔과 돌봄의 결심이었습니다.
  특히 목사님으로부터 탐방결과를 보고받은 우리교회 당회의 적극적인 해외 교회개척의 결정 추진 결의는 은혜이고 감사이며, 이 결정과 이루어가는 여정의 모든 결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은혜롭게 이루어지고, 그 선한 사역이 현지에서 복음전도의 귀한 사역으로 계속되어지길 기도하고 소망하며, 수고하신 모두와 탐방의 아름다운 결실을 위해 기도해주신 교우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현지 탐방기간 내내 우리를 안내하며 수고하신 김선교사님의 열정어린 복음사역과 현지사역자들의 열심을 직접 보고 함께 할 수 있었음에도 감사합니다.
  필리핀으로 출발하면서 귀국할 때까지의 탐방기간 내내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카메라를 메고 근황을 세밀히 촬영하느라 수고하신 우리 목사님, 김동철 장로님의 카메라에 담겨진 자료들이 현지의 생생한 모습으로 기억될 것에 자부심을 가지며, 교회 사랑방에 사진을 올려 근황을 상세하게 알려주신 김장로님과 전덕길 장로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금번 탐방계획을 주밀하게 하셔서 모든 일정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준비하신 우리 목사님과 재정을 맡아 수고해주신 김준곤 집사님의 수고에 감사합니다.
  교회 사랑방의 사진들을 보시고, 탐방일지를 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잘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 탐방후기 : 필리핀의 마닐라시는 필리핀의 수도이다. 시는 여러 개의 작은 시로 나뉘어 있는데, 시의 중심을 지나는 길은 신호등이 거의 없는데도 정체가 매우 심하고 시내를 벗어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전자들의 모습은 설사 난폭운전에 가까운데도 전혀 불안하고 두려운 기색이 없이 숙달되어 있었으며, 공간만 있으면 어떻게든 차가 끼어들고, 통과하는 기술이 신기하였다. 특히 아무리 빨리 달리다가도, 차가 끼어들면 바로 차를 세우는데 브레이크의 상태가 급정차에도 밀림이 없고, 바로 그 자리에 서는 것은 참 잘된 상태였다. 이곳에서는 무조건 들이받는 쪽이 가해자가 되기 때문에 먼저 차의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오면 무조건 서야했고, 그래도 짜증을 내거나, 경적을 울리는 것을 볼 수가 없었다. 참으로 인내력이 강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닐라시의 번화가와 물류센타 등에 붐비는 사람들의 인파를 보면서 같은 지역의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일상과 너무 다른 모습에, 극과 극의 생활상을 보는 듯하여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 추록
  몬딸반지역의 탐방결과 결실모임의 논의 내용을 상세히 여기에 기록하여 참고하고자 한다.
  탐방에 참여한 탐방자 일행은 논의 결과, 교회는 새로운 부지에 새 건물로 건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고, 솔선하여 해외의 새 교회당 건축에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우리목사님을 통해 현지 사정을 알아본 결과(김용기 선교사의 설명과 제안을 토대로) 우리가 보고 마음이 가는 곳은 앞서 소개한 새로 강제 이주민들의 정착촌이 형성된 제4지구의 끝자락과 제5지구의 정착촌 건설이 한창인 곳으로 정하고, 부지 매입과 건축을 향한 자금조달 방법을 논의 하게 되었다. 현지의 사정으로 볼 때, 부지는 평당 약 45,000원 내지 50,000원이 예상되는데, 150평정도(670만원~750만원)의 토지를 구입하여(토지 주인과 김선교사가 협상 중), 교회당은 단층(이후 어린이집 등을 운영할 수 있는 건물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스라브형 건물) 40평(평당, 건축비 80만원, 건축비 3,200만원 예상)정도에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농구장을 세우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탐방자들이 솔선하여 부지 구입비용은 부담하기로 즉석에서 결정하였다. 나머지부분은 귀국하여 교회의 동의를 구하고 모자란 자금은 헌금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건축비를 마련하기로 하였다.
       
◉ 탐방일지 요약
◈ 기간 : 2015. 12. 7 ~ 11(3박5일)
◈ 탐방지 : 필리핀 마날라시 몬딸반 산이시드로지역
◈ 탐방단 : 안효관 목사 외 13명(안내 : 현지 사역 김용기 선교사)
◈ 탐방일지
○ 12. 7(월) 출국
○ 12. 8(화)
  - 교회탐방(까시글라한교회(KMC)방문, 몬딸반교회(MMC)방문, 산이시드로 선교센타(SMC)방문, 선교센타설립과정 청취, 쓰레기산 방문, 피딩(음식나누기)사역동참, 란디힐교회(LMC)방문, 피딩사역동참)
○ 12. 9(수)
  - 학교견학 및 노방저도(길거리선교)동참(사우스빌 초등학교에서의 복음전도사역현장 견학, 노방전도사역현장 동참, 가정교회방문기도와 헌금, 선교센타 인근의 이주민 주택지 탐방 및 노방전도 2회 동참, 교회개척예정지 탐방 및 현지선교사의 계획과 방향 청취, 탐방자 결실모임
○ 12. 10(목)
  - 마닐라시 역사유적지 탐방(호세 리잘(필리핀 독립영웅)의 무덤 및 유적공원 탐방, 스페인의 요세 산티아고 공원 방문(호세리잘 유적 박물관 및 스페인과 일본의 식민지배 유물 등 견학)
  - 마닐라 대성당 견학(웅장한 세계최고의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곳), 아시아최고의 쇼핑물센타(SMDC)견학
○ 12. 11(금)
  새벽 귀국

◈ 재미있는 필리핀의 용어 몇마디
- 마간다 우마가(안녕하세요)-영어, 굿모닝과 같은 뜻
- 마할라 마할라 이타 (사) 빵이노(하나님을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 마할라 마할라 이타 (사) 헤수스(예수님을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 마간다 우마가(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