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나의 끝, 예수의 시작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루이빌에 있는 Southeast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사인 카일 아이들먼(Kyle Idleman, 1976-) 목사님이 쓴 『나의 끝, 예수의 시작』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브라이언은 차를 후진하다가 그만 18개월 된 자기 아들을 치었는데 그 아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졸지에 아들을 죽인 아버지가 된 그는 매일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하며 가슴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그 때 내가 조금만 늦게 운전했어도,” “내가 그때 조금만 빨리 운전했어도,” “내가 그날 아들이 어디 있는지 확인만 했어도,” “내가 그날 회사에서 조금만 늦게 왔어도.”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살을 도려내는 자기성찰이 이어졌습니다. 탄식과 함께 눈물도 흘렸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해서 죽은 아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었고,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 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한편으로는 ‘제발 이 고통이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순간엔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치 않구나.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희망이 있구나.” 그리고 고통의 의미도 깨달았습니다. “고통도 빨리 사라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구나. 고통당할 때 내가 깨지는 것이 중요하구나.“ 이 사실을 발견하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것을 잃은 것같은 그 순간, 난생 처음으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아이들먼 목사님은 전화로 브라이언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내가 끝나는 그곳에서 예수께서는 새로 시작하시는구나.’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곤 책의 제목을 『나의 끝 예수의 시작』이라고 한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내가 끝나는 그 지점, 나의 노력이나 나의 욕망이 끝나는 바로 그 지점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펼쳐가실 새로운 시작점이 됩니다. 나는 끝인 것처럼 생각되는 그 지점에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서 계십니다. 우리는 내가 가야 할 길을 잘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가곤 합니다. 그래서 때론 두렵기도 하고, 때론 절망하기도 합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느끼는 그 순간에 말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우리가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고백하며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할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능력으로 당신의 뜻하심을 마음껏 펼쳐가십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만나주신 지점도 바로 그런 때였습니다. 밤새도록 고기를 잡아보려 했지만 한 마리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부로서 실패의 자리요, 아침이 밝았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눅 5:4)고 말씀하십니다. 실패의 자리에서 들려온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베드로는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날 밤, 밤샘의 수고가 실패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베드로는 주님의 제자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실패가 베드로로 하여금 주님을 만나게 하였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했습니다.
우리도 때로 그런 실패의 때를 만나곤 합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마지막과 같은 순간을 맞는다면, 그 때가 바로 주님을 만날 때임을 잊지 마십시다. 내게는 마지막 같은 순간이 주님께는 새로운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거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주님을 바라 보십시다. 그러면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은 그 자리에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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