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작은 약속이 신용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말씀드린 사오유에(肖悅)가 쓴 『생각의 함정』이란 책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펩시콜라의 CEO인 칼은 딸의 생일에 그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딸의 생일날 퇴근을 준비하는 그에게 시장이 전화를 걸어와 그를 파티에 초대했습니다. 이에 칼은 “죄송합니다만 참석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오늘이 제 딸 생일인데 딸과 함께 생일파티를 하기로 약속했거든요.”라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칼은 백화점에 가서 딸의 생일 선물을 고른 후 아내와 딸과 함께 생일파티 장소인 시내의 한 놀이공원으로 갔습니다. 그는 휴대폰을 진동모드로 바꿔놓고 아내와 딸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딸의 생일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딸이 촛불을 끄고 케이크를 자르려는 순간 칼의 비서가 헐레벌떡 뛰어와 ‘중요한 고객이 오늘 저녁 꼭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칼은 몹시 난처해하며 ‘난 이미 오늘 저녁 딸과 함께 보내기로 약속했네.’라고 말했습니다. 비서는 ‘사전에 약속하진 않았지만 사장님이 여기 계신 것을 알고 할 말이 있어 꼭 뵙고 싶어 한다.’고 재차 말하자, 칼은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만나기를 원하는 회사의 중요한 고객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이렇게 말했습니다. “딸의 생일을 망칠 수는 없네. 그 고객께는 약속 시간을 잡고 내가 직접 찾아뵙는다고 전해주게나. 정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너무 중요한 고객이기에 한 번만 더 고려해 주시면 좋겠다.’는 비서의 간청에, 옆에서 지켜보던 딸도 “아빠, 일 먼저 보고 오세요. 저는 엄마랑 같이 있을게요.” 라고 말했지만 칼은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저버리는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입니다. 칼의 결연한 표정을 보고 비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칼은 회사에 출근해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고객은 의외로 감동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한 번 한 약속은 꼭 지키시는 분이군요. 펩시콜라가 오늘날 이렇게 발전한 이유를 알겠네요.” 그 후 칼과 그 고객은 서로를 신뢰하는 파트너십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함은 당연합니다. 비록 그것이 작은 약속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Shakespeare, 1564-1616)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신용을 말하기 전에 당신 자신부터 신용을 지켜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나와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한 작은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신용이란 나의 말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비록 작은 약속일지라도 지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너무나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십니다. 아브라함에게 한 약속을 기억하시고, 애굽 땅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그 땅에서 건져내셨습니다. 무려 5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말입니다. 내가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신념’이라면 내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신용’이고, 내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념이나 신용이나 신앙은 모두 같은 뿌리를 갖고 있습니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 말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시로 말을 바꾸고 약속을 휴지조각처럼 여기는 시대에, 우리 신앙인들은 언제나 한결같아야 합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은 이웃에게는 신용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신념을 잘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오늘도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답게 이웃에게 신용을 지키는 사람으로 사십시다. 작은 것 하나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