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오타 벵가의 이야기

  콩고에서 태어난 오타 벵가(Ota Benga, 1883-1916)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피그미족인 음부티(Mbuti) 부족 출신입니다. 콩고의 지배 종족인 반투족은 음부티 부족을 ‘이상하고 열등한 존재’라고 경멸하는 뜻을 가진 ‘에바야아’(ebaya`a)라고 불렀습니다. 오타 벵가는 1904년 미국의 사업가이자 탐험가인 새뮤얼 베르너(Samuel Verner)가 아프리카 여행 중에 그를 노예로 사서 미국으로 데려왔습니다. 이후 그는 1904년 루이지애나 매입 박람회(Louisiana Purchase Exposition)에 전시되었고, 1906년에는 브롱크스 동물원 원숭이 집에 전시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23살로, 키는 149,9cm였고, 체중은 46,7kg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전시기간에는 천조각으로 허리 아래 부분만 가린 채 지냈고, 천조각을 세탁하는 월요일에는 그것마저 입지 못하고 지내야 했습니다. 처음 브롱크스 동물원에 갔을 때에는 다른 동물을 관리하는 일을 돕는 사람이었지만, 키가 작고 남다르게 생긴 그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면 결국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동물원 경내를 돌아다닐 수 있었지만, 그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한 사람들은 그의 의견이나 감정을 무시했고, 구경꾼들에게 조롱당하다가 짐승의 우리로 쫓겨들어오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어린 침팬지와 노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어 했습니다. 마치 침팬지와 친구이며 동급이라는 듯이 말입니다. 무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전시를 반대했습니다. 특별히 기독교 지도자인 제임스 고든은 ‘그도 우리와 같은 영혼을 가진 인간이며, 그가 있어야 할 곳은 새장이 아니라 학교이고, 그의 전시는 다윈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치 벵가가 원숭이와 인간 사이에 있는 진화의 증거라도 되는 듯 전시하고 있다는 반발이었습니다. 이후 벵가는 동물원에서 풀려나 고아원으로 보내졌고, 정규교육을 받은 후에 담배공장에서 일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여객선 통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히고, 1916년 3월 20일 33세의 나이에 불꽃 의식을 치른 후, 빌린 권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쏴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오타 벵가는 고든이 지정한 대로 다윈의 진화론이 낳은 희생자였습니다. 키가 작고 밀림에서 수렵 채집을 하며 산다는 이유로 인간 이하로 취급한 것입니다.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중단 단계인 것으로 말입니다. 잘못된 과학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수치와 모멸을 안겼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성경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고 선언합니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 동등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많이 배웠든 덜 배웠든, 도시 문화에 익숙하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은받은 동일한 피조물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려 합니다. 그 차별은 단지 인종적 차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보다 배우지 못했다고 차별하고, 나와 생활 수준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나의 직업군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우리는 너무 많은 조건을 내세워 차별합니다. 그래야만 내가 우월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키 150cm의 오타 벵가나 키 2m가 넘는 운동선수나 다르지 않습니다. 수백만 원짜리 양복을 입은 사람이나 원시림에서 자연식물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람이나 다같은 인간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나와 좀 다르다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하나님의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마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