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형통의 길

지난해인 2023년 10월, 우리나라의 로또와 비슷한 미국의 복권 파워볼에서 초대형 당첨금의 주인공이 나왔습니다. 하와이 원주민 출신의 65세의 데오도루스 스트루익인데, 그가 받은 당첨금은 17억 6500만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약 2조 4천억 원이나 됩니다. 미국 파워볼 역사상 역대 두 번째 많은 당첨금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복권은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그 금액이 누적되기 때문에, 많이 누적된 때에 당첨되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인구 3천 명 정도가 사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 프레이저 파크에 사는 그는 지난해 10월에 복권에 당첨되었는데, 당첨금을 수령하지 않다가 올해 3월에야 수령하게 되었고, 캘리포니아 복권국에서는 법에 따라 그의 신상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자신의 신원이 공개되자 그는 자신의 집 밖에다 ‘사유 재산’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복권에 당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도의 불안 증세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의 이웃은 “그가 돌아왔을 때 누군가가 그의 머리에 자루를 씌워 차에 태워 데려가는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고, 다른 주민은 “언론의 관심이 그를 마을 밖으로 몰아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현재 샌디에이고에 있는 아들의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 지역의 총기상점 주인은 “신원이 알려지길 원치 않았을 것이다. 복권 당첨은 커다란 과녁을 등에 지고 사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복권을 삽니다. 지난 6월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구의 약 10%가 전반기에 복권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복권을 사면 한 주 동안 설렘과 기대를 가질 수 있어 복권을 산다’고 말하지만, 그 내면에는 ‘그래도 혹시 1등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습니다. 그것이 요행을 바라는 마음인 줄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러면 정말 복권에 당첨되면 내가 바라는 것처럼 내 인생이 행복해지는 걸까요? 복권에 당첨되었지만 이전보다 더 힘들거나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은 그럴지 몰라도 나는 절대 그렇지 않을거야. 당첨 돼 보기만 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나는 다를 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다른 사람은 어리석기 때문에, 갑자기 주어진 막대한 돈을 잘 관리할 능력이 없어서 복권에 당첨되기 이전보다 더 비참하게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베드로를 통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다른 사람은 다 주를 버릴지라도 저는 절대로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마 26:33)고 장담했습니다.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 때는 정말 그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위기의 상황에 닥치니까 계집종 앞에서도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그게 나약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베드로는 그럴지라도 자신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착각합니다. 또 베드로처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소한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너무 과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인 우리가 힘들지라도 성실하게 일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 3:10)고 말씀하신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건강을 주시고, 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을 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야 합니다. 놀고 먹는 것이 복이 아닙니다. ‘수고한 대로 먹는 것이 복이요 형통’(시 128:2)입니다. 오늘도 일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성실하게 사십시다. 로또 당첨이 형통이 아니라, 성실함이 형통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