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불안과 절망을 이기는 방법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S. Kierkegaard, 1813-1855)는 결코 행복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아버지가 범한 두 가지 범죄 때문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범한 첫 번째 죄는 하나님을 저주한 것입니다. 아버지가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하여 황량한 벌판에서 양을 치면서 심한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기 힘들어 언덕에 올라가 하나님을 저주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이토록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만든 게 하나님이었다고 생각하고 하나님을 저주한 것입니다. 아버지가 지은 또 하나의 죄는 부인이 병으로 아이를 낳지 못한 채 일찍 죽자 자기 집의 하녀를 강간하여 임신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사람이 키에르케고르의 맏형이었습니다. 첫째 아이를 낳은 후에 아버지는 그 하녀를 아내로 맞아들였고, 7명의 아이를 낳게 됩니다. 그 일곱 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사람이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자기 형 7명 가운데 5명이 일찍 죽었습니다. 그는 그게 하나님께서 그의 가정에 내린 저주였다고 생각했습니다. 23살 때 아버지의 그런 부정을 안 그는 걷잡을 수 없는 방탕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25살 때에 레기네 올센(Regine Olsen, 1822-1904)이라는 16살 소녀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사랑하는 그 여인과 결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하나님의 자주를 받은 자신과 결혼하여 불행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랑하는 여인과 파혼하게 되었고, 그 후 그는 더욱 깊은 절망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우울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에게는 척추병이라고 추측되는 질병이 있었는데, 이것 역시 아버지의 죄로 주어진 저주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그런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서 철학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절망이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사실입니다. 그건 단순한 철학적 단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경험 속에서 나온 진실한 고백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그 절망을 극복하지 못하고 길거리에 쓰러진 후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의 나이 42살 때 말입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안은 미리 앞질러 간다. 불안은 결과가 생기기 전에, 그 결과를 먼저 발견한다. 우리가 어떤 날씨가 다가오는 것을 저절로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때로는 그 불안이 나로 하여금 계속 전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불안에 빠진 인간은 절망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불안과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종교의 힘입니다. 키에르케고르는 당시의 세속화된 교회를 비판하긴 했지만, 우리 인간이 종교적 실존으로 나가야만 그런 불안과 절망을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오늘날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과학적 기술이나 지식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인간 실존의 문제는 너무나도 많고 큽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 앞에 선 단독자’로, 하나님과의 처절한 씨름을 통해서라야 가능합니다. 우리는 야곱의 얍복강 기도를 잘 압니다. 자신의 지혜로 대책을 세워보지만 마음의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었던 야곱은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합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문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허벅지 관절이 어긋날 정도로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한 후에야 야곱은 문제를 해결받게 됩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그가 브니엘을 지날 때에 해가 돋았고.”(창 32:31) 브니엘에서 만난 해는 희망의 새날을 열어주는 해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에도 불안과 두려움으로 인한 절망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은 하나님께 기도하며 맡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 인해 오늘도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절망을 이겨내며 희망을 안고 사십시다.