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실수가 롤모델이 됩니다.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미식축구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스포츠입니다. 미식축구선수 가운데 미네소타 바이킹스에서 20시즌이나 뛰었던 짐 마샬(Jim Marshall, 1937-)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의 죽음과 숱한 죽을 고비를 넘기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장성한 후에 미식축구 선수로써 자리를 잡고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1964년, 자신의 인생에 가장 곤혹스러운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경기 중에 상대방과 충돌한 후 방향감각을 상실해 공을 들고 자신의 골대를 향해 뛰어서 자책골을 넣게 된 것입니다. 전반이 끝난 후 짐은 라커룸에서 실의에 빠져있었습니다. 동료들은 모두 괜찮다면 위로를 했지만 좀처럼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아버지가 가르쳐 준 ‘사람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실수를 했으면 바로 잡을 줄 알아야 해’라는 말이 떠올랐고, 후반전에는 사력을 다해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자책골에 대한 기자들의 조롱 섞인 질문은 끊이질 않았고, 그의 자살골 장면이 TV를 통해 방영되며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매 경기마다 더욱 최선을 다했고 누구를 만나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짐에게 감사의 편지와 메시지가 쇄도했습니다. 살면서 그가 저지른 실수만큼이나 부끄러운 일들을 겪은 사람들이 짐의 당당한 태도를 보고 ‘자신도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 온 것입니다. 실수한 후 그 실수로 인해 좌절하고 낙심되어 패배자로 살아가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실수를 만회하고 극복하는 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만일 짐 마샬이 자살골을 넣은 후에 실망한 채 선수로서의 삶을 포기해 버렸다면 그는 미식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는 당당했고, 실수를 저지른 만큼 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실수와 그 실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실수합니다. 그 실수에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나의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큰 아픔을 주기도 하고 고통을 안기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포기해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책임감 없는 태도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아픔을 주고 손해를 끼쳤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만회하여 더 많은 유익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사람 가운데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부터, 의인이라 칭찬받던 노아, 성군인 다윗, 위대한 지도자 모세, 모두 실수를 품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때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실수에 대해서 침묵하시며 기다려 주셨고, 그런 하나님의 은혜에 기대어 그들은 다시 일어섰습니다. 실수했을 때 좌절하고 가롯 유다처럼 스스로 목매어 죽음으로 인생을 포기해버린다면 그는 영원한 패배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실수가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주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니 그런 롤모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입니다. 실패자 베드로를 다시 일으켜 세워 사도로 쓰신 예수님께서 오늘은 베드로와 같은 실패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고, 우리를 통해 다른 누군가를 세우십니다. 오늘 하루도 나의 약함이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되고 희망이 됨을 기억하며, 실수에도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믿음으로 일어서서 신앙인다움으로 사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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