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

우리나라 선교 초기 황해도 재령군에 위치한 재령동부교회에 정찬유 장로님이란 분이 계셨습니다. 그는 본래 학교 앞에서 작은 문방구를 운영하며 어렵게 살던 분입니다. 가난하게 살다 보니 마땅히 드려야 할 십일조도 드리지 못했는데, 어느 날 말씀을 묵상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내가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십일조를 떼먹고 드리지 않는다고 해서 내 형편이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이래도 배가 고프고, 저래도 배가 고프다면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고 배가 고픈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그는 죽을 각오를 하고 십일조를 드렸는데, 십일조를 드린 이후 그의 삶은 더 윤택해졌습니다. 그는 건축자재상을 운영하게 되었고, 돈을 많이 벌게 되자 허름한 자기 집을 현대식으로 건축할 계획으로 좋은 자재를 사 모았습니다. 그러던 중 꿈에 다 허물어져가는 예배당이 보였습니다. 그는 그 꿈을 ‘내 집을 건축하려고 모아 둔 자재로 예배당을 먼저 건축하라는 하나님의 뜻이구나.’라고 해석하고, 당시 3만 환(현재 가치로 약 20억 원)을 헌금하여 교회당을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교인들은 장로님의 그 고귀한 헌신과 공덕을 기려 예배당을 지은 후에 머릿돌에 ‘정찬유 장로 기념예배당’이라고 새겨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것을 안 이후 정찬유 장로님은 교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목사님과 교인들이 찾아가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를 묻자 정찬유 장로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제가지금까지 동부교회를 출석한 것은 그 교회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교회의 주인이 바뀌어 정찬유 장로가 지은 정찬유 개인의 교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더는 사람이 주인으로 앉아 있는 교회에 다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조용히 돌아가 주십시오.” 교인들은 정찬유 장로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곧바로 ‘정찬유 장로 기념교회당’이라는 글씨를 깨끗이 지워버렸습니다. 그제서야 청찬유 장로님은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이 이야기는 한국 교회역사에서 아주 유명한 일화입니다. 1912년 재령동부교회에서 장로로 장립받은 정찬유 장로님은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교회를 짓고 후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여러분,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입니다. 그 사실은 어떤 경우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인간이 주인인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교회 밖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마치 목사의 소유인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교회를 마치 목사의 것인양 생각하고 그렇게 교회 밖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골로새서에서 말씀합니다. “그는 몸인 그리스도의 머리시라.”(골 1:18) 그렇습니다. 교회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늘 유혹을 받아왔습니다. 사람이 주인의 자리에 앉으려는 유혹 말입니다. 어쩌면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처럼 되려고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은 늘 하나님의 자리를 노려왔습니다. 그런데 성령의 사람은 자신이 위치한 자리를 바르게 찾아갑니다.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은 우리에게 참된 주인이 누구이신지를 깨우쳐주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리를 노리려 할 때 그게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게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건 교회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우리의 주인 역시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께 내 주인됨의 자리를 내어드리며 사는 것이 신앙인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주인의 자리에 앉지 않고 오직 주님만이 주인이신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도 주님께서 주인되심을 고백하며,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하루를 복되게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