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똑똑함보다 다정함

“똑똑함은 자신을 위해 쓰는 지능이고, 다정함은 타인을 위해 쓰는 지능이다. 똑똑한 사람은 식당에 갔을 때 숟가락과 물 잔에 때가 묻진 않았는지 음식의 맛과 향은 어떤지 살피지만, 다정한 사람은 식당에 갔을 때 상대의 자리가 더럽지는 않은지 살피고 숟가락과 물 잔을 챙겨준다. 똑똑한 사람은 대화를 나눌 때 상대가 말하는 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지만 다정한 사람은 대화를 나눌 때 상대의 표정을 읽어가며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골라내고 솎아낸다. 똑똑한 사람은 상대에게 돈과 지위와 권력을 주고 나서 그것으로 모든 것을 다 해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다정한 사람은 상대에게 친절과 호의와 아량을 베풀면서 그것은 영원히 반복적으로 건네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SNS를 통해 읽은 말인데, 아주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우리는 똑똑한 사람을 동경합니다. 자신도 그런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똑똑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정함입니다. 똑똑함을 나타내는 것을 지능지수(IQ)라고 말한다면, 다정함을 나타내는 것은 감정지수(EQ)라고 말합니다. ‘감정지수’(EQ)를 처음 주창했던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 1946-)에 의하면 ‘인간의 총명함을 결정하는 것은 IQ가 아니라 EQ’라고 합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책이 있습니다. 브라이언 헤어(Brian Hare, 1976-)와 버네사 우즈(Vanessa Woods, 1977-) 부부가 공동 집필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책입니다. 그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상식을 뒤집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인류가 진화해 오면서 똑똑하고 힘이 센 개체가 살아남는다 생각합니다. 기억력도 좋고 연산능력도 뛰어나 어떤 문제 앞에 섰을 때 그 문제를 잘 해결하면 살아남는다고 말입니다. 그들은 유전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에 훨씬 많은 번식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성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우월한 개체나 우월한 유전자는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다정하여 다른 개체와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고 함께 살아가려 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직소모형을 소개합니다. ‘직소(jigsaw)모형’이란 미국의 유명한 사회심학자인 엘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 1932-)이 고안해 낸 것으로, 한 모둠 안에 있는 각각의 구성원에게 정보의 일부를 전달하고 서로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다른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서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자기 주장이나 자기 지능만을 내세울 수 없고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그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서로 돕는 배필로 창조되었습니다. 서로가 돕지 않으면 복잡한 세상을 살아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요 13:34)고 말씀하십니다. 또 ‘서로 짐을 지라.’(갈 6: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라.’(엡 54:32) 등 성경에 비슷한 말씀들이 많이 선포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정을 만들어주시고 교회를 세워주신 이유도 그럴 것입니다. 나 혼자가 아니라, 서로 더불어 살아가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중세 교부 크리소스톰(Chrysostom, 349-407)은 “교회를 어머니로 삼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러분, 똑똑하기를 구하기보다는 다정함을 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멋진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십시다. 오늘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다정함으로 기꺼이 내 손을 내밀어주는 그리스도인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