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세상의 빛을 비추는 신앙인이어야.

  최용우 씨가 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이야기』에 나오는 글입니다. 어느 날, 그리스도인과 비누장사가 함께 길을 가던 중 비누장사가 그리스도인에게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세상에 기독교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입니다. ‘수천년 동안 사랑과 평화와 믿음에 대해서 가르쳐왔지만 세상은 여전히 죄악으로 가득 차 있지 않느냐? 우리나라만 해도 기독교인이 천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사회는 왜 이렇게 깨끗해지지 않고 늘 이 모양이냐?’고 말입니다. 그 물음에 그리스도인은 할 말이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조금 더 길을 걷고 있는데,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흙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옷과 얼굴, 그리고 손은 몹시 더려워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그리스도인이 말했습니다. “저 아이들 좀 보세요. 비누는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데, 저 아이들은 왜 저렇게 더러운 거지요? 나는 지금 저 아이들에게 비누가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비누장사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이 봐요! 비누를 사용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깨끗해지기를 바라나요?” 그리스도인이 대답했습니다. “그래요. 바로 그겁니다. 아무리 기독교가 위대한 종교라고 해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는 것처럼,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로부터 많은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신앙하는 기독교 자체가 나쁘거나 나쁜 것을 가르치기 때문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믿음의 본을 보여주신 예수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세상이 기독교의 정신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참된 신앙으로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정치지도자요 영적 스승인 간디(Gandhi, 1869-1948)도 예수님의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그 귀한 말씀에 따르지 않는 기독교인들을 보면서는 실망했다고 합니다. 비록 간디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삶과 독립투쟁에는 산상수훈에서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여러분, 기독교인도 아닌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고 그 말씀을 따라 살려 했는데,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우리가 말씀을 따라 살지 않는다면 어찌 참된 기독교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아무리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을 위하는 것처럼 말한다 하더라도 실제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천국백성일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이라는 증거는 우리의 말이 아니라 우리의 삶, 하나님의 뜻을 이루도록 하나님의 말씀에 잇대어 살아가는 삶을 통해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지 못하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여전히 악이 가득한 이유는 세상이 악을 좋아하고 악한 길을 따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세상에 진리와 거룩함의 빛을 비추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 죄악이 만연되어 있다는 것은 세상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앙인답게, 우리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이 신앙인답게 주님을 닮아감으로 우리의 삶에서 주님의 빛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통해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워지도록 말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그런 존재로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