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보호자이신 하나님

  중국 선교의 개척자인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 1832-1905)의 손자인 테일러 2세(1894-1978) 선교사가 겪은 일화입니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테일러 2세 부부가 중국 내륙에서 선교하는 동안 자녀들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기숙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어린 제임스와 그의 형제들을 비롯한 수백의 학생들이 일본군에게 붙잡혀 포로수용소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선교사 부부는 자녀와 연락하지 못한 채 지내야 했습니다. 어린 자녀들이 열악한 포로수용소에 갇혔으니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그때 테일러 여사는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며 매달렸습니다. 그러자 주님으로부터 이런 음성이 들렸습니다. “너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돌보고 있으니, 나는 네가 중요하게 여기는 네 자녀들을 보살펴주겠다.” 이 음성에 하나님께서 어린 자녀들의 생명을 보살펴주신다는 확신을 가졌고, 그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주님의 약속처럼 그들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은 변화된 환경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남들과 다름이 없는 환경 속에서 남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겪고 남들처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지만, 우리가 신앙하는 하나님께서 나를 지키시고 붙들어 주신다는 사실에 용기를 내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니엘서에 나오는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한 고백이 우리에게 큰 울림이 됩니다. 그 세 친구는 신상 앞에 절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맹렬히 타는 풀무에 던져질 위기에서 왕 앞에 담대히 말합니다.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 아옵소서.”(단 3:17-18) 하나님을 신앙하는 것 때문에 생명의 위기에 놓였지만 그들은 비굴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믿었고, 그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돌보신다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그 확신이 자신들을 풀무불에서 건져내실 수도 있지만, 건져내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건져내시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건져내지 않으신다 하더라도 신앙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역대하 32장에는 당시 세계를 손아귀에 넣기 위해 세력을 확장해 가던 앗수르의 공격을 받아 예루살렘 성이 포위당한 위기에서 히스기야는 성을 견고하게 보수할 뿐만 아니라, 군대 지휘관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선언합니다. “너희는 마음을 강하게 하며 담대히 하고 앗수르 왕과 그를 따르는 온 무리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하시는 이가 그와 함께 하는 자보다 크니 그와 함께 하는 자는 육신의 팔이요 우리와 함께 하시는 이는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시라. 반드시 우리를 도우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싸우시리라.”(대상 32:7-8) 그 말을 들은 군대의 지휘관들과 백성들은 안심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상황은 위기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어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안심하고 마음에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도 뜻하지 않는 어려움과 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의 보호자가 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맡기십시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보호자가 되어주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이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