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인정하며 박수를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래 전 로마에서 한 사람이 노예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는 낯선 땅에 정착해서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비록 자그마한 땅이지만 자신이 직접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 수확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런데 이웃 사람들은 낯선 그를 경계했고, 그가 노예 출신이란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흥 운 좋은 사람이군, 하지만 저 손바닥만한 땅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그런 수군거림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서 돌을 골라내고 퇴비를 주면서 농사짓는 일에만 전념했습니다. 가뭄이 와서 다른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를 때 그는 멀리 걸어가 강물을 퍼 날랐고, 비가 쏟아질 때에는 농작물이 쓰러지지 않게 해 주었습니다. 가을이 되어 들판의 밀을 거둘 때가 되었습니다. 이웃의 다른 사람들은 자기들이 거둬들인 것보다 훨씬 많은 그의 수확량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곤 그를 모함하곤 관리에게 고발까지 했습니다. ‘요술을 부려 농사를 짓었다.’고요. ‘요술을 부리지 않고선 그만큼의 수확을 거둘 수 없다.’고요. 그렇게 그는 법정에 서게 되었고, 재판이 열리던 날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재판이 열리는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그는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수군거렸습니다. ‘두려워서 멀리 도망친 게 분명해.’ ‘요술 부리는 것이 들통날까봐 어디론가 숨어버린 거야.’라고 말입니다. 한참 후에 소가 끄는 수레에 무언가를 싣고 그가 광장에 나타났습니다. 수레 위를 커다란 천으로 덮어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광장 중앙에 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마인들이여, 나의 요술이 궁금하신가요? 이제부터 제 요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곤 수레를 덮고 있던 커다란 천을 걷어냈습니다. 그 수레에는 온갖 농기구들이 가득 실려 있었습니다. 그는 어리둥절하며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것들이 바로 내 요술 도구랍니다. 똑똑히 보십시오. 내 요술은 이 농기구들과 농작물에 기울인 정성, 그리고 땅 위로 흘린 내 땀방울들입니다.” 결국 그를 비방하고 고소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쳤고, 그는 만장일치로 풀려나 자신의 밭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성경에서 말씀합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 이 말씀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기가 노력한 것만큼 거둬들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것에서도 뭔가가 얻어지기를 바랍니다. 그것을 요행심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수고해서 수고한 만큼 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열심히 수고하면서도 수고한 것보다 더 많은 열매가 맺혀지기를 바라기도 하고, 때로는 노력하지 않고서 뭔가가 주어지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법칙은 수고한 대로 먹는 것입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노예에서 해방된 이는 누구보다도 농사를 짓는 일에 열심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손을 놓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밭에 물을 대고 곡식을 일으켜 세우며 많이 거둬들이기 위해서 힘썼습니다. 그랬기에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력하지 않는 이들이 그를 시기합니다. 시기하는 그 마음에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도 그런 마음에 지배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욕심이 그런 마음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내가 수고하고 노력한 것만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며 사십시다. 그리고 일이 잘 풀리고 나보다 더 많이 거둔 사람에게 기쁘게 박수를 보내십시다. 그의 수고를 인정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