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6.25를 기억하자!

74년 전인 1950년 오늘은 주일이었습니다. 주일 새벽 3시 30분경, 북한군은 암호명 ‘폭풍 224’라는 계획에 따라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남침을 감행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한반도의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무려 3년이 넘는 기간 온 국토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1945년 일제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후 미군과 소련에 통치를 받다가 우리 한반도에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서 대치상태에 있었습니다. 6.25전쟁은 단순히 한반도의 전쟁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유엔에 속한 16개 국이 참전했고, 6개국이 의료 지원을 했습니다. 북한에는 중국과 소련, 북베트남이 군사를 지원했고, 6개 국이 의료지원에 나섰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렇게 많은 나라가 참전한 전쟁이 없을 정도로, 최대의 전쟁이었습니다. 한반도라는 작은 땅덩이에서 말입니다.

17년 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중 35.1%가 우리 남한이 6.25전쟁을 일으켰다고 응답했고,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느냐는 질문에는 20대의 절반 이상이 ‘6.25전쟁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물론 6.25전쟁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3.1절이 무슨 날인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연도를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너무나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이지만 그것을 기억해야 그것을 발판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난 주 수요성경공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진실(veritas)의 반대말은 거짓(falsum)이 아니라 망각(oblivio)이다.”라는 라틴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어 진리(αληθεια)라는 단어는 망각(ληθεια) 단어에 부정어 α가 붙여 만들어진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진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일본은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하면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거나 감추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

영국의 총리 처칠(Churchill, 1874-1965)이 말했다고 알려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것이 아픈 역사이든, 감동을 주는 역사이든 말입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도 있습니다. 옛것을 익히고, 그 옛것에서 미루어 새것을 알아간다는 뜻입니다. 옛것과 새것이 균형을 이루어야 더 나은 삶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주 ‘기억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그것입니다. 십계명을 말씀하시던 중 이렇게 강조하십니다.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신 5:15)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말씀대로 안식일과 절기 등을 지키면서 지난날 조상들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해냈습니다. 요단강을 건넌 후에 요단강에서 가져온 열 두개의 돌로 길갈에 기념비를 세우라 하신 이유도 그 놀라운 사건을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여러분, 우리나라가 잊지 말아야 할 날 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입니다. 다시는 우리 나라에서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잊지 말아야 할 하나님의 은혜도 있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존재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잊혀지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잊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과 끊임없이 투쟁해야 합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우리 역사의 비극인 6.25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 땅에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