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길을 바르게 가기 위해서

눈이 많이 내리는 어느 겨울날, 눈이 내려 신이 난 손자가 할아버지를 재촉하여 산책에 나셨습니다. 공원에 도착하자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시합을 제안했습니다. 하얀 눈길의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발자국이 똑바로 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손자는 똑바로 걷기 위해 자신의 발자국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정신을 집중해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성큼성큼 쉽게 쉽게 걸어가셨습니다. 운동장 반대편에 다다랐을 때 할아버지와 손자는 지나온 길의 발자국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손자가 조심스럽게 걸어온 길에는 발자국이 삐뚤빼뚤 굽어있는데, 할아버지가 성큼성큼 걸어온 길에는 발자국이 곧게 나 있었습니다. 의아한 듯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그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너는 땅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걸었지, 그런데 할아버지는 운동장 건너편에 있는 큰 나무를 보면서 성큼성큼 걸었단다. 큰 나무를 보며 걷게 되면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고 똑바로 걸을 수 있단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걷는다 하더라도 우리 인간의 감각이나 판단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멀리 있는 목표점을 바라보고 가야 제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캄캄한 바다에서는 등대가 방향을 잡아주고, 드넓은 사막에서는 북극성이 방향을 잡아 줍니다. 깊은 산속에서는 나침반이 방향을 잡는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우리 인생길에 길잡이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다에서는 등대가, 사막에서는 북극성이, 깊은 산속에서는 나침반이 방향을 잡는 기준이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길에서도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여럿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고전이나 좋은 책이 선택의 기로에 선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습니다. 훌륭한 삶을 살았던 위인들의 이야기에서 기준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 최고의 나침판이요 등대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이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여기서 ‘내 발’이라는 말은 ‘내 인생의 여정’을 뜻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수없이 많은 시간들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상황 속에 놓이게 됩니다. 그 다양한 환경에서 늘 우리에게 등불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때론 깊은 고난의 수렁에 빠질 때에, 때론 가슴 아픈 일을 겪고 있을 때, 때론 캄캄한 암흑과도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 놓일 때에, 때로는 기쁨의 춤을 출 때에도 우리의 길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심지어 우리가 길을 잘 가고 있다고 생각될 때에조차도 우리는 우리의 걸음을 점검해야 합니다. 이 길이 바른 길인지,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발밑만 바라보고 가던 손자가 길을 삐뚤빼뚤 갔던 것처럼, 우리도 조심스럽게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조차도 우리의 걸음이 삐뚤빼뚤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거기에서 인생의 길을 찾는다는 것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고 권면합니다. 주님께서 어떤 삶의 길을 가셨는지, 그리고 ‘주님께서 지금 여기에 계시다면 주님은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에도 발자취가 남을 것입니다. 하루를 되돌아볼 때 ‘바르게 걸어왔구나’라고 회상할 수 있도록 믿음의 길을 옳곧게 사십시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내 마음 속에서 떠올려보고, 우리의 본이 되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하며 사십시다. 그러면 분명 우리 길이 바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