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자승자박(自繩自縛)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유대인이 사업을 하다가 자금이 부족해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사업은 실패했고 빌린 돈을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이에 고리대급업자는 평소 유대인의 딸에게 마음을 품고 있던 터라, 그의 딸을 자신에게 시집보내면 빚을 전부 탕감해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고리대금업자에게 시집을 가지 않으면 아버지가 옥고를 치르게 되자 딸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원치 않는 결혼식을 거부하면서도 아버지의 목숨을 살릴 방법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딸은 고리대금업자를 찾아가 돌멩이로 결정을 짓자고 제안합니다. 주머니 속에 흰 돌과 검은 돌을 넣고서 자신이 눈을 감고 주머니에서 돌을 하나 꺼내 흰 돌이 나오면 아버지의 빚을 모두 탕감해 주고, 검은 돌이 나오면 두말하지 않고 그에게 시집을 가겠다는 것입니다. 고리대금업자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곤 딸이 흰 돌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몰래 주머니 속에 검은 돌만 두 개 넣었습니다. 딸은 그의 비열한 방법을 눈치챘지만, 대놓고 따질 수가 없었습니다. 고심하던 끝에 딸은 주머니 속에서 돌을 하나 꺼내자마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그 돌을 바닥에 던져버렸습니다. 딸이 꺼낸 돌맹이가 다른 돌멩이들과 썩이는 바람에 그녀가 무엇을 꺼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고른 돌멩이를 찾지 못할 것 같으니 주머니 속에 남은 돌멩이를 확인해 보면, 내가 꺼낸 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고리대금업자는 딸의 의도를 알아챘지만, 자신이 그녀를 속이는 것이 들통날 것이 두려워, 하는 수 없이 주머니 속에서 남은 돌멩이 하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당연히 그 돌은 검은 돌이었고, 고리대금업자는 자신의 약속대로 유대인의 채무를 전부 탕감해 주고, 딸과의 결혼도 없었던 일로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그런 것을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고 말합니다. 남을 꼼짝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꾀를 냈는데, 결국 그것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동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줄로 자신의 몸을 옭아 묶는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씀을 선하게 가져야 합니다. 황금률이라 불리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 7:12) 이것을 황금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황금처럼 귀한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향해 선한 마음을 가지면 그것이 언젠가 반드시 내게로 돌아옵니다. 당장은 오해가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한 마음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기억하십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해줍니다. “네 구제와 기도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행 10:4) 이탈리아 군대의 백부장이 피지배국에 들어와서 피지배국의 백성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휼의 마음으로 구제했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그걸 하나님께서 기억하셨고, 그런 백부장 고넬료에게 먼저 복음의 기쁨을 알게 해 주십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우리의 마음씀이 누군가에게 유익을 주고 기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악한 마음은 자승자박이 되어 나를 옭아매는 올무가 될 뿐입니다. 선한 마음으로, 누군가가 내게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대로 내가 먼저 내 주변 사람들을 대해야 합니다. 그게 예수님의 마음이고,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