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나누어야할 사랑의 선물은?

  로마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앙받은 이 가운데 베네딕토(Benedictus, 480-543)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는 중세 초기인 480년 이탈리아 누르시아에서 로마인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에 무절제하고 방탕한 삶을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하다, 학교를 퇴학하고 귀족의 신분까지 버린 채 로마를 떠납니다. 은수자가 되기 위해서 떠난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람들이 많은 도시를 피해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후 그는 수비아코의 로마노(Romanus)를 만나면서 수도사가 되었고, 수도사가 된 그는 부엌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수도원에서 나눠주는 음식으로 연명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끼니를 나누어주고 싶어 했던 그는 수도원 원장과 가끔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허가를 구하지 않고 누구에게 어떤 음식을 주어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것으로 원장과 다툰 것입니다. 그는 수도원의 내부 규칙보다는 거리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 일어난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하루는 수도원 원장의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베네딕토가 외투 안에 식량을 숨겨 나가려는 것을 원장이 보게 되었습니다. 원장은 그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물었습니다. “베네딕토 형제, 외투 안에 무엇을 숨기고 있습니까?” 베네딕토는 겸손한 자세로 대답했습니다. “장미들입니다, 원장님. 그저 장미일 뿐입니다.” 원장은 다그쳤습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보여 주십시오.” 베네딕토가 외투를 열었을 때, 실제로 한 바구니 어치의 아름다운 장미들이 그의 품에서 떨어졌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며, 어떻게든 그들을 돕겠다는 베네딕토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감동하셔서 식량을 장미 꽃송이로 둔갑시켜 주셨던 것입니다.

비슷한 일화가 있습니다. 13세기 헝가리 왕의 딸로 태어난 엘리사벳(Elizabeth, 1207-1231)은 어려서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열심했습니다. 18세에 결혼한 그녀는 결혼 후에도 병원을 세워 아픈 이를 치료해주고, 기근이 심할 때에는 매일 900여 명의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가난한 병자들을 위해 외투에 물건을 가득 담아 나가려다 남편과 마주쳤습니다. 그날따라 남편이 무엇을 가져가는지 집요하게 확인하려 했고, 마지못해 엘리사벳이 외투를 펼치자 한 겨울임에도 싱싱하고 향기로운 장미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남편은 아내 엘리사벳이 죽을 때까지 자선을 계속하도록 허락했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특징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만큼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요일 4:19) 하나님의 사랑은 자연스럽게 이웃과 형제를 사랑하는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그 그 사랑은 마음에만 있는 사랑이거나 말로만 하는 사랑에 머물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투르게네프(Turgenev, 1818-1883)가 했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사랑 없이 무언가를 줄 수 있지만 주는 것 없이 사랑할 순 없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무언가 주는 것이 포함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까지도 내어주시며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의 사람이라면 내 욕심에 끌려 살아서는 안 됩니다. 어려운 이를 위해 기꺼이 나의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내가 나눌 수 있는 사랑의 작은 선물은 무엇일까요?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