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한 사람이 모두입니다.

  ‘트라팔가 해전의 불멸의 영웅’이라 불리는 영국의 넬슨 제독(Nelson, 1758-1805)은 영국 해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힙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순신 장군의 명예와 맥을 같이 합니다. 그 넬슨 제독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넬슨 제독이 함대를 벗어나 작은 순양함을 타고 지브롤터 해협을 항해하고 있을 때 스페인 전함 두 척이 나타났습니다. 쫓고 쫓기며 넬슨 제독이 탄 배와 스페인 전함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넬슨 제독의 순양함에 탔던 한 수병이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다른 지휘관은 그 한 사람 때문에, 그 한 사람 건지겠다고 항해를 멈출 수 없다며 그 수병을 포기하고 계속 도망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넬슨 제독은 배를 멈추고 그 수병을 구하자고 했습니다. ‘우리가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구하기 위해 전쟁을 하는데,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배는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 전함이 넬슨 제독의 작은 순양함이 멈춘 것을 보고 오히려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도망치던 넬슨의 배가 멈추었다는 것은 그 뒤에 영국의 대함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짐작하고, 스페인 전함이 오히려 도망쳤던 것입니다.

  한 영혼을 살리고자 했을 때 모두가 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다른 지휘관들이 하는 말이 백번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 한 사람쯤 희생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때로는 대의를 위해서 작은 것을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어떤 경우에도 결코 소홀한 존재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 한 사람이 있기에 ‘우리’가 있고, 그 한 사람이 있기에 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그 한 사람이 살아야 우리 모두가 살고, 그 한 사람이 살아남아야 우리나라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아니러니하게도 우리 인간은 나 혼자 살려고 많은 사람을 배신하곤 합니다. 때론 나 혼자 살겠다고 모두를 배신하여 망하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자기만 살겠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서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한 영혼을 살리시고자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눅 15:4) 산술적인 수치로 보면 한 마리보다 아흔아홉 마리가 더 많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를 ‘잃어버린 그 한 마리’라고 말씀하시며 나를 찾아나선 것입니다. 그 잃어버린 한 마리를 모두 ‘나’라고 생각한다면 아흔아홉이라는 산술적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한 사람을 구하시려고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은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는 우리는 내가 살자고 다른 영혼을 죽이는 사람이어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서 내가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주님이 그리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교회는 그런 곳이어야 합니다. 한 사람을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죽어가는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서 기도해야 하고, 쓰러진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온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럴 때 모두가 살아나고 모두가 일어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때론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만을 생각하려는 유혹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나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나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나를 통해서 다른 한 사람을 살리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이 우리 모두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나의 희생과 수고를 통해서 누군가를 살리고,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신앙인다운 멋진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