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크리스티 브라운(Christy Brown, 1932-1981)은 193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는 태어나자마자 뇌성마비를 앓았고, 의사는 치료가 불가능한 정신 장애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왼발을 제외하면 모든 신체 부위에 마비와 심한 근육경련을 겪어야 했고, 말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의 잠재력을 믿었고, ‘망가진 건 크리스티의 몸뿐이지 정신까지 망가진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과 분필을 가지고 놀던 크리스티가 왼발로 분필 조각을 집어 들어 무언가를 끄적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그의 어머니는 크리스티에게 알파벳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거라곤 왼발뿐인 그이지만, 그 왼발로 종이에 원과 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자연과 인물을 묘사하고 복잡한 그림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12살 때 어린이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후 어머니의 헌신적인 수고와 자신의 노력 등 주변 사람들의 격려 속에 그는 신체 장애를 극복하고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20세에 처음 전시회를 열었을 때에는 비평가들과 대중들의 찬사를 받게 됩니다. 23세 때에는 『나의 왼발』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하여 작가로서도 이름을 알리면서 해외에서도 전시회를 열게 됩니다. 그의 작품은 런던과 파리, 뉴욕 등 주요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그는 수많은 상과 명예를 얻게 되었습니다. 27세에 뇌성마비 장애인 후원모임에서 만난 간호사 메리와 결혼해 행복한 삶을 누리다가 1981년 어느 날, 저녁 식사 중 음식이 식도에 걸려 49세의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책 『나의 왼발』(My left foot)은 그가 죽은 지 8년만인 지난 1989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리스티 브라운은 재능 있는 예술가이자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높였고, 창조성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어떻게 쓰여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선천적 장애를 안고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우리는 다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그가 활용할 수 있는 하나, 왼발을 통해서 세상에 감동을 주고 용기를 주는 위대한 일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스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겉모습은 내용물을 담기 위한 그릇에 불과합니다. 그릇에 따라 내용물의 모양은 조금 달라질 수 있어도 그 내용물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겉모습이 부족하다고 해서 속사람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롭도다.”(고후 4:16)는 성경의 외침처럼, 우리의 겉모습은 날마다 낡아져갑니다. 그러나 그 겉모습이 나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진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함을 얻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신체적 장애는 우리의 겉모습일 뿐입니다. 결코 우리의 내면을 규정하지 못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구나 장애를 갖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조금 이른 나이에 가질 뿐입니다. 그러나 신체적 장애를 가졌다고 인생이 축소되거나 포기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우리의 겉모습에 나를 규정하지 마십시다. 겉모습은 나를 보여주는 지극히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우리의 속사람을 날마다 새롭게 하여 하나님께서 나를 창조하신 목적에 맞게 복되게 사십시다. ‘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그리스티의 외침을 우리는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겉모습에 많은 가치를 두는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