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노예해방 기념일(Juneteenth Day)

나라마다 특별히 기념하거나 축하해야 하는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휴일로 삼습니다. 우리나라의 3.1절이나 광복절처럼 말입니다. 미국에는 조금 독특한 기념일이 있습니다. 6월 19일인 오늘을 ‘Juneteenth Day’라고 부릅니다. Juneteenth는 6월을 뜻하는 June과 19일을 뜻하는 Nineteenth를 합성한 단어로, 1865년 6월 19일 미국 남부 텍사스 주 갤버스턴에서 마지막 노예들이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미국의 노예해방일’입니다.

미국의 노예해방의 역사는 길고도 복잡합니다. 미국에 처음 노예가 등장한 것은 1619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지니아에 아프리카 흑인 20명이 팔려오면서부터입니다. 청교도들이 Mayflower호를 타고 미국에 도착한 1620년보다 1년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 후 미국의 필요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약 1,200만 명의 노예들이 미국에 강제로 끌려와, 주로 미국의 남부지역에서 남자들은 농사일에, 여자들은 백인 가정의 식모나 유모, 청소부, 세탁부로 강제 노역을 하게 됩니다. 흑인 소녀들은 백인 남자 주인의 성적 노리갯감이 되어 흑백 혼혈아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난의 삶을 살던 노예들을 해방한 이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965)이었지요. 노예제도를 유지하려는 남부연합과 노예제도를 폐지하자는 북부연합이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했고, 전쟁이 시작된 지 2년 후인 1863년 1월 1일, 링컨 대통령은 노예해방 선언을 하며 미국에 있는 모든 노예들을 해방시켰습니다. 그러나 남부에서는 마지막까지 노예제를 고수하다가 남북전쟁이 1865년 5월 26일에 끝나자 대부분의 남부 주가 어쩔 수 없이 노예해방을 받아들였는데, 텍사스 주가 마지막으로 1865년 6월 19일에 노예해방을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해서 미국 전역에서 공식적으로는 노예해방이 선포되었습니다.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Juneteenth Day’를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연방 공식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흑인들에게 자유가 선포되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유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21세기인 지금 흑인들의 인권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사회에서 흑인들은 차별의 아픔을 겪어내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자유가 보장되었지만, 그 자유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여건 속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Juneteenth Day’는 더욱 의미가 새롭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법적으로 자유를 얻었다고 해서 모두가 다 그 자유를 향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우리 신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죄로부터 해방된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화목제물이 되어주심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그 자유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곤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는 사도 바울의 권고처럼, 우리가 죄를 지으면 다시 죄의 종이 되어, 종의 멍에를 메고 종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죄의 종노릇하는 데서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진리를 알고 진리 안에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 진리란 우리가 따라야 할 것과 따르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 참과 거짓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것, 진리의 영이신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 등을 말합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도 우리가 자유인임을 잊지 말고 사십시다.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고 죄에게 종노릇하며 살아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기억하고, 우리에게 자유를 허락하신 주님의 은혜 안에 온전히 거하여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