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누군가의 덕분에

앙리 무아상(Henri Moissan, 1852-1907)은 1852년 프랑스 파리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중학생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자퇴해야 했습니다. 화학을 좋아하던 그는 스무 살 때 약국에 견습생으로 돌어갔고, 그곳에서 일하면서 많은 화학 지식을 쌓게 됩니다. 그러다가 25세에 화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무기화학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게 됩니다. 당시 화학자들은 불소 화합물이 인체에 만성 중독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소를 분리하기 위한 연구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많은 화학자들이 유독성 기체인 플루오린의 분리를 위한 실험을 하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화학실험은 목숨을 건 위험한 연구였던 것입니다. 더구나 실험실의 여건도 굉장히 열악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아상도 불소를 분리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하다가 그 중독으로 연구를 중단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건강이 다시 호전되자 그는 불소 분리 연구에 매진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886년 마침내 불소 화합물에서 불소를 분리하는데 성공하게 되고, 그로부터 20년 후인 1906년 그는 이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그는 많은 실험결과물을 만들어냈고, 노벨상을 수상한 다음 해인 1907년 급성 충수염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건강이 악화되었을 때 지난날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불소가 10년의 수명을 빼앗아갔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불소 연구에 매진했고, 그로 인해 건강을 잃고 55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자신의 연구활동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을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처럼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는 데에는 앙리 무아상처럼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몸이 불편하거나 아플 때 약을 먹을 수 있는 것은 그런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수고하고 희생했던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병이 들었을 때 그 병을 진단하여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은 그 병을 찾아내기 위해서 애써주신 의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며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개발하는데 수고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실험하고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런 혜택을 받는 것이기에 내가 누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자기들이 수고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닐뿐더러, 그들이 자기들의 소고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수고에 대한 덕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지구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누군가의 도움이나 수고 없이 나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와 같이 그 명성을 남길 수 없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덕을 보기도 합니다. 이름없는 농부들의 수고로 우리는 밥을 먹을 수 있고, 이름을 알 필요도 없는 버스 기사의 수고로 안전하게 출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8)고 말씀하신 것은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여러분, 누군가의 덕분에 우리가 오늘 하루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십시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유익을 나눠주는 복된 삶을 사십시다. 내 이름이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