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신앙인의 신용카드

뱅크헤드(Bankhead, 1902-1968)라는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한 여배우가 있었습니다. 머리가 좋고 연기력도 뛰어난 그녀였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그녀의 얼굴에도 주름이 하나 둘 생겼고, 아름다웠던 미모도 점점 시들어져갔을 때입니다. 그녀와 함께 연기를 하던 한 젊은 여배우가 오만한 말투로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뱅크헤드가 뭐 그리 대단해? 난 언제든 그녀의 역할을 뺏어낼 수 있어!”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면 화가 치밀어오르겠지만, 그녀는 젊은 여배우의 오만한 태도를 고쳐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녀 옆으로 다가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래, 나는 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네 역할을 뺏어올 수 있어!” 젊은 여배우는 지는 해와 같은 그녀의 말을 시덥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날 저녁, 뱅크헤드와 그 젊은 여배우가 같은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극본상으로 연기가 끝난 뱅크헤드가 먼저 퇴장하고, 젊은 여배우 혼자 전화 통화를 하는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뱅크헤드는 무대 위에서 샴페인을 마신 후, 술이 가득 담긴 술잔을 테이블 위에 두고 내려왔습니다. 이제 무대 위에는 젊은 여배우만 남아 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객들은 젊은 여배우에게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관객들의 시선이 술잔에 꽂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테이블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술잔을 걱정스러워하며 젊은 여배우가 어떤 연기를 하는지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입니다. 젊은 여배우는 건성으로 연기를 마친 뒤, 관객들의 킥킥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퇴장해야 했습니다. 그녀 역시 관객들이 집중하고 있는 술잔에 동요되어 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실 테이블 위의 술잔은 떨어지지 않도록 뱅크헤드가 술잔 밑에 투명 테이프를 붙여놓은 상태였습니다. 뱅크헤드는 그 젊은 여배우가 ‘주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자신의 스승으로 삼는다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산 지식을 배울 수 있고, 불필요한 수고나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길 원하며 그렇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젊은 여배우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뱅크헤드를 찾아와 용서를 빌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이 추천서라며, 훌륭한 품성은 신용카드와 같은 거야.”

그렇습니다. 분명 젊음과 아름다움은 삶에 큰 유익을 줍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사람됨입니다. 아무리 젊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인격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그 젊음과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 인격과 인품은 가장 먼저 겸손함에서 나옵니다. 자신의 잘남을 자랑하기보다는 연약함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다른 이 앞에서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 존귀하게 여기는 것만큼 다른 이도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남을 높여줄 때 다른 사람도 나를 높여줍니다. 남을 깎아내리려 안달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두 그런 마음을 품고 산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나은 뭔가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으로 남을 은근히 무시하거나, 나를 드러내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우리 안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한다.’(고전 13:4-5)고 말씀합니다. 그게 하나님의 사랑의 특징입니다. 우리 안에 그 하나님의 사랑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우리의 마음에 그런 하나님의 사랑을 담고 살도록 기도하십시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의 힘으로 오늘도 나를 드러내려 남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세워주고 높여주는 멋진 신앙인으로 사십시다. 그게 우리의 신용카드가 되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