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흘러보내야 할 은혜

‘음악의 어머니’라 불리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 헨델(Händel, 1685-1759)은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작곡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작곡하게 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자선 음악단체인 필하모니 협회에서 헨델에게 새로운 작품을 의뢰하게 되었는데, 그 때 받은 대본이 헨델의 친구인 찰스 제넨스(Charles Jennens, 1700-1773)가 쓴 것이었습니다. 대본을 읽은 헨델은 큰 감명을 받고 1741년 8월 22일 런던의 브루크 거리에 있는 그의 집에서 작곡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작곡에 열중한 나머지 좀처럼 자기 방을 떠나지도 않았고, 음식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작곡에만 열중한 나머지 6일 만에 제1장이 완성되었고, 9일이 더 걸려 제2장이 완성되고, 또 6일 만에 제3장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리고 관현악곡 편곡 작업은 2일 만에 완성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260페이지에 달하는 악보가 불과 24일이라는 아주 짧은 기간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악보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 SDG(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고 적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만든 곡이기에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훗날 메시아를 작곡하며 경험했던 체험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할 때 내가 내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말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후서 12:2에서 셋째 하늘을 경험했을 때의 경험을 고백한 내용을 인용한 것입니다.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느니라.”

이 오라토리오 ‘메시아’가 아일랜드 더블린의 닐스음악당에서 처음 공연되었을 때 헨델의 생애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공연이 되었습니다. 당시 헨델은 재정적으로 파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그는 이 공연의 수익금으로 142명의 채무자를 감옥에서 풀어주었습니다. 1743년 이 ‘메시아’가 런던에서 공연될 때 당시 국왕인 조지 2세(George II, 1683-1760)가 이 곡의 하이라이트인 할렐루야가 연주되는 동안 너무 감동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할렐루야가 연주되면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그 감동을 나누는 것이 관례가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인 하이든(Haydn, 1732-1809)도 이 할렐루야의 합창을 들었을 때 “저편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났도다. 그분은 우리 모두의 주님이시다.”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불과 24일만에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명곡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분명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아무리 그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그 일을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작곡을 마치고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SDG)이라고 기록했고, 그 연주에서 얻은 수익금 전액으로 142명의 채무자를 풀어주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믿음으로 살았던 헨델이기에 그의 친구 제임스 스미스(James Smyth)는 헨델을 향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그는 선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고, 또 그렇게 죽었다. 그는 하나님과 사람에 대한 진정한 의무감 속에 살았으며, 온 세계를 향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살았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은 그 은혜를 자신의 가슴에만 간직하지 않습니다. 은혜에 감격한 사람은 그 은혜를 누군가에게 흘러 보냅니다. 그 은혜는 내 안에만 머물 수 없는 뜨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헨델만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았던 것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그 은혜를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내가 누리는 그 은혜의 보답으로 누군가에게 그 은혜를 나누고 흘러보내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