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매일 아침 출근길에 엄마에게 전화한다.
둘째와 셋째가 "엄마! 나, 출근해, 안녕히 주무셨어요?"
큰 애는 "엄마! 괜 찮아?" 건강이 안 좋은 엄마를 걱정하여 안부를 겸하여 전화한다.
매일 아침 출근 시간, 출근 시간은 달라도 전화는 늘 같다.
이제는 전화가 기다려 진다.
혹여 전화가 올 시간이 늦어지면 궁금하고 걱정이 된다.
벌써 몇 해 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변함없이 출근길의 인사이다.
아이들 출근 길 전화가 오면 엄마는 금방 얼굴에 화색이 만연하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휴대폰의 호출 음이 울리면, 안 그래도 부자연스러운 손을 놀려 확대 음으로 바꾸고도 귀를 갖다 댄다.
"응, 그래. 출근 해? 밤새 별일 없고? 오늘도 주님 안에서 승리합시다."
아이들은 곧바로 " 아 멘"으로 화답한다.
그리고 엄마는 덕담으로 아이들을 어루만져 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섭섭하게 하는 사람이 있어도 원망하거나 탓하지 말고 너는 그를 위해 기도해라" 꼭 덧붙여 말하고,
아이들은 "네, 그럴게요"하면서 대화는 끝이다.
출근 길의 짧은 전화 한 통화, 이것이 행복, 행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통화할 수 있음은 서로의 안위에 이상이 없음의 알림이고 안녕을 알게 하는 것이기에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위해 다시한번 기도한다. 우리 모두의 평안과 건강을 위해.....
예전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행복, 우연히 바라는 것들이 성취될 때 느낀다고 하는 행복,
아이들의 출근 길 전화 한 통화가 그토록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을 안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늘 바뀌지 않는 같은 대화이지만 엄마는 전화를 받을 때 만큼은 세상의 누구보다도 행복을 느끼며 감사한다.
엄마가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를 옆에서 들으며 나도 저절로 흐뭇한 마음이 된다.
애들은 나에게도 한마디 한다.
"아빠! 다녀올게요" "그래, 잘 다녀와" 나와의 대화는 이게 시작이고 끝이다.
그러나 마음은 한껏 나만이 느끼는 행복에 젖는다.
내가 아이들이라고 하는 이들은 50대를 넘은, 그러나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다.
그리고 전화할 때의 아이들 역시 엄마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어리광 가득한 철부지 아이들일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다들 제 몫을 하며 은혜 안에 살고 있어 감사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래도 늘 조심스럽게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기도한다.
오늘도 주 안에서 가내 화목하고 안녕과 평안하기를.....
고마운 마음으로 저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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