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거드름을 피우지 않기

한 여성 작가가 회의 석상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녀 옆에 있던 한 헝가리 출신의 젊은 남성 작가가 거들먹거리며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혹시 작가이신가요?” 그녀가 ‘그렇다’고 말하자, 남성 작가가 그녀가 틀림없이 무명작가일 것이라 생각하며 다시 물었습니다. “작품을 몇 편이나 발표하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한두 권 정도 제목을 듣고 싶군요.” 그녀가 “저는 소설만 씁니다.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남자는 자신의 예상이 들어맞았음을 확신하며 더욱 의기양양하게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습니다. “아, 소설을 쓰시는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수백 편을 썼는데, 그쪽은 몇 편이나 쓰셨나요?” 그러자 여성 작가는 아주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딱 한 편만 출간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 남자는 더욱 무시하는 말투로 “아, 소설 한 편만 내셨군요. 제목이 뭐죠?” 여성 작가는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제목만 말했을 뿐인데, 남성 작가는 순식간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단 한 편의 소설만 썼다는 그녀가 바로 마거릿 미첼(Margaret Mitchell, 1900-1949)이었던 것입니다.

마거릿 미첼은 원래 기자였는데, 발목에 부상을 입어 할 수 없이 신문사를 그만 두어야 했고, 그 후 10년에 걸쳐 그녀의 유일한 작품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썼습니다. 1936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출판 직후 6개월 만에 100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녀가 죽기 전까지 전 세계 40개국에서 모두 800만 부가 팔렸습니다. 2008년 해리스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책 1위인 성경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마거릿 미첼은 이 소설 한 편만 썼는데, 이 한 편의 소설로 세계 문학사의 한 획을 긋는 작가로 등극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마거릿 미첼은 평생 단 한 편의 작품만 썼지만, 그녀의 이름이나 그녀가 쓴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전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반면 그녀 앞에서 거드름을 피웠던, 수백 편의 글을 썼다는 그 작가는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내가 그보다 좀 더 낫다고 생각하면 상대를 은근히 무시하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더 크고 위대한 사람 앞에서는 주눅이 들고 아첨하려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그런 사람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 말합니다. 자기 자신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니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보다 못나 보이면 은근히 깔보고 업신여기는데, 반대로 자신이 작아 보일 때에는 한없이 자신을 왜소한 존재로 여깁니다. 비굴할 정도로 말입니다.

우리는 자존감을 회복해야 합니다. ‘자존감’이란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품위를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니까, 나보다 커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비굴해지지 않고,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지 않습니다. 내가 소중한 존재인 것처럼, 나보다 약하고 보잘 것이 없어 보이는 그도 그 나름대로 소중하고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소중한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비록 각각 태어난 환경이 다르고 누리고 있는 것이 다를지라도, 그리고 가진 재능이 다르고 쓰임새가 다를지라도 모두가 그 나름대로 소중합니다. 그를 살리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어주실 정도로 말입니다. 오늘도 내 주변에 있는 누구에게든 거드름을 피우지 말고, 나 스스로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것처럼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