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인간은 누구나 소중합니다.

며칠 전 외신을 통해 전해진 이야기입니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알제리의 젤파(Djelfa)라는 도시에서 실종된 지 27년 된 한 남성을 찾아냈습니다. 이 사건이 뉴스거리가 된 이유는 그가 발견된 곳이 자기 집으로부터 약 20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웃집이었다는 것 때문입니다. 오마르 빈 옴란이라는 45세의 남성은 18살이던 지난 1998년 학교에 가던 도중 실종되었습니다. 가족들은 그 동안 오마르가 1990년대부터 10여 년간 지속된 북아프리카 정부와 이슬람 반군 사이의 내전 중에 사망했을 것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남치범이 형과의 상속분쟁을 벌이던 중, 형이 SNS에 동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게 단서가 되었고, 지난 5월 12일 경찰에 ‘30여 년 전에 실종된 오마르가 옆집의 양우리에 갇혀 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접수되어 경찰과 가족들이 이 집을 수색하여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은 줄로만 알고 있다가 지난 2013년 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옆집에 감금되어 있던 오마르는 11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용의자인 집주인은 오마르를 수색하던 중에 도주하려다 체포되었지만, 그가 왜 오마르를 납치해서 감금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 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비록 오마르의 형제가 9명이나 된다 하더라도, 그의 가족이나 어느 누구도 ‘9명이나 되니까 한 사람쯤은 없어져도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1명의 자식이 소중한 것처럼, 10명이라 하더라도 10명은 모두 한 사람처럼 소중합니다. 그게 생명입니다. 11년 전 아들이 죽은 줄로 알고 세상을 떠난 오마르의 엄마는 가슴에 얼마나 큰 아픔을 안고 눈을 감았을지 우리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오마르를 납치해 감금했던 그에게도 자신의 목숨만큼 사랑하던 자식들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 자식은 소중한데 남의 자식은 납치하여 27년 동안이나 덤불 속에 내동댕이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짓입니다.

그러면 왜 인간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존중해야 할 대상을 존중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하나의 물건처럼 여기기 때문입니다.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의 표현을 빌린다면, ‘나와 너’의 인격적 관계여야 할 인간의 관계가 ‘나와 그것’의 관계처럼 대상화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마틴 부버에 따르면 ‘나와 너’의 인격적 관계는 우리의 온 존재를 다 기울여야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늘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나와 너’의 관계보다는 나의 이익이나 나의 자존심으로 인해 상대방을 ‘그것’으로 물질화시켜버립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나의 필요에 따라 이용해 먹을 수 있는 물건처럼 취급되고 맙니다.

성경은 어느 한 사람도 소중히 여기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천명합니다. 그게 바로 창세기 1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우리 인간은 남자나 여자, 어린아이나 어른,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 권력자나 평범한 시민 등 모든 사람이 예외없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누군가를 향하여 내 감정의 동요나 나의 필요에 따라서 물질적 존재로 전락시킨다면 그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에서 어느 누구도 대상화하거나 물질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가 만나는 사람 한분 한분을 소중하게 여기며 사십시다. 그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