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공감 – 불상히 여기는 마음

1927년 세계 최초로 비행기를 타고 착륙 없이 대서양을 단독횡단하는 데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Charles Lindbergh, 1902-1974)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25살 때에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파리까지 대서양을 33시간에 걸쳐 무착륙 횡단함으로 세계적인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5년 후인 1932년 3월 1일 그의 20개월 된 첫아들 찰스 린드버그 주니어(Charles Lindbergh Jr.)가 유괴당한 후 살해당하는 사건을 발생했습니다. 당시 찰스 주니어는 감기에 걸려 있었는데 전담 간호사인 베티 가우(Betty Gow)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창문은 열려 있고 사다리 하나가 창문에 걸쳐진 채로 아이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부유한 명문가 출신의 아내와 세계적인 비행사로 유명해진 린드버그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이 유괴되자 미국 전체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를 찾겠다고 나섰습니다. 유괴범이 남긴 첫 번째 편지는 아이가 사라진 그 방의 한 구석에서 발견되었는데, 아이의 몸값으로 5만 달러를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유괴된 이튿날 연방수사국(FBI)과 뉴욕 경찰이 지원과 협력을 결정했지만, 수사는 오리무중에 빠지고 맙니다. 유괴당한 지 6일째 되던 날, 유괴범으로부터 두 번째 편지가 도착했는데 몸값을 7만 달러로 올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협상을 계속하던 납치범은 유괴 29일째에는 몸값을 10만 달러로 늘리겠다고 협박을 해 왔습니다. 미국 전역에 관심을 끌고 최고의 수사관과 협상가들이 동원되어 유괴범이 요구한 아이의 몸값이 지불되었음에도 결국 아이는 납치된 지 두 달 12일만인 1932년 5월 12일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고속도로 옆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고 맙니다. 확인 결과 아이는 이미 2달 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범인은 아이를 죽인 후에도 계속해서 몸값을 흥정해 왔던 것입니다. 1934년 9월 유괴사건이 발생한 지 2년 2개월이 지난 후에야 범인이 잡혔는데, 독일에서 이민을 온 목수 리처드 하우프트먼(Richard Hauptmann, 1899-1936)이었고, 범인은 2년 후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이 취재를 명목으로 그의 가족들을 괴롭혔고, 이에 분노한 린드버그는 프랑스로 이주해 유럽을 방랑하다가 7년 후에야 미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유명인의 아들이 납치를 당하는 것이 큰 뉴스거리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잃고 고통 중에 있던 린드버그 역시 평범한 인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아무리 ‘세계 최초의 무동력 대서양 횡단’이라는 엄청난 일화를 만들어낸 영웅이라 하더라도, 자식을 잃었을 때에는 가슴이 미어지는 평범한 아버지일 뿐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그런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극적인 기사를 써서 돈을 벌고 자신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그 아픔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1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보여준 예수님은 공감하시는 분입니다. 나사로가 죽었을 때 그의 누이인 마리아가 주님 발 앞에 엎드려 눈물을 보이자 예수님께서 ‘심령에 비통하게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셨습니다.’(요 11:33) ‘비통하게 여기셨다’는 말은 크게 괴로워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복음서에서 ‘불쌍히 여기셨다.’는 말씀 뒤에는 언제나 그 대상에게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예수님의 행동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그렇게 여겨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십자가에 내어놓으셨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가 회복해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 가운데 하나가 긍휼히 여기는 것입니다. 불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공감하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힘든 이웃을 바라보며 긍휼히 여기는 마음, 그의 아픔과 힘듦을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