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황했다. 아픈 것은 고사하고 내일이면 성지순례를 떠나는 날인데 이 상태로는 도저히 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급히 정형외과에 가서 기다리는 동안 성지순례를 준비하는 장로님에게 "나는 내일 함께 못 갈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마음으로는 아쉬움 가득했다.

의사의 진료를 받는데, 아내가 묻는다. "내일 성지순례를 가는데 갈 수 있을 까요?"

그러자 의사의 대답이 시원하다 "그럼 요. 가야지요" 

나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내가 지금 얼마나 아픈데, 움직이기조차 힘든 환자를 앞에 두고 놀리는 것 같으면서도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처방대로 찜질하고, 통증 주사 맞고, 물리 치료 받고, 처방 약을 복용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정상적으로 성지순례에 동참할 수 있었다.

아내의 짧은 한마디 "갈 수 있을 까요"에 "그럼 요"의 화 답 이다.

성경에도 같은 상황의 얘기가 설명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열왕기하 5장에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이 나병 환자였는데, 나병을 낫기 위해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갔을 때, 엘리사가 "요단강 물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5:10)"는 처방에 몹시 화를 냈으나 시종들이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 일을 행하라 말 하였더라면 행하지 아니 하였으리이까(13절)"라는 물음에 나아만이 마음을 돌려 순응하여, 선지자의 처방대로 몸을 씻으니 "그의 살이 어린아이의 살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다(14절)"고 한다. 

의사 앞에서 던진 짧은 질문 하나가 성지순례를 갈 수 있었고, 시종들의 물음 한 마디가 나병을 앓던 군인 나아만의 삶을 바꿨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다급한 일이 생기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하나님께 묻기 전에 자신 스스로 해결하려 하거나 걱정하고 근심을 먼저 한다. 

그러면 더욱 당황해서 지혜가 떠오르지 않아 오히려 일이 꼬이거나 낙심하여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기도를 할 때도 습관처럼, 신뢰하는 절박한 마음이 없이 간구 하는 경우도 많다.

진솔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물으려 하지 않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안고 끙끙대며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기도하면서도 자신 있게 믿는 마음이 없이

"정말 도와 주실까? 정말 가야 하나? 정말 인도해 주실까?"하며 의구심을 가진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다(이사야 65:24)"고 하신다. 즉 우리가 간구 하기 전에 하나님은 우리의 사정을 이미 아시고 해결 방안의 지혜를 준비하고 계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복잡하게 걱정 근심 가득하여 질문해야만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시다.

그냥 편하게 물어보면 된다. 

그냥 물어보면 내 사정을 다 알고 계신 전능의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결의 지혜를 주시는것이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립보서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